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마음이 담겼던 보신 음식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과 뙤약볕에 달궈진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는 바쁜 일상에 쫓기는 직장인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무더위와 열대야에 지쳐 버린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여름 복날이 되면 정성껏 마련한 보양식으로 원기를 북돋았다. 더위에 지친 가족들을 위해 정작 당신은 뜨거운 불 앞에서서 정성껏 끓여주셨던 어머니의 보신음식이 그리워지는 때다. 뜨겁고 시원한 국물이란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을까. 무더위를 이기고 활기찬 하루를 위해 여름의 대표적 보신 음식 해신탕과 도라지 튀김을 마련했다.
용왕이 즐겨 찾았다는 해신탕
해신탕은 바다의 신인 용왕이 즐겨 먹었다고 이름 붙여진 요리로 어린 닭과 전복, 낙지, 새우, 통마늘 등 원기회복에 좋은 재료들이 모두 들어가 있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닭은 고단백 식품으로 기력이 떨어졌을 때 근육과 몸의 회복을 돕기 때문에 원기회복에 좋은 대표적 식재료이다. 전복은 바다의 보물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보양식 재료로 알려져 있는데, 한의학 서적인 ‘규합총서’를 살펴보면 전복의 효능으로 몸을 가볍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이처럼 전복은 풍부한 무기질과 아미노산이 들어있어 스태미너에 매우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해신탕에 빠지지 않는 낙지는 쓰러진 소에게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보양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낙지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타우린 성분이 원기회복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원기회복에 좋은 각종 식재료에서 우러나온 해신탕의 진하고 시원한 맛은 한여름 지친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달콤쌉싸름한 도라지 튀김
진하게 우러난 해신탕으로 몸보신을 했다면 달콤한 입가심도 필요한 법. 몸에 좋은 보양식에 걸맞는 건강한 후식으로 도라지 튀김은 어떨까. 귀하고 길한 풀뿌리가 곧다라는 뜻의 한약명을 가진 도라지는 섬유질과 칼슘, 철, 사포닌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여름 제철 식품이다.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도라지는 콜레스테롤 저하 효능과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식품이기 때문에 원기회복이 필요한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도라지 특유의 쓰고 텁텁한 맛이 있어 거부감이 있던 사람이라도 도라지 튀김을 맛본다면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쌉싸름한 맛의 도라지 튀김을 맛술로 만든 달콤한 소스에 버무리면 달콤하고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맛있는 후식이 된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아이들의 경우 이렇게 튀김으로 만들어 간식으로 준다면 인기 만점의 건강 간식이 된다.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도 집밥의 정성 가득한 해신탕과 도라지 튀김이 있다면 거뜬할 것 같지 않은가.
Recipe
해신탕
재료 닭 1마리, 낙지 1마리, 전복 4마리, 새우 4마리, 통마늘 10개
육수재료 다시마 10cmX10cm 1장, 물 1.3L, 황기 2뿌리
만드는 법
1 - 다시마는 찬물에 담가 하룻밤 냉장고에 넣어둔다.
2 - 닭은 깨끗이 씻어 허벅지 안쪽에 칼집을 넣은 후 끓는 물에 10분 끓여 여분의 기름기를 제거한다.
3 - 끓는 물에 잠시 삶은 닭은 찬물에 깨끗하게 씻어, 준비해둔 다시마 육수에 다시마를 빼고 닭과 황기,
마늘을 넣고 뚜껑을 덮어 끓여준다.
4 - 새우는 이쑤시개를 이용해 등의 내장을 제거한 뒤 깨끗이 씻어준다.
5 - 낙지는 밀가루를 뿌려 살살 주물러 빨판 속 때를 제거해 물로 깨끗이 씻어낸다.
6 - 전복은 조리용 솔이나 칫솔을 이용해 바닥과 겹치는 살 속 때를 제거한 뒤 숟가락을 이용해 살을 발라내어 내장과 이빨을 제거한다.
7 - 닭이 40분 정도 끓었을 때 약한 불로 줄이고 낙지와 전복, 새우를 넣고 뚜껑을 덮어 5분 가량 익혀준 뒤 담아낸다.
도라지 튀김
재료 도라지 200g, 식용유 800ml, 전분 4Ts, 꽃소금 1/3컵, 검은깨 1Ts
소스재료 맛술 200ml, 간장 1Ts
만드는 법
1 - 도라지는 칼등으로 긁어 껍질을 제거한 뒤 채 썰어 깨끗한 물에 씻는다.
2 - 도라지에 소금을 뿌리고 주무른 후 물에 담가 쓴맛과 아린 맛을 제거한다.
3 - 도라지의 물기를 깨끗이 제거한 뒤 전분을 뿌려 고루 묻혀준 뒤 180℃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 기름을 빼준다.
4 - 팬에 맛술과 간장을 넣어 알코올을 날려준 뒤 끈적끈적한 당분만 남았을 때 튀긴 도라지를 넣어 충분히 버무린 뒤 접시에 담아 검은깨를 뿌려낸다.
요리/푸드스타일링 한희원 대표, 이진영 쉐프, 윤일주 쉐프 ( Cooking& ) 02.568.1003
그릇 임진호(도예가, 교수) 031.280.3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