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좋은 것으로만 바꾸고 싶어 했던 한 마법사가 있었다.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가 마법을 쓰기도 하고, 또 마법사 자신이 좋다고 여긴 대로 마법을 써서 세상을 바꾸기도 했다.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장미꽃이 제일 예뻐요.'
'꽃중의 꽃이지. 꽃의 여왕이야.' 꽃집에서 사람들의 이런 소리를 엿들은 마법사는 어느 날, 세상의 모든 꽃을 장미꽃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꽃이 향기가 진해야지.'
'맞아. 향기 없는 꽃은 매력이 없어.' 어느 날 마법사는 이런 소리를 듣고는 그 장미꽃들을 아주 진한 향기가 나게 만들었다. 세상은 온통 진한 꽃향기로 가득했다. 밥상을 차려놓아도 밥이고 반찬이고 모두 장미향에 묻혀 꽃을 꾹꾹 씹어 먹는 느낌이었고, 국이고 물이고 차고 모두 장미향이 가득해서 향수를 마시는 것처럼 역겨웠다.
가장 참을 수 없는 일은 세상의 모든 꽃이 장미꽃이 되면서 호박도, 감자도, 오이도, 가지도, 토마토도 먹을 수 없었다. 장미꽃에서는 호박도 감자도 오이도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장미꽃이 끔찍해서 진저리를 치기 시작했고, 차라리 장미꽃은 한 송이 없어도 좋으니 감자꽃·무우꽃·오이꽃·호박꽃 등이 골고루 피고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 일이 모두 내 생각대로만 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될 수 있다 해도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함으로써 발전하고 진보하여 왔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그만큼 변화의 동력이 되며 삶의 리듬이 된다.
따라서 남이 내 가치관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각을 꺾지 않으려 한다 해서 그 사람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바로 내 앞에서 일하는 동료를 보며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고 끓어오르는 마음은 자칫 어느 때라도 동료에게 가시 돋친 말을 할 수 있다.
장애나 종교, 정치적 성향에 대한 차이 만 차이가 아니다. 나와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내 마음에 못마땅한 행동을 하는 동료를 한 발 떨어져서 이해 하려는 마음, 그 사람이 되어보려는 자세가 세상을 온통 장미꽃으로 만들려는 마법사를 정신 차리게 할 수 있다. 다른 것은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 상대방이 나와 다른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에서 삶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