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의 기본, 종잣돈 모으기
글. 김진석(행복가정경제연구소 부소장. 사교육비 재테크 저자)
1. 종잣돈을 ‘왜’ 모아야 할까?
종잣돈이란 말 그대로 종자(씨앗)가 되는 돈이다. 종잣돈을 잘 활용해 10배, 20배, 100배의 결실을 맺기 위해 종잣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돈을 불리기 위해서는 종잣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물론 큰 눈덩이가 굴러가는 것이 작은 눈덩이가 굴러가는 것보다 더 큰 눈덩이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단지 그뿐이다. 중요한 것은 모아진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바로 목표에 대한 부분이다. 목표는 지속하는 힘을 준다. 목표가 강렬할수록 그 힘은 더 강해진다. 어떤 경우에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재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경제적 자유’다. 경제적 자유란 단순히 부를 쌓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경제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 미리 등록금이 준비되는 것이고, 이사를 할 때 주택자금이 준비되는 것이고, 은퇴를 맞이할 때 노후생활비가 준비되는 것이다. 이런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일련의 경제활동이 어떤 이에게는 ‘종잣돈을 모으는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목표한 시기에 목표한 금액이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2.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하자
경제적 자유를 준비하는 첫 단계는 진단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언제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필요한지, 가용자산의 규모와 저축 가능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진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작업이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과 재무목표를 달성할 자원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무목표를 세울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라이프 사이클을 그려보는 것이다. 라이프 사이클은 현재를 기준으로 언제 어떤 재정적 지출이 발생할지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재무목표를 명확하게 해 준다. 재무목표가 정해졌다면 이제 재무목표를 달성할 자원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것은 현재까지 경제생활의 결과로 형성된 재산과 수입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수입과 지출을 대략적으로 정리한 ‘현금흐름표’와 자산상태를 표시한 ‘자산현황표’를 만들어 보는 것이 도움된다.
다음 단계는 평가다. 현재 하고 있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다. 평가 기준은 철저하게 진단해서 나온 재무목표를 중심으로 하여야 한다. 즉, 재무목표가 설정된 상태에서 현재 하고 있는 방법이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 그 효율을 측정해 보는 것이 바로 평가인 것이다. 이 단계는 현재 하고 있는 방법에 대한 평가이므로 바로 지금 각 금융기관에 가입한 금융상품을 정리해 보자. 은행 적금과 예금통장, 펀드통장과 보험증권을 꺼내 놓고 우리 가정의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다. 재무목표의 순위와 중요도, 크기에 따라 어떤 금융기관을 더 많이 거래해야 하는지 어떤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지가 결정된다.
3. 조정하고 재구성하자
다음 단계는 조정이다. 진단과 평가를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진단과 평가의 결과 현재 하고 있는 수단이 가장 효율적이라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 그러나 대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실천을 하여야 한다. 저축의 경우 이율이 낮음에도 현재의 저축을 그대로 가져간다면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지장이 생기게 될 것이다. 보장성 보험의 경우에도 보장 효과가 적은 현재의 보험을 유지한다면 지금까지 낸 보험료가 아깝기는 하겠지만, 제대로 보장을 받지도 못하면서 앞으로 내는 보험료는 더 큰 손실이 되게 될 것이다. 즉, 지금이라도 재무목표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인 것이다.
4. 주기적으로 관리하자
조정된 포트폴리오를 지속하는 힘은 다시 진단하고 평가하고 조정하는 관리에서 나온다.그러므로 주기적으로 자신의 꿈, 목표를 들여다보고 재정 상태를 확인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여야 한다. 관리를 위해 유용한 방법으로는 먼저 ‘가계부쓰기’, ‘통장쪼개기’ 등이 있다. 가계부는 가정의 예산과 결산을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에서 단순히 금전출납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잘 쓰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고 늘 재원이 부족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통장쪼개기는 최소한 4개의 통장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4개의 통장은 소득통장(급여통장)을 기본으로 예비비통장(비상금 통장), 저축통장, 소비통장을 말한다. 다음은 정기적인 점검이다. 6개월이든 1년이든 정기적으로 첫째 단계에서 셋째 단계를 반복해 보도록 하자. 혹 스스로 관리하기 어렵다면 믿을 만한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점검을 받는 것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가 부자를 꿈꾸고 있기에 종잣돈 만들기라는 화두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삶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방법을 안다고 경제적 자유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해답은 실천에 있다.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도 실천하자. 조금씩 변하는 자신과 가정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연령별 종잣돈 모으기 3계명
글.신찬옥(매일경제 기자, 언니의 비밀통장·브런치 재테크 저자)
20대, 황금알을 차곡차곡 모아라
‘0원’에서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꼭 기억하라! 매달 나오는 월급이 ‘황금알’이라는 것을. 20대는 딴 것 없다. 무조건 황금알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 열심히 모으고 키워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드는 것이 부자 되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차 사고 가방 사고 술 먹는데 황금알을 써버리면, 거위는 영원히 키울 수 없다. 2천만원이든 3천만원이든, 첫번째 종잣돈을 만들 때까지는 무조건 저축하라. 몇 %를 저축해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정답은 ‘할 수 있는 한 많이’다. 금리 높은 적금을 찾아서 매달 꼬박꼬박 모으고, 만기가 되면 정기예금으로 옮긴 후 새 적금에 가입하는 게 정석이다. 당장은 쪼들리고 힘들더라도, 종잣돈을 쥐게 될 날을 떠올리며 허리띠를 졸라매 보자.
