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씨의 고민
“직장생활 12년차고 30대 후반인 직장인입니다. 다음달부터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더 이상 붓지 않아도 되죠. 7년간 매달 70만 원씩 꼬박 꼬박 적금을 내, 그 동안 넣은 원금이 무려 5,880만 원입니다. 이자수익 등이 발생해 손에 쥐게 될 목돈은 7천만 원에 가깝습니다. 또 아내가 그동안 생활비를 아껴 모은 저축액 3천만 원까지 합치면 목돈 1억 원을 챙길 수 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마련한 목돈 1억 원을 이젠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금융기관에 넣는 것은 가장 보수적이면서 가장 안전한 재테크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시간이란 말이 있다. 시간은 단 1초도 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에 목돈을 넣어두면 해가 지고 달이 뜰 때마다 이자가 붙는다. 공휴일과 휴일에도 이자가 생기니 이만한 투자가 또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금리다. 모든 재테크의 기본은 금리에서 시작된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최근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금리 상승기가 도래한 것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은행의 고금리특판예금이다. 은행들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예금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4% 후반까지 인상됐다. 고금리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3~4개월 전만 해도 연 3%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2년 또는 3년 만기 상품 중에서는 연 5%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종종 있다.
예금상품을 고를 때는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 외에 우대금리 조건도 잘 살펴야 한다. 단, 은행에서 홍보하고 있는 금리는 우대금리를 최대한 반영한 최고 금리인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생각보다 금리가 낮을 수 있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1년짜리 정기예금에도 연 5%대의 금리를 주는 곳이 적지 않다.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한 곳당 5천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를 해주는 만큼 5천만 원 미만의 돈을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해 예치해 놓으면 안전하다. 우정 씨의 경우 4천만 원, 4천만 원, 2천만 원 정도로 나눠 저축은행 3곳에 넣어두면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왕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린다면 고금리 후순위채도 눈여겨 볼만하다. 만기가 5년 이상이지만 연 8%대의 고금리다. 그러나 후순위채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닌데다 다른 채권에 비해 순위도 밀리기 때문에 만약 해당 채권을 발행한 은행이 파산한다면 떼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사이트나 상호저축은행 중앙회 사이트에 가면 은행별 경영상태가 나와 있다.
연 5%대의 은행금리에 만족할 수 없다면 주식투자 나서기
사실 올해 주식시장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대형주 가운데 100% 수익률을 낸 주식도 적잖다. 물론, 지금이 대세 상승기라면 지금 뛰어든다 해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능성에 불과하다. 주식투자를 할 때 가장 큰 오류는 사람들은 항상 주식이 오르는 것만 생각한다는 데 있다. 주식은 오를 때도 있지만 떨어질 때도 있다. 오히려 떨어질 경우가 더 많다.
그래도 주식투자에 나선다면 금리상승 수혜주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위에서 전망한대로 금리는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리상승은 통상 주식시장에는 악재다. 보다 비싼 대가(이자)를 치르고 돈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시중에 풀린 돈이 줄고, 이는 결국 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기업 중에도 금리가 오르면 수익이 더 좋아지는 곳들이 있다.
특히, 은행은 금리가 상승하면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폭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은행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 금리가 인상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확장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철강 등과 같은 소재 관련주도 수혜주가 될 수 있다.
주식은 사고 싶은데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투자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지금은 원자재 관련 펀드가 주목된다. 금리가 상승하는 경기 확장기엔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이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범위가 크게 제한되는 점 감안
부동산 투자는 단위가 큰 만큼 1억 원으로는 살 만한 매물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가 제격이라고 추천한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고 전매제한 금지조항도 없다. 또 주거용으로 사용해도 청약가점제에서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무주택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오피스텔 투자는 시세차익 뿐 아니라 연 7~8% 수준의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임대가 쉬운 소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밀집지역이 유리하고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주택에 관심이 있다면 연립주택이나 빌라 등을 전세로 안고 사는 것도 방법이다.
발품을 판다면 1억 원 정도로 살 수 있는 빌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