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이 중요한 여름철 질병 식중독
가장 흔한 여름 질병 중 하나인 식중독은 세균이나 그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몇 분에서 24시간 사이에 구토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을 경우 발생하며, 열로 시작해 구토, 설사 순서로 진행된다. 설사는 구토보다 몇 시간 뒤에 발생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고열과 함께 구토와 설사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살모넬라,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 등에 의한 것이 많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먹고 1~6시간이 지나면 구토 복통이 생기고 약 1/3에서 설사가 일어나며 약 12시간 동안 증세가 지속된다. 장에 작용하는 독소는 열에 의해 파괴되지 않으므로 음식물을 끓여도 독소는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주로 6월에서 10월에 발생하며 국내 어패류의 10~20%가 비브리오균을 가지고 있다. 설사와 복통·구역·구토를 일으키고 흔히 고열이 난다. 이는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하면 3일 이내에 호전될 수 있다.
식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최근 때 이른 고온현상과 큰 일교차 등으로 음식 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음식물의 보관·관리·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 계절 음식인 냉면, 콩국수 등에 사용되는 육수, 콩국은 병원성 대장균 등 세균이 자라기에 충분한 영양분이 있어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식재료는 필요한 양만큼만 상온보관 식품부터 냉장·냉동식품의 순으로 유통기한·표시사항을 잘 확인하여 신선한 식품을 구입하도록 하며, 식품을 운반·보관할 때는 아이스박스, 아이스팩 등을 이용하여 10℃ 이하 냉장상태로 차갑게 운반해야 한다. 조리할 때는 조리 전 비누 등 손 세정제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닭 등 가금류, 수산물 등을 세척할 시에는 주변에 날로 섭취하는 채소, 과일 등에 물이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조리가 되지 않은 식품과 이미 조리가 된 식품은 칼· 도마를 구분하여 사용한다. 육류, 가금류, 계란 및 수산물은 내부까지 완전히 익도록 충분히 가열 조리하여야 한다.
냉장보관, 안심할 수 있을까 ?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냉장고 보관이 많아진다. 그러나 무턱대고 냉장고만 믿는 것은 금물. 흔히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물은 식중독균 등에서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냉장고는 이미 생긴 세균을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심지어 냉장고 안에서도 자라는 식중독균도 있다. 오랫동안 냉장고에 방치한 음식에 곰팡이가 피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음식물을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음식에 따른 보관법을 숙지해야 하며, 식품 구입 단계에서부터 식중독균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름에 흔히 먹는 과일인 수박은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해서는 안 된다. 수박이 과일에서 발생되는 에틸렌 가스에 특별히 약한 성질을 갖고 있어 부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과일과 함께 둘 경우 리코핀, 베타카로틴 등의 영양소가 절반가량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때문에 수박은 자르기 전에는 서늘한 곳에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먹기 바로 전날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해서 먹는 게 바람직하다. 또 자른 뒤에는 단면을 랩으로 씌우고 다른 과일과 분리해 냉장 보관하면 좋다.
