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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에세이 맞선
어떤 사람들은 결혼에 관해 자기 힘으로 풀 수 없는 일이 생길 때 점을 치러 가기도 한다. 점을 치러 가는 사람들은 자기 앞에 펼쳐질 사랑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흥미있는 것은 그들이 운명을 안 다음에 그대로 순종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운명에 관한 정보를 얻은 후에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운명과 선택의 문제는 항상 교묘하게 얽혀 있어 한마디로 어느 쪽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 만나는 사람하고는 절대 행복하지 못할 운명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관계를 정리할지, 예언을 무시 할지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은 사랑의 인연이 인생의 길모퉁이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기를 바란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라일락 꽃처럼 다가오는 정열의 대상이 되기를 꿈꾸는 것이다.
거의 모든 소설이나 영화, 시, 노래들이 사랑을 찬미하고 있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자기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사랑의 기쁨과 절정을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모든 것을 거는 사랑이 현실에서 일어 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가슴이 저리도록 다가오는 사랑의 감정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인생의 배우자를 만나는 기회로 맞선을 보는 것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길 수 있다. 정열적인 사랑의 감정도 없이 애써 구축해 온 삶의 자유를 잃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라는 고독감도 만만치 않은 무게이기 때문에 갈등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생에는 낭만적인 사랑과 달리 결혼이라는 토양에 마음의 씨앗을 심고 정성껏 물을 주어 가꾸는 소박한 사랑도 있을 수 있다. 열정적인 사랑을 기다릴 것인가. 호감을 느끼는 정도에서 사랑의 약속이라는 씨앗을 뿌릴까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배우자를 만나든지 간에 앞으로 다가올 결혼의 모습은 많은 부분이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결혼에서 정말 중요한 점은, 연애를 통해 만나거나 맞선을 통해 만나거나 서로 사랑을 가꾸어 나가며 스스로 한 선택에 책임을 지는 믿음직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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