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창의대상 수상자 인터뷰 2편
전북지방우정청 공업주사보 김재관 ‘롤파렛트 구조변경 및 재질개선’
현대사회에서 혁신은 끊임없는 화두다.
요즘엔 창조경제의 붐을 타고 창의라는 화두가 더 자주 회자되는 것 같긴 하지만 창의가 먼저인지 혁신이 먼저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면에서 같은 의미일 테니까. 혁신을 통해 창의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람이 있다. 우정창의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한 전북지방우정청 혁신의 전도사 김재관 주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생활 속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방법을 찾는 김재관 주무관은 특히 현장 목소리에 집중한다.
6시그마로 다져진 개선사고(思考)
전북지방우정청 김재관 주무관은 6시그마 MBB(Master Black Belt)를 획득한 혁신전문가다. 우체국에서 가능한 혁신교육을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혁신에 관해선 모두가 전문가라 입을 모은다.
그래서인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불편함도 소홀히 지나지 않는다. 좀처럼 하기 힘든 DIY도 직접 하며 가정경제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전사적으로 6시그마를 장려하면서 저 또한 열심히 참여했어요. 아무래도 제 일이 생산효율성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제게는 6시그마와 같은 개선방법론이 잘 맞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는 제가 혁신 관련 교육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다며,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무래도 적어지다 보니 아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우정창의대상 수상을 계기로 전폭적인 지지를 아낌없이 받고 있습니다.”(웃음)
결국 생활 속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방법을 찾아 개선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어느새 일이 아닌 생활이 되었고 나와 가족 또 직장에서도 여러 방면에 도움을 주게 되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개선할 것이 많다
얼마 전 김재관 주무관은 건축분야로 담당업무를 옮겼다. 청 관할구역으로 출장 나가는 횟수가 늘면서 전보다 더욱 바빠졌단다. 새롭게 접하는 업무가 아직은 낯설고 적응기간도 필요하지만 알아가며 또 개선할 부분을 찾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한다. 모든 현재는 늘 개선의 가능성을 가진다. 개선이 되기 전에는 개선의 결과는 미래이지만 개선이 된 후에는 또 다시 현재가 되므로 그 어떤 대상도 개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분야를 알면 알수록 개선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건축 업무는 처음이라 아직 많이 모르지만 새로운 분야를 알아간다는 것은 늘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조직 차원에서도 말이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봤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환경에 있어도 늘 발전을 꾀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이디어 줍기
무엇을 보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습관이 이번 우정창의대상 수상에 공헌한 바가 크다. 평소와 다름없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다 항상 이용하던 카트를 지나치지 않고 직장에서 일하며 늘 문제가 많다고 느꼈던 롤파렛트에 접목시킨 것이 주효했다.
“룰파렛트는 우체국에서는 늘 사용하는 용품이고 사용빈도도 높기 때문에 고장과 수리가 빈번합니다. 그동안 룰파렛트에 대한 개선도 많은 직원들에 의해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의 필요성이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또 적지 않은 직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요. 저 또한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카트를 본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김재관 주무관은 아이디어는 일부러 떠올리려 하면 오히려 잘 안된다고 말했다.
생활 전반에 아이디어가 숨어있고 평소에 아이디어를 실제 개선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들인 습관이 새벽 시간을 활용해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낮 동안에는 일하느라 정신없고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주로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그 시간이 집중력이 높아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에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김재관 주무관
남다른 책상
김재관 주무관의 책상은 아담하다.
사무실의 동료들과 같은 책상이지만 책상 위는 달랐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사무용품(?)이 책상에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앉아서 뒷사람을 볼 수 있도록 붙여놓은 거울이나 옆 사물함을 이용해 거치한 문서홀더는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그의 창의적 사고가 반영된 듯 신선했다. 최대한 활용도를 높여 한정된 문제라고 정의했던 부분과 결합됐을 때 아이디어로 발전한다고. 이렇게 떠오른 공간에 많은 기능을 부여한 아이디어가 빛났다. 많은 사무용품들이 있었지만 어지러워 보이지 않고 나름의 질서를 갖고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늘 나은 생활을 지향하는 그의 생활태도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늘 혼자만의 생각으로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는 동료들의 조언을 모두 수용해 접점을 찾다 보면 혼자 생각했던 것 보다 훌륭한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혁신이나 창조 같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은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저 생활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더 관심을 갖고 보다 보면 아이디어도 자연스레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런 그를 보면서 이번에 수상한 제안이 반영된 롤파렛트가 우체국 안팎에서 보이는 날이 기다려졌다. 또 계속해서 이어질 그의 창의적인 제안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기대해 본다.
롤파렛트 구조변경 및 재질개선
1. 현황 및 문제점
우체국에서 늘 사용하는 용품임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구조와 복잡한 부품, 비효율적 구조로 고장과
수리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주요 고장으로는 밑판 탈락, 빗장 교체, 철망 파손과 사용자의 팔이 파손된
철망에 찔리거나 빗장에 부딪히고 바퀴에 발등이 눌리는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2013년도 롤파렛 고장처리 현황 : 17종 30,882건 (자료 : POSTNET)
2. 개선방안
우선 기성 부품 교체로 해결하는데 집중했다. 바퀴는 중량용 우레탄 바퀴(허용하중 150~250kg/개)를
고중량 바퀴(허용하중 1000kg/개)로 교체하고 파렛트의 구조를 기존 8개의 프레임에서 1개의 프레임으로 변경, 대형마트 쇼핑카트처럼 보관과 운송이 가능하도록 하여 효율성 향상 및 작업자 업무 부하가 경감되도록 하였다. 위·아래 양개문 2개 4짝을 위·아래 1짝 문으로 개선하여 시건장치를 자동으로 잠기고 풀릴 수 있도록 했으며, 프레임 경첩, 밑판, 시건장치 등 재질변경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3. 개선효과
단순해진 파렛 구조로 사용이 간편하며 가벼운 재질로 변경되어 작업자 업무부하가 경감되고 고장 및
안전사고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장 파렛 수리 부품비 및 인건비, 파렛 무게 감소에 따른
차량연비, 파렛 제작비용, 롤파렛을 접고 펴는데 소요되는 인건비 절감 등 연간 5,488백만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