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 과장과 소포영업과 사람들
소포영업과 직원 여섯 명이 작은 테이블에 둘러 모여 앉았다. 푸근한 엄마 인상의 배정숙 과장, 일 잘하고 정 많은 심춘희 팀장, 포장의 달인 최원복 주무관, 만능 일꾼 조윤호 주무관, 친화력 좋은 김동균 주무관, 꼼꼼한 김유 주무관. 이렇게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모습이 마치 안방에 모인 가족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다정한 표정으로 한 명 한 명 소개하고, 행여나 말을 놓칠세라 챙겨주는 모습에서 팀원으로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배정숙 과장의 역할이 크다. 그녀는 늘 엄마 같은 마음으로 직원을 대한다. 거센 바닷바람을 맞고 온 직원과 집배원을 위해 사무실에 항상 따뜻한 에너지 드링크를 채워 놓으며, 아침에 담당 구역으로 떠나는 직원들에게 “사고 없이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며 안전을 기원한다. 일손이 부족할 때는 소매를 걷고 손이 빨개질 때까지 일을 돕는다. 직원들은 솔선수범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과장의 모습을 보며 안정감과 든든함을 느낀다.
덕분에 작년 소포영업과는 실적 110%를 달성하며 우수한 성적을 냈다. 여러 요인으로 동해의 어획량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수치다. 거친 파도가 밀려오듯 힘든 환경에서 소포영업과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프로펠러는 무엇일까? 그들의 프로펠러를 찾고 싶었다.
소포과 팀워크의 프로펠러는 이것
12월에서 3월까지 동해의 주요 품종은 대게다. 소비자 입장에서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만, 살아 있는 수산물을 포장하는 택배원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 품종이기도 하다. 보통 대게를 잡은 배는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들어온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이 벌어지는데, 우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대게를 수족관에 넣는다. 그래야 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오래 산다고 한다. 대게를 수족관에 넣었다 뺀 후 포장 작업을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상처 없이 싱싱한 상태로 포장할 수 있을까?
“최대한 테이프를 아끼면 안 돼요.(하하) 생물은 무거워요. 그래서 포장을 위에만 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도 해줘야 합니다.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해요. 그래야 파손이 안 돼요. 저는 포장할 때 어판장 어머니에게 얼음을 덜어달라고 부탁해요. 그래야 상품이 깨지지 않거든요.”
최원복 주무관의 말에 김동균, 김유, 조윤호 주무관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선배의 말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소포과 팀워크의 ‘프로펠러’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경청’이었다. 어떤 환경에서도 택배가 밀리지 않는 이유도 ‘경청’에서 비롯된다. 오후 5시경이 되면 묵호항에 물량이 많이 들어온다. 갑자기 새우 배가 들어오는 등 물량이넘쳐 나면 묵호항 담당인 김동균 주무관을 중심으로 연락망이 가동된다. 김동균 주무관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자주 연락을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척하면 척, 착하면 착’하고 손발이 착착 들어맞는 것이다. 이렇듯 현장에서 착오 없이 일을 진행하여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신뢰를 바탕으로 주무관들이 어판장 사장님들과 호형호제하듯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주무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히 일한다. 최원복 주무관은 소포영업과에서 장기 근속하여 주요 업체와 끈끈한 정을 쌓으며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김동균 주무관은 특유의 넉살과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어판장 사장님들의 마음을 연다. 올해 입사한 김유 주무관은 담당 지역에 있는 외국인 사장님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차근차근 일을 배우는 중이다. 처음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웠지만, 경청하면서 차츰차츰 의사소통이 원활해졌다고 한다. 소포영업과가 ‘안전운항’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주무관들과 더불어 똑 부러지게 일하는 심춘희 팀장과 모든 일을 척척 잘하며 조직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조윤호 주무관이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경청하는 자세, 마음을 듣는 귀에서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소포영업과 직원들은 ‘진심을 듣는 귀’를 가졌다. 진심을 듣는 귀는 조직을 움직이는 강력한 프로펠러다.
폭설도 이겨내는 동해우체국
동해는 지역 특성상 폭설이 내릴 때가 있다. 특히 명절에 폭설이 내리면 소포영업과는 발목이 잡힌다. 하지만 생물을 취급해야 하기에 바로 물량을 소화해내야만 한다. 갑자기 물량이 많아지거나, 기상의 문제가 생겨 소포영업과에서 소화하지 못할 경우 타 과의 지원을 받는다. 동해우체국은 타 과의 일이라도 우체국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준다고 한다.
올해 1월 설날을 앞두고도 폭설이 내렸다. 동해우체국은 안전사고에 유의하기 위해 집배원들에게 ‘조기 귀국’을 발령했다. 하지만 소포영업과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금요일이었고, 생물이 주 품목인 이상 주말을 넘길 수 없었다. 길 상태가 좋지 않아천천히 운전할 수밖에 없었고, 직원 중에는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이때 집배원들이 두 팔 걷어붙이고 일을 도와주었다. 차에 체인을 감아주고 일부 배달 물량을 맡아 주었다. 그때 소포영업과 직원들은 일적으로, 심적으로 매우 든든했다고 한다. 덕분에 문제없이 모두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었다. 현장에 투입되었던 심춘희 팀장은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어려운 환경이었는데도 한 명도 짜증 내지 않고 열심히 일했어요. 힘들어도 ‘추억이 되겠지?’라고 웃으며 서로 다독였어요.” 폭설도 이겨내는 동해우체국의 협동심 덕분에 고객들은 안전하게 수산물을 받을 수 있었다. 눈이나 비가 내리면 주소가 적힌 기표지가 젖을세라 하나하나 말리며, 내 물건 대하듯 안전하게 배송하는 소포영업과 덕분에 우리 삶에 맛있는 ‘추억’ 도 덤으로 생겼다. 때론 삶이 파도처럼 요동치고 바닷물처럼 짜기도 하지만, 택배를 전달하는 뿌듯한 맛에,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맛에 구슬땀 흘리며 일하는 소포영업과. 튼튼한 프로펠러를 장착한 소포영업과는 오늘도 순항 중이다.
동해우체국, 소포영업과의 가족을 소개합니다
배정숙 과장
1985년도에 우체국에 입사하여 올해로 32년 차다. 소포영업과의 리더로, 온화한 미소와 포용력으로 조직을 따뜻하게 감싼다.
심춘희 팀장
2002년도에 입사하여 올해로 근무한 지 16년 차다. 정확한 일 처리로 2015년 금융 부분 연도 대상을 받았다.
최원복 주무관
소포영업과 초창기 직원으로, 수산물을 안전하고 신선하게 포장하는 달인이다. 늘 일이 많아서
‘일복 형님’이라고 불린다.
김동균 주무관
묵호항 담당으로, 특유의 넉살로 업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계약 택배 건 증가에 큰 역할을 한다.
조윤호 주무관
‘갑 오브 일꾼’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모든 일을 잘한다. 또한, 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김유 주무관
2017년에 입사하여 밝고 꼼꼼한 성격으로 착실하게 일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