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기여하면서 기업 이미지 높여
1991년 리즈 클레이본이란 미국의 의류회사는 지지부진한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한다. 유사 상품의 범람 속에서 브랜드의 차별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이 채택한 방법이 공익 마케팅이다. 주요 고객인 여성을 위할 수 있으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동 시에 뉴스거리가 될 만한 이슈를 찾던 중 「가족폭력예방기금」이란 단체와 손잡고 본격적인 공익 마케팅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캠페인은 대성공이었다. 가족폭력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 회사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남성적이고 강하다는 느낌을 주는 BMW는 그 이미지 때문에 여성 고객이 오지 않는 고민을 갖고 있었다. 여성 고객과 가까워지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회사는 여성들의 가장 큰 이슈인 유방암 퇴치 문제를 다루 기로 했다. 차를 팔 때마다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유방암 퇴치에 기부했고, 그 결과 여성 고객이 많이 증가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는 카드 사용액의 3%를 기아퇴치운동에 기부하였고, 비자카드는 문맹퇴치운동에 앞장 섰으며, 브리티시항공은 필요가 없어진 외국 동전을 기내에서 수거하여 유니세프에 기부하였다. 또한 라이벌 브랜드 때문에 고전하던 호주의 켈로그는 「청소년 무료 전화 상담기관」과 제휴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이처럼 기업들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일을 한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앞의 사례는 보여준다. 그런 일들이 기업의 이미지를 올림으로써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익재단과 기업이 함께 공익 캠페인 벌여야
기업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회가 기업에 대해 요구하는 기대수준 또한 계속 높아가고 있다. 사회 문제는 사회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관심보다는 사회 문제에 기업이 적극 개입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그런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임으로써 기업에도 이익이 되자는 것이 공익 마케팅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그런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회장 사모님들이 이와 비슷한 일들을 했었다. 기업이 사회로부터 돈을 벌었으니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하자는 의미에서 회장님 부인이 이런 저런 자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업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내고 기업의 이름을 홍보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자선 행사는 사회에도 기업의 명성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좀더 프로페셔널하게 이런 일을 하자는 것이 공익 마케팅이다.
공익 마케팅에 주의할 점이 있다. 기업의 이미지, 고객 혹은 제품과 결부되는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 연관이 없는 것보다는 연관이 있을 때 고객도 기억하기 좋고, 기업도 좀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은 기업이 그저 공익 활동을 빙자하여 이익을 추구한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란 운동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는 유한 킴벌리는 제품과 하는 일 사이에 연관관계가 높고 따라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공익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다. 아이템의 선정에서부터 기획, 광고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이런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공익재단과 기업이 공동으로 공익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현 단계에서는 바람직하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만으로는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품질과 가격이 좋다고 고객들이 찾는 그런 시대 또한 아니다. 그보다 고객들은 이 제품을 만든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그 회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그 회사 제품을 사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그것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지를 더 생각한다. 또 그런 이미지는 가식적으로 마지못해 무슨 일을 하기보다는 실제 사회에 기여를 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할 때 생겨나며, 그런 기업은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함으로써 사회도 발전하고 기업의 이미지도 좋아지는 공익 마케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