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씨의 고민
“최근, 1억 원의 목돈을 손에 쥐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차곡차곡 쌓은 적금을 탔거든요. 전 이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막상 투자하려고 하니까 고민되고 망설여지는 게 너무 많습니다. 어떤 부동산을 사야 할지, 산다면 어떤 곳을 골라야 할지 확신이 안 서네요.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남기려면 종자돈을 어떻게 굴려야 될까요?”
부동산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아파트의 경우, 아직 집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시세차익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공급 감소 원인과 중·단기 주택수급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30만 가구며, 연간 아파트 수요인 33만~34만 가구(전체 주택수요 42만~43만 가구의 80%)보다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11년 입주물량은 27만 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은 수치다. 내년엔 3만~4만 가구, 내후년엔 6만~7만 가구의 아파트 공급부족이 생긴다는 얘기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고 볼 경우 아파트 가격은 오를 일만 남았다.
물론, 아직 다른 변수들이 많은 만큼 집값 상승세를 단언할 순 없고, 모든 지역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지역별·면적별·계층별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서울과 가까운 위례·광교 등을 제외하면 수도권 외곽 공공택지는 교통망 미비로 미달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반면, 서울은 신규택지가 고갈된 데다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멸실되는 주택 수도 많아 주택난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아파트는 시세차익이 크지 않더라도 환금성이 높은 데다 최악의 경우, 언제든지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실용적 가치를 갖고 있다.
문제는 종자돈이 1억 원이라는 것?
사실 1억 원으로는 맘에 드는 아파트를 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오피스텔 투자다. 최근 아파트 전세가 고공행진을 거듭함에 따라 전세를 구하기 힘든 20~30대가 출·퇴근이 편한 역세권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정부의 8·23 전세대책에서 전용면적 60㎡까지만 허용됐던 오피스텔 바닥난방이 85㎡ 이하로 확대된 것도 관심을 끈다. 사실상 소형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어진 셈이다. 또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업무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1실을 보유해도 아파트 청약시 1순위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총부채 상환 비율(DTI, Debt To Income) 규제 강화도 오피스텔 투자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9월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 원을 초과하면 DTI가 서울 50%, 인천·경기지역 60%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로 아파트를 사기 힘들어지면서 비교적 대출이 쉬운 오피스텔 시장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오피스텔 투자는 또 다주택 세금 부담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로 수도권 인기지역의 오피스텔은 매물이 상대적으로 귀해지고 매매가도 최근 500만~1,000만 원이나 오른 곳이 적지 않다.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가는 4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오피스텔은 과거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 3년 동안 신규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2005년 4,764실이었던 전국 오피스텔 공급량이 2006년 1,037실, 2007년 1,527실, 2008년 2,016실로 줄었다. 올해는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입주예정 물량이 1,842실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오피스텔 매매가가 내년에도 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오피스텔의 주요 수요층인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1995년 164만 가구에서 2007년 330만 가구로 급증했다. 2030년엔 471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 목적 오피스텔을 고를 때는?
풍부한 배후수요를 가진 서울 강남과 도심권 중 역세권에 위치한 곳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 가격은 교육이나 조망 등 환경적인 여건보다 업무지구 접근성이나 교통여건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선릉역~삼성역간 테헤란로를 따라 소형 오피스텔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 서초동 일대와 천호동 주변도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깝다는 의미)과 풍부한 인프라를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마포 등 도심도 여의도에 직장을 둔 젊은 수요층의 관심이 꾸준한 편이다. 송파와 한남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도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대학가 주변 오피스텔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오피스텔을 살 때는 전용률을 꼭 확인해야 한다. 공용시설이 많고 주거용이 아닌 경우도 있어 전용률이 일반 주택에 비해 현저히 낮을 수도 있다. 주차면적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오피스텔 투자의 장단점은?
오피스텔은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강점이나 매매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약점을 갖고 있다는 걸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실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가격 상승률이 다른 수익성 상품에 비해 높지 않은 데다 매매차익 실현도 쉽지 않다. 사긴 쉽지만 팔기 힘들고, 팔 때 매매차익을 챙기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는 초기에만 프리미엄이 반짝할 뿐 분양가 수준이나 그 이하로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오피스텔 투자는 가격상승에 따른 양도차익보다 보유기간의 임대수익 획득에 목적을 둬야 한다. 투자할 곳의 공실률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피스텔 투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일반인들에게 적합한 투자상품이며 분양업체 선전만 믿지 말고 직접 발품을 팔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