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시작하는 경제교육
경제교육 꼭, 해야 하는가?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하는게 좋다. ‘습관’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개념과 원리를 배우면 가계와 기업, 국가, 세계의 흐름을 알게 된다. 용돈을 배우면 정당한 돈 벌기, 현명한 소비, 미래를 위해 현재의 단맛을 억제하며 저축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 이 같은 경험은 어떤 분야보다 강하게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궁극적으로 경제교육은 ‘합리적 선택’을 알게 하고,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돈이나 경제는 나이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된다”고 말하지만 돈과 관련된 경험은 다른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치명적일 수 있다. 부모나 아동 강의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어릴 때 경제교육을 받으면 부자가 되나요?” 그럴 때 나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물론 ‘경제교육=부자’는 아니다. 경제교육은 ‘합리적 선택’에 대한 교육이다. 생각주머니를 키우는 훈련이다. 이런 교육과 경험과 사고는 부자의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는 뜻이다.
용돈에서 키우는 경제관념
용돈관리 아홉 가지 원칙
① 용돈을 보상이나 징벌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② 용돈은 정기적으로, 정해진 만큼만 준다.
③ 타협은 없다. 정한 금액보다 더 달라거나 미리 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④ 저축은 분명한 목표를 세우게 한다.
⑤ 대가없이 주는 용돈과 일한 대가로 주는 소득은 구분해서 운영한다.
(자녀들이 당연히 할 일은 용돈에 포함된 것이며, 소득은 절전, 구두닦이, 벼룩시장 판매 등 근로의
대가)
⑥ 필요한 물건을 모두 사줘 소비할 기회를 빼앗지 않는다.
⑦ 소비는 총 수입(용돈+소득+기타)의 30%를 넘지 않도록 한다.
(기타=친인척이 주는 돈, 세뱃돈 등)
⑧ 기부를 알고 실천한다.
⑨ 용돈기입장을 꼭 쓰고 평가하는 기회를 가진다.
경제교육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경제교육은 전문적이고, 어렵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그렇지 않다. 경제는 생활 그 자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용돈 활용을 꼽을 수 있다. 용돈은 ‘남이 주니까 나도 주는 돈’도 아니고, ‘옆집 엄마보다 더 많이 주며 우월감 느끼는 기회’도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게 ‘돈’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알려주고, 올바른 습관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용돈은 돈을 바로 알고, 제대로 쓰고, 저축을 위해 당장의 욕구를 억제하는 훈련을 하는 ‘종합 경제교육 방법’이다. 10년 넘게 경제교육을 업으로 하면서 확신을 갖게 된 것이 있다. “용돈관리로 어릴 때 필요한 경제교육의 80%는 해결할 수 있다.” 용돈은 돈 벌기(소득), 쓰기(소비), 모으기(저축), 나누기(기부) 등 돈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을 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게 ‘올바른 용돈관리’. 용돈을 주기 전에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지 계획(예산)을 짜고(소비, 저축, 기부) -> 가능한 계획대로 지출하고(실천) -> 그 내용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용돈기입장)이다.(올바른 용돈관리의 세가지 원칙)
자녀들에게 남들이 주니까 주고, 쓰고 남는 돈 저축하면 잘했다고 칭찬할 거라면 용돈을
안 주는게 낫다. 주기로 했다면 사전에 계획을 짜게 하고, 계획대로 실천했는지 한달에 한번은 살펴볼 정도의 관심은 가져야 한다. 돈에 대한 태도, 습관, 사고는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용돈관리는 많은 교육적 요소를 담고 있다. 소득, 소비, 저축, 기부, 신용, 예산, 계획구매(과소비나 충동소비 안 하기), 현명한 선택, 목표의식, 자기주도적 생활, 돈의 가치 등 용돈교육은 자녀 경제교육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며, 최선책이 될 수 있다. 전제가 있다. 최소한 ‘올바른 용돈관리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어린이 경제교육은 ‘가정’이다. 그리고 ‘용돈’이다. 여기에 외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KB금융그룹, 우리은행, 신한은행 금융박물관 등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료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방학 중에는 여러 기업에서 경제 금융캠프를 실시한다. 거래하는 은행과 보험회사의 홈페이지를 눈여겨보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부자 되는 습관
세계 최대 부자의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두 사람이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멕시코 통신재벌 회장 카를로스 슬림이다. 카를로스 슬림은 “내가 부자가 된 것은 어릴 때부터 용돈관리 덕분이다”라며 “나는 큰 부자가 된 지금도 용돈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용돈관리 교육은 ‘돈 아끼는 훈련’이었지만 요즘은 ‘부자 되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돈 관리와 몸에 밴 습관, 돈에 대한 바른 가치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다음과 같이 물었다. “엄마, 아빠. 우리집은 몇 평이야?”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넌 공부만 하면 돼!” “28평이다.” “왜 집이 좁니?” “…”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대답은 뭘까? “이게 왜 ‘우리집’이니? 이 집은 엄마, 아빠의 노후대책이야.”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돈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과 경제적 자립심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초등경제, 그리고 용돈
글. 최선규(초등경제교육연구소장)