‘인생 한 방’이라며 주식이나 펀드에 기웃대다가는 황금알 다 깨 먹고 피눈물 흘리는 수가 있다.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상품은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5만원 미만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 20대 종잣돈 만들기 3계명 ★
① 신용카드는 지름신을 부른다. 체크카드로 지출관리하자.
② 보험은 실비와 암 정도면 충분하다. 비싼 보험은 나중에 들어라.
③ 만에 하나 적금을 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2~3개로 나누어 가입하자.
30대, 황금알 낳는 거위를 키워라
첫번째 종잣돈을 모았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울 차례다. 20대에 하던 것처럼 매달 적금은 계속 넣으면서 슬슬 투자에도 눈을 돌려보자. 이때 명심할 것은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모아둔 황금알마저 날릴 수 있다는 것! 20대부터 꾸준히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금융상품을 공부해두라고 조언한 것은 이 때문이다. 투자 왕초보에게 권하는 상품은 한국증시에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펀드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으니,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시장을 공부하자는 것이다. 증권사나 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서 가입하고, 적금처럼 매달 돈을 넣으면 된다. 예·적금과 달리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으니, 처음엔 월 저축액의 10% 정도로 시작해보자. 3년쯤 적립해서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투자대상과 월 납입금액을 늘려도 좋다. 인덱스펀드와 함께 수익을 내줄 짝꿍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다. 삼성이나 현대차그룹주 펀드나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펀드, 배당주나 소비재주식펀드 등 선택지는 많다. 열심히 공부해서 주식시장을 보는 눈이 생겼다면, 직접 주식 사고팔기에 도전해도 좋다. 단, 그 종목을 철저히 분석한 후 우량주라는 판단이 섰을 때만 투자해야 한다.
★ 30대 종잣돈 만들기 3계명 ★
① 투자 입문은 적립식 펀드로, 왕초보 권장 투자기간은 3년이다.
② 펀드에 익숙해졌다면 ETF(Exchange Traded Funds)에 도전해보자. 수수료도 저렴하고 소액으로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③ 우량주를 골라 매달 꾸준히 사 모으는 것도 방법이다.
40대, 황금알을 잘 나누어 담아라
20대와 30대에 종잣돈을 잘 모은 사람이라도 40대가 되면 돈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자동차 사고, 집 구하고 아이 키우는데 ‘황금알’을 다 써버렸기 때문. 이 시기 최우선 재테크 목표는 빚을 줄이는 것이다. 빚을 다 청산했다면, 다시 황금알 모으기로 돌입한다. 40대에는 20대와 달리 황금알을 잘 나누어 담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자금, 주택마련자금, 노후자금 등으로 나누어 여러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따져볼 것은 ‘몇 년 후에 쓸 돈인가’ 하는 점. 1년~3년 미만이면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권 예·적금, 3~5년 사이라면 적립식펀드로 굴린다. 노후자금 같은 경우 연금상품에 가입해 ‘연말정산 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다. 여윳돈이 많다면 7년 이상 내다보고 저축성보험 상품을 고려해 봐도 좋다. 하지만 사업비와 수수료가 높고 7년 이내에 해지하면 손해를 보게 되니 소액으로 가입한다. 상품에 따라 여유가 생기면 추가로 돈을 넣을 수도 있고, 추가 납입분은 사업비도 저렴하니 일거양득이다.
★ 40대 종잣돈 만들기 3계명 ★
① 빚 청산이 먼저다. 금리가 저렴한 대출로 갈아타기도 고려해보자.
② 예·적금은 물론 펀드, ELS, 연금상품, 저축성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적절하게 활용하라.
③ 소액이라도 노후자금은 꾸준히 적립하겠다고 마음먹자. 전업주부라면 국민연금 임의가입(최소 납입금액 89,100원 10년 납입)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