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불평불만, 취직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취직준비를 할 때는 ‘어디든 들어가기만 해라’라고 간절하게 기도했건만, 막상 취직이 되고 나면 처음의 그 마음은 어디로 가고 사회생활의 고충에 절로 우는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 전에는
몰랐던 새내기 직장인의 ‘우는소리’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취직부터 우는소리 개시까지의 소요기간, 평균 2.6개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입사 2년 미만의 신입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신입 직장인이 입사 후에 우는소리를 입에 담기 시작한 순간’은 평균 2.6개월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응답내용을 보면 가장 많은 응답은 ‘입사 1개월 이내(28.3%)’고, ‘입사 6개월 이후’ 20.7%, ‘입사 1~2개월’ 15.1%, ‘입사 2~3개월’(14.8%) 이내에 불만사항이 생겼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과연 신입사원들에게는 어떤 문제들이 그렇게 불만스러워서 입사 초기부터 우는소리를 입에 담게 되는 걸까? 신입사원이 꼽은 가장 큰 문제는 ‘급여와 복지(52.6%)’에 관한 문제였다. 직장 경험이 없는 취업준비생들은 회사의 복지체제나 급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다. 결혼과 내집 장만, 자녀양육부터 노후대비까지의 일생의 계획이 급여에 따라, 사원 복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취업을 하는 것이다. 이외에는 ‘상사 및 동료와의 문제’ 20.4%, ‘업무 부적응’ 15.1%, ‘야근 및 업무강도’ 7.2%, ‘출퇴근 거리’ 4.3% 등이었다.
회사는 ‘우는소리’ 를 싫어해!
이렇게 입사 직후부터 직원들의 ‘우는소리’는 시작되지만, 정작 회사 내부에선 ‘우는소리’를 하는 직원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하고 있다. 함께 불평불만을 나누는 동료는 물론이고 상사, 부하직원, 심지어 인사 담당자조차도 ‘우는소리’를 하는 직원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만을 털어놓지 않아야 올바른 처세술
회사 생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같은 처지에 놓인 동료에게 고충을 토로하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직장살이 공감 리얼리티 MBC에브리원 <나인투식스2> 제작진이 남녀 직장인 1,0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내 불만사항에 대한 대처법으로는 ‘친한 동료에게
하소연한다’가 4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혼자 삭힌다’ 25.0%, ‘이직 준비를 한다’ 20.1%, ‘상사에게 건의한다’ 7.6% 순이었다.
하지만 다음의 설문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은 ‘친한 동료에게 하소연 하는’ 것이 불평불만을 해소하기에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직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세술’에 대한 질문에 대해 ‘불만 등 안 좋은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다(41.8%)’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즉, 직장인들은 아무리 힘이 들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이 있어도 주위 사람들에게 우는소리를 하고 투덜거리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단 주위에서 알지 못하도록 혼자서 삭이는 것을 보다 어른스러운 불평해소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재미없는 이야기를 꾹 참고 들어준다(24.8%)’가 그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내가 하는 우는소리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들어주는 입장에 놓인 동료나 선배가 속으로 스트레스를 쌓아두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지, 투덜이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퇴사시키고 싶은 직원’ 1위는 ‘불평불만 많은 투덜이’
직장 내에서 한번 ‘투덜이’로 찍히게 되면 무난한 직장생활을 이어가기도 힘들어진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1,159명을 대상으로 ‘퇴사시키고 싶은 직원 유형’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직원’이 59.7%(복수응답)의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53.1%), ‘업무 능력 및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45.9%), ‘시키는 일만 하는 소극적인 직원’(41.3%), ‘협동심이 없는 이기적인 직원’(41.2%), ‘자신의 업무를 떠넘기는 직원’(26.3%) 등이 ‘퇴사시키고 싶은 직원’의 유형으로 꼽혔다. 즉, 회사에서는 투덜이 직원을 일을 못하는 무능한 직원보다, 직장 내 분위기를 해치는 이기적인 직원보다 더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사담당자들이 설문에 꼽힌 직원들에 대해 그저 감정적으로 ‘퇴사시키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83%가 ‘퇴사시키고 싶은 직원의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답한 것이다. 실제로 응답 기업 중 67.3%는 블랙리스트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이익으로는 ‘평가 시 낮은 점수’(42.2%, 복수응답), ‘승진 대상에서 누락’(39.9%), ‘연봉 및 인센티브 삭감’(35.2%), ‘업무 박탈 또는 정지’(14.7%) 등이 있었다.
잦은 불평불만은 회사 분위기를 해친다
전문가들도 성공적인 조직생활을 위해선 아무리 친한 동료라도 불평불만을 털어놓지 말도록 충고한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불평을 하는 직원들은)자신을 자를지도 모르는 상사에게 불평하는 대신 동료들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다. 이런 상황은 불평이 만연한 전사적 차원의 냉소주의를 낳는다”라고 지적하면서 회사에서 불평을 늘어놓는 행위가 결국 회사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블랙리스트의 제일 위에 투덜이 직원을 올려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투덜이 직원의 대처는 회사의 몫
결국 직장을 때려치울 생각이 아니라면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입 밖에 내는 대신 속으로 삭히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나 자아성찰의 내용을 담은 명상록, 심리치유서를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소박한 의문이 든다. 회사에서 생긴 불평불만에 대한 대처법은 개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회사에서 생긴 불평불만을 해소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회사가 나서서 불평불만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개인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해소될 수 있도록 회사가 앞장서는 것이다.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장 프랑수아 만초니 박사와 장 루이 바르수 박사는 저서, <확신의 덫(위즈덤하우스)>을 통해 부하직원의 불평불만은 해소하기 위해선 “상사와 부하직원의 ‘솔직한 토론’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하며, 불편하더라도 이들이 테이블에 마주 앉는 기회가 더 많이 제공돼야 한다”고 권한다.
흉금을 터놓은 대화를 통해 각자의 불평불만을 털어놓게 되면 그에 대한 해결법도 나올 수 있고, 상대방에 대한 오해도 풀 수 있게 된다. 물론 일반적인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의 솔직한 토론이 처음부터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가 배려 깊은 화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오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귀를 열면 조금씩 서로간의 거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불평불만만 늘어놓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받게 되는 불이익을 생각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