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계속 이어지는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술자리는 피할 수 없다. 술은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못 마시면 독이 된다. 적당히 마시면 소화를 촉진시키고 신진대사를 개선해 주며, 심장병을 예방해 주는 등 좋은 효과를 주지만, 과음은 우리 몸 전반에 영향을 끼쳐 신체기관을 손상시키고 숙면과 소화 기능도 저하시킨다. 특히 술은 해독 기능을 담당하는 간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지나친 음주가 부르는 질병들
지방간
술을 많이 마시면 허리·복부 비만이 생긴다. 술 때문에 간염이 생길 수 있지만, 허리 비만이 심해도 지방간염에 걸릴 수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간암의 제1 위험인자인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사람은 음주 후 수일 동안 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가 상승한다. 간염이 있는 사람은 음주가 간암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
눈은 알코올에 가장 취약한 부위다. 음주를 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세가 눈의 모세혈관이 팽창하는 충혈과 체내 수분 감소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다. 음주 시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눈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노인성 안질환을 앞당기는 주범이므로, 과음을 자제하고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
술은 마신 다음 날 목이 칼칼하고 가슴이 싸하게 아픈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 혹은 위산이 역류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가슴 쓰림,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소리 변화, 목 내부의 이물감,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난다.
확장성 심근병증
지나친 음주는 뇌와 심장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컨대 심장의 부피가 커지는 확장성 심근병증의 20%~50%는 알코올성 심근병증으로 집계된다. 실제 술을 많이 마실수록 심장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과도한 음주는 일시적 부정맥을 유발하기도 하며, 중성 지방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이 발병할 수 있다.
췌장염
술자리 후 복부 통증이 느껴질 때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통이 심해진다면 췌장염까지 의심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과음으로, 만성 췌장염 환자가 음주 후 증상이 악화됐다면 급성 췌장염일 가능성이 있다.
허리통증
연말 술자리는 대개 좌식 고깃집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양반다리로 앉는데, 장시간 양반다리는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양반다리 자세는 척추를 지지하는 척추기립근이나 골반 근육의 긴장, 근막의 염증, 인대의 손상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시간의 양반다리는 피하고, 최소 1시간에 한 번씩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현명하게 즐기는 건강음주법
저녁 챙겨먹기
술을 마실 때는 빈속에 먹지 말고 식사를 하거나 달걀, 우유 등 간단한 간식이라도 먹은 후 마시는 것이 좋다.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과 음식을 섭취 후 마실 때를 비교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는 3배까지 차이가 난다. 따라서 음주 전에는 미리 식사를 든든히 챙기는 것이 좋다.
술과 함께 물 마시기
물은 술을 희석시키고 알코올의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여 숙취를 줄여 준다. 독한 술이라면 냉수나 탄산수를 같이 마시자. 꿀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다.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마시기
대화를 많이 하면 그만큼 술을 마시는 양이 적어지고 천천히 마시게 되어 술이 덜 취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의 일부는 폐(호흡)에서 대사(처리)가 되는데 말을 많이 하면 술도 빨리 깰 수 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로 도움이 된다.
담백한 안주와 비타민C 섭취
술을 마실 때는 기름진 안주보다 생선회 등의 담백한 안주와 콩나물국, 감, 토마토, 배, 매실 등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콩나물 뿌리엔 알코올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비타민은 과음으로 인해 가라앉은 인체 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워 음주하기
술자리가 많이 잡혀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워 술자리 횟수나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성인 남자의 알코올 제거율은 통상 시간 당 1잔, 새벽까지 음주를 하거나 10잔 이상 마신 경우는 다음 날까지도 지장을 주게 된다. 게다가 간도 해독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음주 일정도 계획을 세워 조절하는 것이 좋다. 
<건강 음주의 법칙>
1.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며 폭탄주 피하기
2. 빈속에 마시지 않기
3. 술잔 돌리지 않기
4. 자신의 주량을 지키며, 동료에게 억지로 권하지 않기
5. 약 복용 시 금주하기
6. 술을 마신 후 적어도 48시간 금주로 신체기능 회복하기
7.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기
8. 흡연하지 않기
9.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하기
<숙취예방에 효과 있는 식품들>
1.치즈와 두부
고단백 식품은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숙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알코올을 분해하고 간세포를 보호해주는 메티오닌도 숙취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치즈는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다.
2. 벌꿀
술을 많이 마시면 몸이 산성으로 변해 혈당이 떨어지는데, 꿀의 당분은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벌꿀의 과당은 설탕과 다르게 체내에서 직접 흡수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작용을 도와 피로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3. 달걀
달걀은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완전식품 중 하나로 음주 전 달걀을 먹으면 숙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달걀에 들어있는 시스테인이라는 성분 때문으로, 이 성분이 알코올의 독소를 분해해주고 분해한 독소의 배출을 빠르게 해주어 숙취를 예방할 수 있다.
4. 초콜릿
초콜릿에는 흑당과 카테킨, 타우린 등이 함유되어 있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과가 뛰어나며, 초콜릿의 폴리페놀 성분은 알코올의 흡수를 막아준다. 특히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의 경우 카카오매스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위를 보호하고 알코올 흡수를 더디게 해준다.
5. 피클
음주 후에는 체내에서 전해질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음주 중 피클을 먹으면 몸에서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꼭 피클이 아니어도 짭짤한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
6. 아스파라거스와 콩나물
아스파라거스와 콩나물에 함유되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 대사를 촉진해주고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배출을 빠르게 해준다. 또한 간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음주 전 먹으면 숙취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
7. 아몬드
아몬드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으며, 지질과 당질의 대사를 촉진해주어 알코올 분해속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술안주로 함께 섭취하면 숙취예방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