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 씨의 고민
얼마 전, 중학생 딸이 음란 동영상을 보는 걸 목격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음란물을 보는 것도 놀랐고 게다가 여자아이라 더 놀랐습니다.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못 본 척 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타이른다고 해도 더 몰래 볼까봐 두렵기도 하고, 제가 성교육을 제대로 할지도 모르겠고, 심지어는 이렇게 보는 게 정상인데 제가 오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의 해결책
믿었던 우리아이가 음란물을 보다니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어떤 부모님은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아이 방 컴퓨터를 켰다가 인터넷의 주소창에 보기만 해도 짐작할 수 있는 낯뜨거운 주소들이 가득 올라와 있고, 또 최근 문서를 확인하자 여러 제목의 음란 동영상들까지 있어 너무나 놀라고 당황했다고 합니다. 물론 부모님 입장에서는 다른 집 아이들은 그럴 수 있어도 우리아이는 순진하고 아무 것도 모를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3살부터 인터넷을 하는 세상이라 내 아이가 음란물에 노출되지 않았으리란 생각은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특히 여자아이는 전혀 그렇지 않을 거란 기대가 있지만 성에 대한 호기심은 남녀가 다르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의 성문화 환경이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놀랄 일도, 화를 낼 일도 아닙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10대들이 음란물을 접하는 통로는 자기 집이나 친구 집인 경우가 88%였습니다.
자녀가 음란물을 접한 것을 확인할 경우 먼저 부모는 당황하지 말고, 아이가 이제 성에 대해 눈을 뜨는 나이가 되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데 특히 아이를 무조건 야단치지 말고, 먼저 아이가 성장했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성인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아이도 수치심을 적게 가지고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잘못 대응했다가 아이가 방문을 잠그는 횟수가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초기 대응자세가 중요합니다. 그 후 아이가 이해를 하면 음란물을 삭제하고,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에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음란물로부터 왜곡된 성 지식과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가치관 위주의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음란물을 100% 흡수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른이 보기엔 황당한 것들이지만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지극히 흥미롭고 모든 사람들이 음란물처럼 성관계를 맺을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각종 음란물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매번 아이들과 숨바꼭질하기보다는 아이들이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명합니다.
좋은 성교육 책과 함께 아이에게 보내는 따뜻한 편지 한 장 쓰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네 방을 들어가려다 우연히 네가 야동을 보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당시엔 너무 당황해 얼른 문을 닫았었지만 생각해보니 네가 이렇게 훌쩍 큰 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아빠가 화가 나는 것은 네가 그런 저질 음란물에 사기 당하는 것이란다. 돈 벌 목적만으로 연기자들의 연기로 구성된 것이라 실제 성하고는 거리가 먼 것들인 것을 네가 알았으면 좋겠구나….’
평상시에 부모님들은 이렇게 하십시오. 첫째, 컴퓨터 시간을 제한해야 합니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이 시기에 인터넷 야동을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성적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해서 비이상적인 성적행동을 할 위험이 있습니다. 일단은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컴퓨터는 거실에 두어야 합니다. 숙제나 인터넷 수업을 듣기 위해서 아이 방에 컴퓨터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눈에 띈다면 모두가 볼 수 있는 거실에 두세요. 컴퓨터 사용 시간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고 음란 사이트 방문 횟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TV를 보다가 야한 장면이 나오는 경우, 급하게 채널을 돌리기보다는 “저런 것은 실제랑 다른 거 알지? 넌 어떻게 생각해?”식으로 성에 대한 대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음란물의 비현실성이나 중독성 등에 대해 알려주고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를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바랍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의지와 상관없이 유해사이트로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관리하는 회사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유료로 유해사이트를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서 사전에 야동 사이트 접속을 막아보세요. 다섯째, 운동으로 에너지를 분출하게 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혈기왕성한 시기입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방에 틀어박혀서 인터넷에만 빠져있지 말고, 운동장에서 축구나 농구 등 활동적인 운동으로 에너지를 분출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성적 호기심을 조절하도록 하게 합니다. 건강한 성인은 이런 성적인 호기심을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능력은 청소년 시기부터 잘 키워야 합니다.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면 아예 성인물에 관심을 두지 말고 호기심을 잘 조절하도록 합시다.
닥터 You의 해결책
남옥남_대전 대덕우체국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한 인식이 확실해야 아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꼭꼭 숨기고 감추던 옛날과는 달리 요즘에는 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개방되어 있어 좋은 교육이 가능합니다. 부모가 올바른 성에 관해 먼저 확고한 의식을 세우고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면 음란동영상을 보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인식이 자연히 심어지지 않을까요?
이수영_대전 서구 만년동
모른 척 하거나 숨기게 되면 더 비밀스럽게 하고 중독될 것 같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심심할 때 조금만 보라고 타이릅니다.
김경숙_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에 대한 욕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강력한 호기심의 대상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중학생 딸이 본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평가한다거나 잘못될까봐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잘못일 수 있습니다. 그냥 모른 척 해주시고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봐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해결해요 (은휘린 씨의 고민)
제가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활발했습니다. 남들 앞에 나서기도 잘하고요. 친구가 제게 짓궂은 농담을 해도 잘 받아치고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격이 갑자기 변했어요. 남 의식을 많이 해서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걸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직장에서 동료들이 모여서 이야기 하던 중 제가 근처에 지나갈 때 대화가 중단되기라도 하면 자리로 돌아와서도 내 흉을 본 건 아닌지 계속 신경이 쓰여 업무에 집중이 안 됩니다. 이 소심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닥터 You〉는 여러분 모두가 의사가 되어 노하우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여러분의 다양한 경험과 해결책을 엽서를 통해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