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이 좋으면 협력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사람 역시 다정하게 행동하는 개체들에게 자연선택이 우호적으로 작동해서 유연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친화력이 높을수록 협력적 의사소통이 강화되는 발달 패턴을 보이고, 관련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공하게 된 것이다. 헤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들을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
다정함은 슈퍼파워다
그렇다면 다정함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효과가 있을까? 1978년 실행된 토끼 실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연구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토끼들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이고 콜레스테롤 수치, 심장 박동 수, 혈압 등을 측정했다. 몇 달이 지나자 토끼들은 예상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 하지만 미세혈관을 봤을 때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한 무리의 토끼들이 다른 토끼들보다 지방이 훨씬 적었다.놀랍게도 그 이유는 팀원들이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방식 차이에 있었다. 지방 성분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토끼들에게 먹이를 준 팀원은 토끼들에게 말을 걸고 쓰다듬는 등 사랑을 줬다. 의외의 결과를 발견한 연구진은 이후 같은 설정이지만 실험 조건을 더 엄격하게 통제해 애정으로 돌본 토끼들과 그렇지 않은 토끼들의 동맥을 비교했다. 결과는 같았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정신의학 교수인 켈리 하딩은 이러한 효과를 ‘토끼 효과’라 부른다. 이는 사랑, 다정함, 공감, 신뢰 등 사회적 요인이 신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다. 하딩 교수 역시 의대생 시절 같은 병이 있더라도 사람들마다 다른 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하딩 교수는 사람들은 다정함을 경험하면 본인이 가치가 있고 지지받는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다정함은 긍정적 사회연결(social connections)을 만들고 인류를 단결시키는 접착제와도 같다. 직장에서의 다정함 역시 중요하다. 동료의 다정함은 직원들이 업무에 더 몰입하게 만들고 더 생산적으로 일하게 한다. 업무 성과 역시 다정함으로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다정함은 슈퍼파워다.
겸손하고 친근하게 살피면 조직이 즐겁다
다정함과 함께 겸손함도 필요하다. 글로벌 인재채용사 이곤젠더는 조직문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략, 도덕성, 겸손을 꼽았다고 발표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감이나 야망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하지만 겸손은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배우려는 태도, 타인의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능력을 말한다. 겸손한 리더는 자신의 승진을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위한 야망을 품는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이곤젠더는 겸손한 인재의 3가지 특성으로 호기심, 적극적인 연결과 개입, 그리고 결단력을 강조한다. 적극적인 연결과 개입은 앞에서 언급한 다정함, 친화력과 유사하다. 감정과 논리를 잘 혼합해 설득력 있게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공통의 목표와 이익을 위해 동료와 협력할 수 있다.
백악관에 방문한 아이가 자신의 머리를 만져보고 싶다고 하자 기꺼이 머리를 숙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어린이에게 상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무릎은 꿇은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은 겸손한 리더의 표본이다. 겸손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 보자. 조직과 관계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