우정창의대상 수상자 인터뷰 3편
전북 순창우체국 고광신 주무관 ‘내용년수 경과 PC 본체 재사용으로 예산 절감’
목표달성을 위해 구성원에게 불편을 강요하면 아무리 좋은 개선안이라도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는 고광신 주무관. 아이디어 도출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도 불편없는 개선이라고 한다.
에너지 절감목표가 정해지면 직원들은 고난의 길로 접어들기 마련이다. 실내에서도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어찌하겠는가? 참을 수밖에. 매년 절약 목표는 높아만 지는 것을. 하지만 여기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다. 더 이상 고통을 참지 말라고 외친다.
하나. 불편을 감내하는 개선은 없다
전북 순창우체국 고광신 주무관은 순창우체국에서 시설을 담당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겨울철마다 내려오는 에너지 절약 목표에 대한 부담을 적잖이 겪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단 최소한의 난방만을 가동해 직원들이 추위를 견뎌내는 역량을 키우는 전략이었다. 여느 우체국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두 해도 아니고 난방가동을 계속해서 전년 대비 줄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종국에는 난방가동을 멈춰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그는 시설 전문가답게 난방기구의 에너지 효율화로 눈을 돌렸다. “노후시설을 교체하기로 했어요. 계산해보니 유효한 수치가 나오더라고요. 시설개선에 드는 비용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절약한 예산으로 회수할 수 있었어요.”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고 바로 개선을 실행한 결과 직원들에게는 따뜻한 겨울이 또 고광신 주무관에게는 목표달성을 위한 실적 부담 해소가 선물로 돌아왔다. “목표달성을 위해 구성원에게 불편을 강요하면 결국 실패한 개선사례로 남게 될 확률이 커집니다. 개선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바로 그것입니다.”
둘. 차선이 때로는 최선이다
이번 우정창의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고광신 주무관의 제안은 ‘내용년수 경과 PC 본체 재사용으로 예산 절감’이다. 제안명만을 봐서는 특별할게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속을 보면 너무나 간단하고 명료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탁월한 개선안이다. “보통 PC의 내용연한은 5년인데 PC의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하드디스크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나머지 부품들은 업무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거든요. 그래서 하드만 바꿔도 되는데 그 가격이 보통 PC 교체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본체를 통째로 바꿨었어요. 대안이 없었던 샘이죠.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안이 생겼습니다. 대안이 생겼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어요. 바로 대입이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하드디스크(HDD)를 대체할 수 있는 반도체메모리인 SSD의 가격이 전년 하반기에 일제히 떨어진 일이다. 본체를 교체할 때 100만원이 소요되던 것을 10분의 1인 10만원으로 교체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 부분도 똑같이 저희 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SSD로 교체했을 뿐인데 개선 효과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실제로 부팅 및 데이터로딩 속도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느껴진다는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어쩌면 모든 부품이 새롭게 교체됐을 때 직원들이 체감하는 사무환경이 더욱 탁월할 수 있겠지만, 희생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차선이 있다면 때로는 그것이 최선일 수 있다.
고광신 주무관은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의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다. 꾸준히 고민하고 동료들의 의견을 들으며 차후에라도 정확히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셋. 타이밍을 놓치지 말자
고광신 주무관은 지난 5년 동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에너지절약과 관련한 사례 강의를 해왔다. 그동안 개선해온 에너지절약 사례는 직접 그 효과를 체험했기에 확신하고 있단다. 그런 확신은 회사와 가정을 구분하지 않았다. 집이라고 해서 에너지 절약의 사각지대가 될 수는 없었다. 모든 전기 콘센트는 대기전력자동차단콘센트로 교체했고 전구도 LED로 바꿨다.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도 에너지 소비등급을 꼼꼼하게 따진다. “아무래도 그런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가격은 더 비쌀지는 모르겠지만 절약하는 전기요금을 생각하면 결국 손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이 모든게 직접 체험하고 얻게 된 값진 학습의 결과입니다.” 고광신 주무관은 늘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 개선이 유효한지 알고 있다. 평소에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의 해결방안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개선이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알고 있기에 차후에라도 그 문제의 해결책이 나타나면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제안 또한 SDD가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가격이 내려감과 동시에 개선아이디어가 실제 해결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관심이 늘 최적의 타이밍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용년수 경과 PC본체 재사용으로 예산 절감 개선안
개요
5년 이내 전량 교체되는 업무용 PC를 부품만 교체하여 내용년수 연장 및 전산 장비 구입 비용 절감
- PC 성능은 CPU, 램, HDD에 의해 결정되는데 HDD는 시간이 경과되면 저하됨
- HDD를 제외한 부품은 5년 이상 사용하기에 전혀 성능에 문제가 없음
개선내용
PC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HDD를 SSD(Solid State Drive)로 교체 설치하여 장기간 성능 저하 없이 재사용 가능
- 교체 품목 감소 : 전체 교체 → HDD만 교체
- 교체주기 연장 : 5년 → 10년 이상
데이터 안전성 확보 : 기존 HDD는 외부 물리적 충격에 취약하여 데이터 손실 우려
사용자 체감 성능 향상 : 부팅 및 데이터로딩 속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기대효과
SSD(반도체 칩)만 추가하여 교체 시 기존 대비 20억 7천만원 절감
- 현재처럼 교체 시 : 23억원 소요. 2,300대 × 100만원(교체비용)
- SSD(반도체 칩)만 추가 사용 시 : 2억 3천만원〔2,300대 × 10만원(교체비용)〕
낭비되는 전기에너지 절약
- 기존 HDD는 자기디스크를 물리적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업무시간 내내 계속 구동되어 불필요한 전력소모 발생
-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하는 SSD는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부품이 없기 때문에 디스크 구동에 따른 전력 소모가 없어 낭비되는 전기에너지 절약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