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월드컵 그 열광의 도가니는 한국 사람이라면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이다.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성숙하고 열광적인 우리의 응원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주었으며, 국가 이미지를 크게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축구 경기든 농구 경기든 스포츠에서 선수들의 사기는 그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사기를 올려주는 대상은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일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경기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동료 선수일 때가 많다. 넓은 운동장에서 함성에 묻혀 잘 들리지도 않을 법한데 선수들은 서로 끊임없이 소리치고 격려하고 조언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간간이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 목소리 사이로 그 목소리가 너무 우렁차고 힘이 넘쳐 또렷이 들을 수도 있었다.
'잘했어! 좋아!'
'그렇지! 좋아 좋아!'
'파이팅!'
한 경기해설자는 선수들 간의 그러한 격려와 칭찬, 파이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 서로 오가는 파이팅은 '하면 좋다'가 아니라 '경기 내내 지속적으로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로에게 사기를 북돋아주는 일이 없고 팀워크를 견고 하게 유지시켜 주는 비결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음을 모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바탕은 좋은 지도자를 만난 행운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환상적인 개인기를 자랑하는 선수가 많은 유럽과 남미의 축구를 이겨낸 데는 선수 개개인이 서로 격려하며 한 지도자 아래서 뭉친 팀 워크의 승리이다. 거기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끊임없이 생겨났고, 외부적으로 국민들의 단합된 응원이 큰 힘을 발휘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조직이든 외부에서 오는 좋은 에너지의 영향을 받는 일보다 구성원들끼리 긍정적인 힘을 서로 나누면서 격려하는 것이 훨씬 견고한 팀워크를 유지할수 있다. 외부적인 영향은 너무나 유동적이고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료 간에,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잘한다' '훌륭하다' '언제봐도 믿음이 간다' '역시 최고다' '잘하고 있다' '걱정이 안 된다' '걱정 말라' '괜찮다' '좋은 생각이다' '좋은 예감이 든다'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물론 상대방에게 계속 좋은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이런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반대로 부정적인 말에 능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말 습관을 돌아보고 동료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말, 동료에게 빨리 출근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말, 동료에게 자신감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의욕을 주는 말을 연습하는 일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해서 자신에게 돌아올 부메랑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
운동선수에게만 파이팅이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에게도 파이팅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