어린이 경제교육, 어렵기만 할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말을 하자면, 경제활동이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상품들을 만들고(생산), 나누고(분배), 바꾸고(교환), 쓰는(소비)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은 이미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를 가르쳐야 한다. 물론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려고 노력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금방 지쳐버리는 이유는 부모도 경제를 굉장히 큰 것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접근했기 때문에 아이도 지치고 부모도 지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 물론 아니다. 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정에서의 경제교육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용돈을 이용한 경제교육이라는 방법이 있다. 아마도 부모들에게 ‘용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자기의 책임하에 쓸 수 있도록 주는 돈’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올 것 같다. 좋은 답이기는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정답을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자기 책임하에 쓸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주는 정액의 돈’이다. 아이의 경제활동은 정기적으로 주는 정액의 돈에서부터 시작된다. 매주 1회, 또는 매월 1회씩 지급받는 정액의 돈이라야 아이는 자기의 지출계획이나 저축계획을 세울 수 있다. 어른도 마찬 가가지로 정액의 봉급을 받는 사람이 수시로 수입이 있고 없고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정확한 계획 속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와 함께 ‘용돈계약서’를 쓰고 ‘용돈기입장’을 검토하는 것이 아이의 경제적 개념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용돈기입장 어떻게 써야 하나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이 돈을 어디에 썼는가를 검사하거나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이 반드시 옳은 일에만 돈을 쓸 수 있다면 그 아이는 경제적 부분에서는 이미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아직 경제 초보자일 뿐이다. 따라서 한달 동안 경제활동을 함께 살펴보고 그중 잘못된 점을 찾아 같이 반성하고 고쳐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하고, 그 용돈기입장을 같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어머니들도 가계부 쓰기의 어려움과 수고로움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돈은 어른들처럼 매번 영수증이 발행되는 형태가 아니므로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자칫 사용내역을 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용돈메모장을 만들어주어 그때그때 사용한 금액을 적어놓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날짜를 정해 엄마와 같이 앉아 엄마는 가계부를 아이는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하면 아이는 그 일을 즐거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날짜를 잡아 아이와 함께 용돈기입장을 검토하면서 잘된 부분은 칭찬하고, 잘못된 점은 지적을 하여 긍정적으로 개선해가는 것이 아이들의 경제생활을 연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용돈기입장 쓰기
첫째, 수입란을 세가지 종류로 나눈다.
수입
• 고정수입(固定收入) 엄마와 용돈계약서에 의해 지급되는 정해진 날, 정해진 액수의 수입
• 근로수입(勤勞收入) 용돈이 부족했을 시 심부름 등에 의한 수입
• 증여수입(贈與收入) 용돈 이외에 친척들이 준 세뱃돈 등
이렇게 하여 아이들이 내게 들어오는 돈은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것인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용돈이 부족한 경우에는 몸을 사용하여 더 많은 소득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도 느끼도록 하는 것이며, 가끔은 생각하지 않았던 소득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둘째, 지출란은 네개로 나눈다.
지출
• 소비(消費)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쓰는 돈을 말한다.
• 나를 위한 계획(計劃) 내가 쓰기 위해 모으는 돈.
가격이 높은 장난감을 산다거나, 읽고 싶은 책을 산다거나 할 때를 위해 기회가 있을때마다 모으는 돈
• 우리를 위한 계획(計劃) 부모님의 생일이나 여러 기념일, 형제나 친구들의 축하할 때를 대비해 조금씩 모으는 돈
• 희사(喜捨)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 또는 사회 전체를 위해 나름대로 계획에 따라 모으는 돈. 일반적으로 의무적으로 내는 것 같은 ‘기부’보다는 즐거워서 내는 ‘희사’가 어린이들의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여 아이들이 내게서 나가는 돈은 어떤 경로를 통해 나가는 것인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소비를 제외한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저축’이라는 부분이다. 이유 없이 저축하는 것보다는 내가 쓸 곳을 정해놓고 저축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기대감과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세개의 저금통을 준비해 주고 그 저금통의 겉에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라는 표시를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아이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면, 그 돈을 은행에 예금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장을 가진 아이는 자신의 잔액을 숫자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셋째, 잔액란도 네개로 나눈다.
잔액
• 잔액(殘額) 수입 중 지출(소비만이 아닌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 포함)을 제외한 금액을 적는다.
• 나를 위한 계획(計劃) 자기가 계획한 부분의 잔액이 계속 쌓여갈 것이다.
• 우리를 위한 계획(計劃) 마찬가지로 계속 불어날 것이다.
• 희사(喜捨) 이 역시 마찬가지로 불어날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나를 위한 계획’, ‘우리를 위한 계획’, ‘희사’의 경우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지갑에서는 지출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저금통이나 은행통장의 경우에는 수입이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이가 생각한 목표에 도달하여 그것을 꺼내 사용했다면, 그 금액만큼 수입이 되었다가 다시 지출로 나가는 것이라는 부분이다.
아이는 자신의 ‘저축’이 다시 ‘수입’이 되어 ‘더 큰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느낄 것이고, 이것이 미래의 경제인으로서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어른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