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에세이
프린트버튼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어디선가 꽃 향기가 나는 듯합니다. 연분홍 꽃 잎이 흐드러지게 활짝 피어있는 곳에서 금방이라도 나비가 나와 춤을 추는 듯합니다.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너울너울 춤을 추듯이 흔들리는 커튼을 보니 살짝 미소가 번집니다.
이사 오던 날 세상에 한명뿐인 언니가 커다란 가방을 들쳐 메고 왔습니다. 오랫 동안 살던 곳에서 이사를 하는 동생을 위하여 어떤 선물을 해줄까 몇 날을 고민해서 만든 것이라며 가방에서 꺼내 놓은 것은 집안 곳곳에 걸어 놓을 커튼이었습니다. 두 아이마저 데리고 시장에 나가 며칠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마음에 드는 천을 골랐답니다. 재봉질이란 걸 배운 적이 없는 언니는 우연히 생긴 미싱을 붙잡고 한 달여 만에 거실·안방·작은방·주방에 달아 놓을 작은 커튼까지 완성했다고 했습니다.
한명뿐인 동생을 위해 시중에서 사면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따스한 사랑과 정성을 넣어 한 땀 한 땀 커튼이 완성될 때마다 머릿속으로 그림도 그려보고, 웃어도 보고, 기뻐할 동생 생각에 밤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추위를 잘 타는 동생 가족을 위해 정성을 담뿍 담아 만든 커튼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났습니다. 유난히도 추울 것 같은 겨울이지만 향기가 나고 따스함이 담뿍 들어 있는 커튼을 보고 있노라니, 아무리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다 해도 추울 것 같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따뜻한 온기가 제 가슴속을 감싸주는 듯합니다.
선물이란 마음과 정성이 깃든 것이 최고라고들 합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저도 언니의 마음을 받아 정성과 따뜻함이 듬뿍 든 선물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사랑과 정성은 늘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을 전해 줍니다. 작은 사랑의 실천을 하다보면 나, 우리 그리고 모든 이에게 웃음을 짓게 하고 행복을 전해주는 듯합니다.
언니가 선물해준 커튼 덕분에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언니가 저에게 선물한 커튼 속에 이 많은 의미와 뜻이 들어 있어서 더욱더 귀한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