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집값 회복 신호 켜질 것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건설부동산부 기자>
1 거래 개선 전망
부동산 법안・지방선거 주목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시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이 평균 0.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설문조사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은 1% 상승, 지방은 1% 하락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상반기에 회복 신호가 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잇달아 통과된 부동산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폐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상정, 의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60%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로 지난 2004년 도입됐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도의 적용을 한시적으로 미뤘다. 주택건설업계는 이 제도의 영구 폐지로 주택 구매력이 있는 계층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은 “다주택자가 갖고 있는 기능 중 하나가 여분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시장의 순기능을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택시장의 상승 요인으로 6월 지방선거도 들 수 있다. 보통 선거철에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 선거공약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200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강북지역 ‘뉴타운 개발’ 공약으로 노원구와 도봉구 등의 집값이 서울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뛴 사례가 있다. 반면 악재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장기간 집값 하락에 따른 학습효과 등은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 전셋값 고공행진 지속
수급불균형이 원인
지난해 주택 임차시장은 ‘전셋값 상승’으로 몸살을 앓았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0% 넘게 뛰어 상승률이 1년 전 2.46%의 4배에 달했다. 전세가율이 70~80%에 이르는 곳도 속출해 전세난민의 행렬은 서울에서 수도권 외곽, 지방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올해에도 전셋값 고공행진이 지속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세난의 근본적 원인인 ‘수급불균형’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머니투데이방송(MTN)이 부동산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의뢰, 분석한 결과 전체의 80%가 올해 ‘전세 강세현상’이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약화되면서 세입자는 전세에 눌러앉기를 고집하고, 저금리 시대에서 집주인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다 보니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폭은 올해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28만 5,000가구로 지난해보다 36.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방은 지난해보다 입주 물량이 50% 이상 증가해 전세 구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정책대응 2014년에도 지속돼
글. 함영진 <부동산114(주) 리서치센터장>
1 거시경제 회복 긍정적
다만 미국 통화정책 반전으로 금리 상승 리스크
부동산이 자본시장과 연결되는 등 글로벌 경제와 동조화되면서 국내외 경제성장률과 같은 거시경제 지표는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외부변수로 작용 중이다. 주택시장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거래보다 실수요 중심의 중소형 거래로 재편되면서 경기와 밀접한 실물지표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DI와 한국은행 등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이 잇따라 2014년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전년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하는 등 민간소비와 수출여건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회복은 더디나 유럽의 불안정성에 내성이 생기고 있고 움츠러들었던 미국 경기 움직임이 개선 조짐을 보이며 한국경제도 최대 3% 중후반에 육박하는 경제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고, 미국 통화정책 반전에 따른 금리변동 리스크와 지표경기 및 체감경기 괴리를 무시할 수 없겠으나, 2014년 각 기관에서 추정하는 실물 지표 개선을 담보할 수 있다면 부동산시장의 구매력 회복에도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수도권 제한적 회복
실수요자 주택구입 및 전월세 안정 대책 지속 예정
2013년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4번(4.1, 7.24, 8.28, 12.3대책 등)이나 발표됐다. 대부분의 대책은 위축된 주택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세제와 금융정책 등으로 주택의 양적부족 문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주택 공급을 축소하는 공급조절책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전셋값 상승과 주택거래 감소란 이중고를 해결키 위한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과 실수요자 저리대출이 주종을 이뤘다. 주택공급을 축소하고 주택수요를 진작하는 부동산 정책대응은 2014년에도 지속돼 실수요자의 주택구매 환경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국민주택기금 등을 활용해 즉각적인 정책대응과 시장현실화가 가능한 금융정책과 달리, 국회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세제정책 즉,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책 등은 여야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정당 활동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정책변수로 작용하며 제한적 규제완화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신축주택 및 1세대 1주택자의 기존주택 양도세 5년 감면 혜택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정책이 2013년 말 종료된 상황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부동산 민생법안 통과가 지연된다면 정부의 금융정책 효과만으로 투자자의 시장 참여나 주택시장 회복세에 힘을 실어주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편 2014년 6월 4일 치러질 지방선거는 토지시장에 국지적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물론 선거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실천되는데 차이가 크고, 주택 등 부동산시장 침체로 토지거래와 가격 움직임이 크게 둔화되며, 개발시장의 원재료로 인식되는 토지시장의 기초체력이 바닥에 머물고 있는 것이 문제지만, 지자체장 선거 시 도로 및 기반시설 건설 공약 같은 지역의 숙원 민원사업이 부각되며 국지적 지역변수로 작용할 요인도 있다.
