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칸 없어서 이리저리 이사에 지친 사람은 자기 소유의 작은 집이라도 생긴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노라고 말한다. 환자가 있는 집안에서는 환자의 병만 나을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원이 없을 거라고 말한다. 또 실업자들은 입사시험 면접관에게 자신에게 어떤 일이든 일단 일만 주어진다면 그야말로 이 한 몸 바쳐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변한다.
그런데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속담이 있다. 이런 간절하고도 유일할 것 같은 소원도 막상 이루고 나면 곧 또 다른 소원이 생기고, 더 높은 곳에 대한 소망이 간절해지는 만큼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이 서서히 싹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정상과 산꼭대기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가던 길가에 핀 아름다운 작은 들 꽃 하나 보지 못하는 눈 뜬 장님처럼 살아가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 조사에서 최근 직장인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직장을 옮길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67%에 달하는 사람이 '그렇다'고 대답했고, '평생직장'에 대한 의견을 갖고 있는 직장인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니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꽤 낮았다고 할 수 있다. 혹시 당신도 지금 '여기가 내 일터가 아니다' 하는 생각으로 엉덩이가 들썩이는 사람 중에 속하지는 않는가?
직장 안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눈치나 보면서 적당히 일하고 월급 받지 않는다. 자기 분야에 철저히 파고드는 직업의식으로 하루하루 스스로를 경영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저 밥벌이나 하게 해달라는 사람에겐 겨우 밥만 먹을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질지 모르지만, 회사생활을 단순한 밥벌이나 노동이 아닌 최고경영자가 되는 훈련 과정이라는 근사한 동기로 채워보자.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지는 직장과 현실도 의미 있는 배움의 자리가 될 수 있다.
진정한 프로는 결국 자신의 노력으로 탄생되는 것이지 주위의 도움이나 학연, 지연의 도움만으로는 될 수 없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나 프로의식을 온전히 드러내서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로 인정받기도 전에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직장인들은 스스로를 '고용된 머슴' 정도의 신세로 전락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나를 머슴으로 깎아 내리는 직장생활은 영원히 즐거울 수도 보람을 느낄 수도 없다. 자신이 곧 기업이요 CEO라고 생각한다면, 출근하는 기분도 업무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질 것이다. 평생직장이란 이제 '내가 곧 기업' 이라는 사고 안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