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글밭
글. 박수린(충청북도 청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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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행한 요가 수련에서 요가 선생님은 “우리의 몸을 잘 쓰고 다시 자연에 돌려주어야 하며, 뻐근함 속에서 시원함을 찾아 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렇지, 자연에게 빌려 쓰는 모든 것을 항상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걱정해 주며 살아야지.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서 보탬이 되어야지.”라는 생각하며 요가 수업을 이어 나가니 머릿속은 한결 가벼워지고 홀가분해졌습니다.
요가가 끝난 뒤 타고 왔던 자전거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요가원이 있는 동네에서 저희 집으로 오고 가는 길목은 작은 천을 지나는 다리와 그 둘레를 곱게 감싸는 가로수길이 놓여있습니다 .
저는 자연과 한껏 가까운 친밀감을 누릴 수 있는 그 길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그 길목 어귀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뻥튀기 트럭 앞에 모여 뻥튀기 한 봉지씩 사 가려고 기다리는 정다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정겹고 따뜻한 장면을 지나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뻥튀기를 사 들고 어디론가 신나게 걸어가는 한 아주머니가 보였습니다. 아주머니의 기운찬 모습에 덩달아 저까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다시 길을 가는데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3~4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청명 한 응원 소리가 듣기 좋게 울렸습니다. 운동장을 지난 저는 계속해서 남은 길을 달렸습니다. 이내 이마를 타고 흐르는 끈적한 땀이 느껴져 자전거 핸들을 잡고 있던 왼손을 들어 이마를 쓱 훔쳤습니다. 작고 거친 손바닥이 이마에 닿았을 때는 어딘지 모르게 자긍심마저 느껴졌습니다. 비로소 건강한 일깨움으로 생생한 하루를 만끽한 저는 굽어진 남은 골목을 기운차게 달려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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