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증상도 제각각
춘곤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에 우리 몸이 아직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한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면서겨우내 추위에 긴장돼 있던 몸이 이완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뜻이다. 또 활동하는 시간대인 낮 시간이 길어지고 밤 시간이 짧아지는 변화도 춘곤증 발생에 기여한다.
이런 춘곤증의 주된 증상은 오후 시간대의 졸림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식욕부진, 어지럼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는 소화 장애를 겪기도 한다. 춘곤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신입사원이거나 학교에 새로 입학한 경우 등 환경 변화가 많은 사람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업무 등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더 자주 겪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나 업무 변화가 많아도 쉽게 겪을 수 있다.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거의 대부분의 춘곤증은 몸의 심각한 이상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운전이나 미세한 기계 조작 등을 할 때에 실수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뜻이다. 물론 학생들의 경우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런 춘곤증을 덜 하게 하거나 막으려면 우선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계절의 변화에 생활까지 불규칙적이면 몸의 생체리듬이 깨져 춘곤증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 습관부터 규칙적으로 지켜야 하는데, 되도록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업무나 회식 등으로 다소 늦게 자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같아야 한다. 잠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해 오후 시간에 졸릴 경우에는 20분 미만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식사 역시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 좋고,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나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를 자주 마시는 건 피해야 한다. 오히려 밤에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을 방해하여 낮 동안의 졸음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 하는 환경도 중요한데, 미세먼지 오염이 너무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봄의 한낮이라면 기온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춘곤증을 막는 데에는 전체적으로 스트레칭이나 체조도 좋다. 졸음이 쏟아질 때에는 건물의 계단이나 가까운 곳을 걸으면 좋고, 이때틈틈이 몸의 근육과 인대를 늘여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더욱 좋다.
과식하지 않되 봄나물 챙겨 먹어야
춘곤증을 해결하는 데에 약이나 별다른 음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평소처럼 규칙적인 시간에 일정한 양을 먹으면 된다. 즉 식사를 건너뛰거나 과식은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봄나물을 챙겨 먹으면 피곤함이나 나른함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봄나물의 어린 싹에서 나는 쓴맛이 입맛을 돋우거나 몸의 기운을 다소 높인다는 것이 한의학적인 설명이다. 봄에 나는 냉이, 달래, 씀바귀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우선 냉이는 쓴맛보다는 단맛이 있는 편인데,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이롭다고 한다. 반면 달래는 매운맛을 지니고 있으며,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씀바귀는 쓴 맛이 나는데, 위장 기운에 활력을 주고 소화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물이다.
졸음 일으키는 다른 질환과는 구별해야
춘곤증은 말 그대로 봄에 나타났다가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졸음이 계속된다면 혹시 다른 전신 질환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당뇨를 비롯하여 갑상선 질환이나 감염병 등의 초기 증상에 피로와 참을 수 없는 졸음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우선 당뇨의 경우 대표적인 증상은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과식을 하는 것인데, 초기 증상으로는 피로가 나타날 수 있어 춘곤증처럼 오후에 졸릴 수 있다. 다음으로 갑상선 질환의 경우 갑상선 기능이 내려간 경우 졸음과 피로는 물론 추위를 많이 타거나 동작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이 올라간 경우에도 우리 몸의 대사 작용이 활발하다 보니 피로가 쉽게 쌓여 오후에 졸음이 쏟아지곤한다. 갑상선 질환은 단순히 졸음뿐만 아니라 다른 증상도 많으니 자신의 증상을 잘 살펴보면 춘곤증과는 구별이 가능하다. 이 밖에 결핵이나 간염과 같은 감염병이 있을 때에도 피로를 자주 느낄 수 있으며 졸음도 자주 온다. 최근에는 20~30대에서 A형 간염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경우 피로와 졸음은 물론 구역, 구토, 피부나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등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어도 춘곤증처럼 오후 졸림 현상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밤에 잠을 자면서 30초~1분가량 호흡이 멈추면서 깊은 잠을 방해하는 증상으로, 숙면을 취할 수가 없게 돼 오후 졸림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심한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고혈압, 당뇨, 심장 및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