물에 닿거나 조리를 하면 빨리 상하는 식재료도 있다. 버섯과 옥수수가 바로 그것이다. 버섯은 물에 닿으면 쉽게 상하기 때문에 보관 시 젖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비닐 팩에 넣으면 습기가 생길 수 있으니 입구를 묶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렇게 보관하면 냉장 5일, 냉동 30일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또 캔에 보관된 식재료라고 세균에서 안전할 것이라 방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개봉한 후에는 식품을 반드시 캔 속에서 꺼내 다른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캔 내부 표면에 BPA(비스페놀A)라고 하는 유해물질이 코팅된 경우가 많은데, BPA는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돼 녹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관리도 중요하다. 아무리 꼼꼼하게 신경써서 보관한다 하더라도 냉장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소용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문을 여닫는 냉장고의 특성상 안팎의 온도 차로 습기가 생겨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홈바의 경우에는 냉각기로부터 먼 거리에 위치해 있어 음식물 보관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수로 흘린 음식물이 식중독균으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냉장고 각 칸의 온도 특성을 고려해 음식물을 배치ㆍ보관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선반 쪽보다는 문을 자주 여닫는 도어 쪽의 온도가 약간 더 높고, 도어 가장 아래 칸 부분은 도어에서도 가장 온도가 낮아 신선도가 중요한 우유 등을 넣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막아주는 식품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바로 매실이다. 매실에는 항균 성분이 들어 있어 식중독이나 물로 인한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일본인들이 주먹밥이나 도시락에 매실 장아찌를 넣고, 생선회를 먹을 때에도 매실 장아찌를 함께 먹는 이유다. 들깻잎도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향을 가진 들깻잎은 방부제 역할을 하여 식중독을 예방한다. 또한, 상하기 쉬운 음식을 만들 때 들깻잎을 많이 넣으면 독물이 몸에 들어와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미약한 식중독 증세를 보일 때 들깻잎을 우려내 먹어도 효과가 있다. 생강에는 신체에 유해한 세균들을 없애는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해산물에 함유되어 있는 비브리오균 등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밖에 녹차도 항균과 항염증 효능이 있어 진하게 달여 마시게 되면 이질, 장티푸스균, 포도상구균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회, 초밥과 같은 날음식을 섭취할 때에는 녹차를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이뇨 작용이 뛰어난 팥의 경우 식중독 증세가 있을 경우 음식물의 독성을 빨리 배출해낼 수 있어 효과적이다. 음식을 잘못 섭취했을 때 팥가루 또는 팥물을 먹으면 몸속의 독성을 배출하여 식중독을 개선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가열해서 먹으면 안 좋은 음식들
전날 먹다 남긴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다시 데워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데워 먹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보관하는 동안 세균에 다시 노출될 수도 있는데다 충분히 가열되지 않을 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닭 = 닭과 같은 가금류나 달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균은 바로 식중독을 유발시키는 살모넬라균이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취약해 충분히 익혀 먹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저온이나 냉동 상태에서 재가열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음식은 배탈을 유발할 수 있다.
◆ 밥 = 쌀밥은 어떻게 재가열 하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보관방법이 독이 될 수 있다. 방안에 그냥 둘 경우 독소가 생길 수도 있으며 이는 구토나 설사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 감자 = 감자도 밥과 마찬가지로 한 번 조리를 한 후 어떻게 보관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온도가 낮은 곳에 감자요리를 보관하면 맹독성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이 자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분히 가열되지 않으면 세균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 버섯 = 버섯 역시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뒤 재가열하게 되면 식중독균으로 인해 배탈이 날 수 있다. 버섯은 냉장보관을 하며 24시간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시금치 = 시금치와 같은 잎줄기채소는 낮은 온도에 오래 보관할수록 철분흡수를 막는 질소화합물의 함량이 높아져 어린 아이의 경우 청색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시금치는 되도록이면 재가열해서 먹지 않도록 하자.
식중독을 예방하는 4가지 방법
1. 식품 구입에 주의한다.
식품을 구입할 때는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고기, 생선, 채소 등의 식품은 신선도를 따져 구입한다. 구입한 식품은 육즙이나 생선에서 나온 물이 새지 않도록 밀봉해 보관한다.
2. 음식물 보관에 신경 쓴다.
여름철에는 음식이 쉽게 상하므로 물을 끓여 마시고, 먹을 만큼 익혀서 조리한다. 남은 음식은 뚜껑을 꼭 덮어 냉장 보관한다. 이때 냉장고는 70% 정도만 채워 차가운 공기가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고 냉장실은 10도 이하, 냉동실은 -15도 이하로 유지해야 세균이 덜 증식한다.
3. 손을 청결히 한다.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여러 물건을 만졌을 때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는다. 식재료를 만질 때도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손질을 시작해야 한다. 육류나 어패류는 비닐장갑을 끼고 손질한다.
4. 주방 도구를 소독한다.
부엌에서 각종 음식을 닦는 행주와 수세미를 비롯해 식재료를 다듬는 칼, 도마는 세균의 온상이다. 이에 행주는 자주 삶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세균 증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표백제에 30분 정도 담그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칼과 식기, 도마는 씻은 후 뜨거운 물을 뿌리면 소독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