3 아파트 입주 증가
전세시장 가격 급등 제동 거나?
2014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6만 6545가구로 전년대비(19만 4776가구) 36.8% 증가한다. 수도권은 11만 4777가구, 지방은 15만 1768가구로 각각 전년대비 36~38% 물량 확대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대전, 전남, 전북, 세종시 등 전년대비 입주공급 개선으로 일부 지역은 급등하던 전셋값 상승이 둔화되는 진정제 역할이 기대된다. 하지만 세종시와 지방 혁신도시의 주택 재고 확대가 전세시장 가격상승에 제동을 거는 순기능만 기대해선 안 된다. 전세시장의 또 다른 복병은 전세상품의 월세구조화다.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는 경향이 큰데다 만성적 전세 매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서울 등 수도권은 은행이자보다 높은 월세이율 탓에 보증부 월세상품이 확대되는 월세구조화가 진행돼 국지적 임대차 시장 불안감이 남아있다.
4 신규분양 감소
중소형 주택 공급비중 증가 추세 지속
2014년 민간 신규 분양예정 사업지는 177,923호(2013년 12월 조사기준)로 전년 수준(201,381호)에 비해 1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률에 도움을 주던 신축주택 5년 양도세 감면정책이 2013년 말 종료된데다 공공주택지 위주로 지구해제와 분양일정 조정 등 정부 주택공급 축소의지가 구체화되며 공공부문 위주로 주택공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9월 말 기준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이 전국 28.2만 호로 전년 동기 37.3만 호에 비해 4.4% 감소하면서 향후 신규 공급시장의 위축이 예상되는데다, 지방 공급시장을 주도하던 혁신도시의 공격적인 개발도 다소 주춤하면서 지방위주로 공급 축소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 청약자의 분양선호도는 2014년까지 이어지면서 서울 강남권 등 유망 정비사업 청약강세나 전용면적 85㎡ 이하 실수요 평면의 분양선호 양극화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례로 강남구 고덕시영, 가락시영, 개나리6차, 신반포한신1차 재건축 일반분양, 위례엠코타운센트로엘 등 청약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선방이 예상된다.
5 주택시장 투자 TIP
2013년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며 저점을 탐색하던 수도권 주택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중소형 주택규모 위주의 완만한 회복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줄면서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소비심리와 중소형에 집중된 정부의 주택소비 진작책의 양극화 때문이다. 재고주택시장의 추격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시세보다 저렴한 저가 급매물 위주의 구매패턴과 함께 대형보다는 중소형 평면 위주의 실수요 접근이 필요하다. 대략 주택의 유상거래는 70만 건 안팎에서 움직이며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이고, 강남권 등 일부 고급유효수요가 잔재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공급희소성이 반영된 중대형 주택시장의 부활은 1~2년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반면 2012~2013년 가격상승에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던 지방주택시장은 입주량이 폭증하는 지역 위주로 수요에 한계를 보이며 약세를 보이는 등 위축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2011년 전후로 공급된 물량의 입주 현실화와 꾸준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됐던 만큼 과거 수도권 분양시장의 고질적 악재였던 입주적체가 재현되거나 채무상환 우려가 부각될 수 있으니 매입지역 선별에 유의해야 한다.
짝수 해 전셋값 상승 속설과 달리 아파트 입주증가와 누적된 전셋값 상승 피로감으로 2014년 전셋값 상승세는 전년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구조적 패러다임 변화로 보증부월세 전이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수도권 임대차 재계약 대기자는 순수 전세만 고집하기보다 재계약 시점에 전세이율 등을 살펴 보증금과 월세를 조율하는 등 임대인과 가격 교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