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감의 리더십과 ‘호학심사(好學深思)’
유능한 총괄국장으로 바로 서기 위해 정해진 리더십은 물론 없다. 총괄국마다 처한 제반여건과 직원들의 인적구성과 고객들의 취향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거나 ‘저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싶고’, ‘저 사람과 함께하면 모든 게 다 잘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게 하는 리더는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리더가 진정한 리더다. 자기계발에 소홀한 채 경험과 독단으로 지휘하던 시대는 끝났다. 지금이야말로 급변하는 트렌드와 전문성 제고를 위해 ‘배우길 즐겨하고 깊게 생각’하며 적극 ‘실천’해야 할 때다.
2. 고전에서 풀어보는 원칙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지었다는 <중용(中庸)>에는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원칙’ 이 나온다. ① 리더의 수양(修身) ② 목표제시와 정치이념 확립(尊賢) ③ 가족 간의 화합(親親) ④ 고위공직자의 공경(敬大臣) ⑤ 일반공무원을 내 몸처럼 살핌(體群臣) ⑥ 서민을 자식처럼 사랑(子庶民) ⑦ 엔지니어의 우대(來百工) ⑧ 소외된 자 보호(柔遠人) ⑨ 이웃 제후들을 품어줌(懷諸候)을 꼽았다. 언제 봐도 참 훌륭한 덕목이다. 행복한 우체국의 정립은 총괄국장이 ‘사자의 권위와 여우의 지혜’로 올바른 질서를 세우고, 직원들과 공감하는 소통으로 구성원들의 사고와 감성과 영혼에 진정한 설렘과 감동을 안겨줄 때 가능하다.
3. 행복한 우체국의 아홉 가지 키워드
우체국은 기본역무의 충실한 수행과 경영목표의 내실 있는 달성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조타수로서 성공한 총괄국장이 되기 위해서는 고전에서 살펴본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현장에서 익힌 ‘책임과 의무, 나눔과 베풂 등을 통한 자기만의 브랜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총괄국장 능력배가를 위한 키워드를 아홉 가지로 정리해본다.
① 비전을 명확히 제시한다
먼저 우체국이 처한 환경을 분석하고 구성원의 자질 등을 감안한 큰 틀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 비전은 우체국의 목표 수립과 성과 측정이 가능하도록 세부전략으로 구체화하여야 한다. 모든 직원이 기억하기 쉽고 간단명료하면서도 시대적 트렌드를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해야 구성원들의 동기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서울중앙우체국의 ‘우정의 허브· 글로벌 명품 서비스’, 아산우체국의 ‘역사의 향기·변화의 주역 아산’ 등이 있다.
② 자신을 브랜드화 한다
구성원들에게 늘 신선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창출한다. 말씨와 몸짓과 행동에 따뜻함과 품격을 동시에 담아야 하며, 지성과 감성을 가미하여 모든 계층의 직원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총괄국장의 평판이 훼손되면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는다. 실수는 진정성을 담아 조기에 사과한다. 직원들은 관서장의 경영철학, 전문성, 인간적인 따뜻함과 품격을 예의주시한다는 사실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③ 공감과 소통으로 서비스한다
직원 개개인의 품성을 파악하여 각자의 재능을 살려주는 적재적소의 배치와 개인별 눈높이에 맞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들 간 다양한 이해관계와 인적 네트워크가 상호 연결되므로 개성과 통합의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직원들의 불만과 행복을 총괄국장이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수시로 알려주는 공감의 자세도 요구된다. 특히 영업창구나 집배현장의 고객접점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게 되면 모두의 마음을 얻게 된다.
④ 나눔과 아량의 관대함을 보인다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의 생일, 결혼, 설·추석 명절 때 작은 소품이라도 자주 줄수록 환영받는다. 나무람이나 질책은 모아서 가급적 한꺼번에 이성적으로 하되, 포용력으로 개선의 기회를 제공토록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겸손의 리더십’처럼 ‘사람의 약점을 고치려하기 보다 그들의 장점을 강화하는데 힘을 써야’한다.
⑤ 개개인의 이익에 호소한다
목표 설정 후 자비나 의리가 아닌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에 호소하여 전략을 구체화한다. 이익은 구성원을 움직이는 조직의 지렛대이므로 이 업무가 직원들 개개인에게 어떤 이익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을 간파하여 인식시킨다. 우체국에서의 행복추구가 자기계발은 물론 직원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는 동기로 연결되도록 가치사슬을 엮는다.
⑥ 점진적 개선전략을 펼친다
모든 장애와 결과를 고려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구성원과 함께 공유하며, 현장중심의 확인경영이 우수한 성과로 연계토록 한다. 결코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며 점진적 개선전략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핵심사항은 수시로 짚고 넘어가야 조직의 긴장감이 유지되므로 열린 자세와 함께 권위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⑦ 시스템적 네트워크를 만든다
업무추진이 성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총괄국장은 주요업무만 체크하고 통상적인 사항은 간부들에게 그 권한을 위임한다. 권한위임은 학습과 성장을 통해 리더를 길러낼 뿐만 아니라 관리비용도 줄일 수 있다. 총괄국장이 신문이나 잡지 또는 소셜 네트워크로 관서장의 생각과 이미지를 풀어내 세상과 소통하는 네트워크의 사다리를 만들게 되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다.
⑧ 자기계발과 연마로 위기를 극복한다
지식의 반감기가 매우 짧아졌으므로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학습으로 전문성을 제고하고 인문학의 심연을 확대해야 한다. 조직의 간난은 언제나 닥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총괄국장의 올바른 사리판단과 적기의 의사결정이 핵심이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 자세로 사태해결에 나서야 카리스마가 형성된다. 리더의 자질은 문제해결능력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⑨ 문화를 입히고 건강을 챙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므로 구성원들과 각종 공연과 전시회 등을 관람하며 문화의 옷을 입힌다. 총괄국장은 움직이는 동선(動線)이 되어 직원 동호회와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우체국을 역동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토록 한다. 심신을 단련하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며 영성을 추구하는 자세도 총괄국장의 몫이다.
필자 약력
정순영(우정사업본부 기록물평가심의위원)
‘76년 광화문우체국에 입문하여 체신부·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에서 근무했으며, 동해·여수·전남청우정사업국·의정부·서울중앙·아산국장으로 일하다 ‘13년 퇴직했다. ‘92년부터 <정보와 통신>지에 ‘알기 쉬운 우편상식’을 3년여 동안 연재했고, ‘08년 문단에 데뷔하여 우체국사람들의 일상을 책으로 엮은 <아름다운 기별>·<의정부의 사계>·<아름다운 동행>을 펴냈다. 대구신문 ‘문화춘추’에 칼럼을 연재(‘09~‘10)했고, 제1회 ‘자랑스런 우체국장상’을 수상한(‘11)바 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석사)했으며, 공기업정책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집필과 연수, 기록물평가심의위원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