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회사가 없어지면 삶의 낙이 사라질 것 같은 데가 있는지? 정말 좋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에 그 회사가 없어지면 큰일 날 것 같은 회사 말이다.
젊은 사원들의 경우는 그런 회사를 하나둘쯤은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싸이월드에 미니홈페이지를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자. 그는 싸이월드가 사라진다면 인터넷에 드나들 이유를 못 찾을 것이다. 애플컴퓨터는 또 어떤가. 호환성이 낮지만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맥컴퓨터를 쓰는 사람들은 다른 컴퓨터는 다루기조차 싫어한다. 할리데이비슨의 시끄러운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하나의 종족을 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할리데이비슨이 단종 된다는 것은 정말 비극적인 소식일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미 팬클럽이 형성돼 그 회사가 없어지면 인생의 의미를 잃을 만한 회사들이 우리 주위에 분명히 있다. 이 가운데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초우량기업도 많다. 이런 기업들을‘사랑받는 회사(Firms of Endear -ment)’라고 부른다.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대 워튼스쿨출판부에서 출간된 같은 제목의 책에서 나온 개념이다.
그러면‘사랑받는 기업’이란 어떤 회사일까. 연구자인 라즈 시소디아 박사는‘SPICE’를 잘 대하는 회사가 사랑받는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은 차례로 사회(Society), 파트너(Partner), 주주(Investor), 고객(Customer), 그리고 종업원(Empolyees)이다. 이들 이해당사자들에게 고루 잘하는 기업이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고객만이 아니라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들을‘인간적으로’대하는 회사가 되면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랑받는 기업으로 손꼽힌 회사의 리스트는 이렇다.
아마존닷컴, BMW, e베이, 구글, 할리데이비슨, 혼다, IKEA, 존슨&존슨, 사우스웨스트항공, 스타벅스, 도요타 등이 눈에 띈다.
연구자들은 이들 사랑받는 기업들이 실제로 시장에서의 경영 성과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와 관련된 모든 그룹을 신경 써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히려 희망의 메시지가 많다는 생각이다. 기본에 충실하며 두루두루 사랑받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매진하면 된다.
연구자들이 정리한 사랑받는 기업의 특징
- 최고 경영진의 급여가 비교적 높지 않고 적정한 수준이다.
- 직원들이 직접 최고 경영진을 언제나 만날 수 있도록‘사장실 개방’정책을 취하고 있다.
- 종업원 급여 및 혜택이 업계 상위권이다. 직원 교육은 평균보다 길고, 이직률은 평균보다 낮다.
-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관심이 아주 높은 직원들을 채용한다.
- 협력업체를 생산성과 품질을 같이 높이고 비용을 함께 절감하는 데 공동 노력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여긴다.
- 자사의 기업문화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경쟁우위의 원천이라고 믿고 있다.
- 경쟁사들보다 낮은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도 고객만족과 고객유지비율은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