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반경 1미터 살피기
사무실에 제일 먼저 출근한 김 부장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얼굴을 찌푸렸다. 제법 정돈이 잘된 책상들 사이로 유난히 어지러운 자리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역시 또' 하는 생각에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드디어 문제의 박 대리가 어슬렁어슬렁 출근을 했다. 일부러 자리에 앉기도 전에 김 부장은 '박대리! 어제 정리 부탁했던 것 좀 가져와봐요.' 했다. 박 대리는 '예, 예' 하며 당황한 말투로 놀라서 서류를 찾는 모양이었으나, 한 묶음으로 정리해서 둔 것도 아닌 모 양인지 꾸물꾸물 대며 급히 이리저리 책상 위 물건을 뒤적이며 찾는 기색이었다.
'박 대리, 천천히 해요. 어제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책상 치울 정신도 없었나보군. 내가 치워줄까?'
그러면서 진짜 치워줄 것처럼 일어나니, 박 대리 펄쩍 놀란다. 그 후 박 대리 책상은 누구 못지않게 깨끗해졌다. 무얼 빌리거나 찾으러온 사람들 앞에서 꾸물꾸물 대는 일없이 착착 꺼내주는 '착착 박 대리'가 된 건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정리형 인간'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정리'에 대해 조금 더 새로운 개념을 갖게 한다.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그것을 주도적으로 해냄으로써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며 시간을 확실하게 지배하는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봄이 멀지 않았다. '환경 정리'는 새 학기를 맞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습 성취도 가 높은 것처럼 내 일터를 내 손으로 깨끗이 가꾸며 윤을 내는 일은 하루를 쾌적하게 만든다. 일의 능률이 오르고, 일터에 서거나 앉을 때마다 신선한 기운이 온몸에 전염될 것이다.
돌아보자. 내 주변, 내 일터. 내 책상 반경 1미터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