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에게도 빚테크가필요할까?
그러나 빚이 많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현재 부채의 분포를 보면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 가계의 부채가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계의 약 10배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부자 가계를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갚을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며, 오히려 부채를 통해 돈의 융통을 원활히 하거나 좋은 투자의 기회를 잡는 등 자산관리의 도구로 적절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산 및 소득 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빚을 내는 경우이다.
과도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상환 능력 이상의 돈을 빌렸다는 뜻이다. 당장은 원금이나 이자를 잘 상환하고 있다 해도 두세 달 가량 소득이 끊길 경우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과도한 대출을 받았다는 신호이다. 또한 현재 부채가 없는 가계라 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한 비상금이나 저축 및 보험 등을 마련해두지 않았다면 ‘빚’으로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빚 때문에 가계가 힘든 이유는 대개 높은 이자 부담 때문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근근이 빚을 상환하며 버티는 삶의 질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본격적인 저축이나 투자는 꿈조차 꾸기 어려워 우리 삶을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인 희망이 줄어든다는 사실에 있다.
현재 우리 가계는 어떤 상황일까? <표2>의 문항을 통해 한 번 확인해보자. 하나라도 해당되는 항목이 있다면 지금 당장 ‘빚테크’를 시작해야 한다. 예전, 부동산 활황기 시절의 빚테크는 대출을 통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레버리지 투자’를 의미했다면 요즘 세상의 빚테크는 부채로 곤란을 겪지 않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1) Loan to Value : 주택담보가치 대비 대출 가능 금액 비율
<표2> 빚테크, 나에게도 필요할까?
현재 부채가 “없는” 사람
1. 갑자기 오늘 내로 200~300만원의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대출밖에 방법이 없음
2. 종종 현금이 없어 곤란을 겪음
3. 본인 및 가족을 위한 질병·상해보험이 없음
현재 부채가 “있는” 사람
잘 상환하고 있는 사람
1. 두세달 소득이 끊기면 상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음
2. 월 소득의 40% 정도를 상환에 모두 할애해도 5년 이내로 현재 채무를 모두 갚을 수 없음
연체 중인 사람
1. 현재 소득으로는 연체액 및 이자를 갚을 수 없음
2. 자산을 처분하여 연체 금액을갚아도 2~3달 내로 다시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하나 이상의 항목에 해당한다면 당신에게도 빚테크가 필요하다.
2. 핵심! 빚테크 전략
현재는 빚이 없지만, 앞으로도 빚으로 곤란을 겪지 않으려면
우리 인생은 항상 계획한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다니던 직장이 어려워져 직장을 옮겨야 할 수도 있고 몸이 아파 더 이상 일을 못 하거나 잠깐 쉬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집주인이 갑자기 보증금을 올려달라거나 집을 빼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각종 상황이 가계에는 충격이 되는데,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가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대처해 나가지만 준비가 없는 가계는 대출에 손 벌리다가 그 덫에 걸리기 일쑤이다. 따라서 빚이 없을 때부터 빚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첫째, 월급 두 세배 정도의 비상금을 마련한다. 비상금이 없는 가계는 자잘한 지출에도 카드대출 등에 손 벌리기 쉽다. 이렇게 대출이 습관화되면 불필요한 이자 납부가 늘어남은 물론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빚의 덩치가 불어있는 경우가 태반이므로 비상금을 마련하여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둘째, 기본적인 질병 및 상해보험 가입을 고려하자. 보험에 대한 불신이 높아 보험료 지출을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계 빈곤의 원인으로 병원비 지출이 세 번째로 꼽혔다고 하니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단, 보험료를 아끼는 것이 보험에 잘 가입하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셋째, 대출이 필요하다면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한다. 쉬운 길이란 전화만 하면 대출이 되는 카드사 및 대부업체 등 제 2~3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다. 별다른 조건 없이 빌려주지만 금리가 높고 신용등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번거롭더라도 은행이나 농협, 신협, 우체국 등을 방문하여 차근차근 대출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정보 사이트인 ‘이지론(egloan.co.kr)’에서는 시중의 각종 대출상품을 총망라하여 가장 적합한 대출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이를 이용하여도 좋을 것 같다.
빚을 잘 상환하고는 있지만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면
대개의 가계가 상환을 잘하고 있어도 상환 계획을 정리해 두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월 자동으로 대출상환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넋 놓고 있다가 상환 일에 계좌잔고가 비어 예기치 않은 연체를 하는 가계도 더러 있는데 보통 연체수수료는 대출이자의 곱절이며 연체한 금액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액 전체에 부과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그림1>처럼 ‘대출상환계획’을 가시적으로 정리하여 자주 볼 수 있는 위치에 놓아두는 것이다. 냉장고 옆면 등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매월 얼마씩 상환하여 언제 상환이 끝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고 상환일마다 체크를 하자. 번거롭게 생각될지 모르나 이렇게 하면 대출상환에 대한 의욕도 커지고 부채로 인한 불안감도 줄어든다.
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대출 등 대출 수가 여러 개라면 채무의 수를 줄이고 통합하는 것이 좋다. 금리가 비싸고 소액인 대출을 우선적으로 상환하거나 금융회사와 상담하여 채무상환을 조건으로 돈을 빌려 통합하는 방법도 있다. 혹시 연 20% 이상의 고금리 채무가 있다면 정부지원 전환대출제도를 살펴보자. 현재 햇살론의 대환대출제도 및 국민행복기금의 바꿔드림론 등이 있는데 조건이 까다롭지만 대출 이자부담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대출상환을 가장 중시하는 것은 좋으나 여유자금을 몽땅 끌어다가 상환에 할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서 부채가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상금과 어느 정도의 저축을 통해 가계에 숨쉴 구멍을 틔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유자금의 5~10% 정도는 적금에 부어 저축을 하고 CMA 통장 등에 비상금을 마련하여 웬만하면 추가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대비하자.
<그림1> 대출상환계획표
(예 : 원금 5,000만원 / 금리 4% / 총 상환기간 5년 / 매월 상환일 21일)
빚을 갚지 못해 연체 중에 있다면
먼저 연체 중에 있다면 상황을 냉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으로 돈이 돌지 않아 연체된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봐도 돈을 갚을 방법이 요원한지 파악해야 한다.
만약 일시적인 연체라면 추가 신용대출 등을 이용해서라도 연체된 금액을 먼저 갚은 것이 상책이다. 연체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수수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연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적극적인 채무상담이 필요하다. 연체 중인 경우 채무독촉이 두려워 금융회사의 전화를 피하곤 하는데, 이럴 경우 상황이 재산압류 및 월급차압 등이 발생할 때까지 속수무책이 될 확률이 높다. 금융회사는 어떻게든 대출해준 금액을 회수하는 것이 좋으므로 적극적인 채무상환의 의지를 보인다면 이를 감안하여 대출상환기간 연장 및 분할상환 변경 등 가능한 여러 요건을 검토해 주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런 방법도 여의치 않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면 개인 회생이나 파산,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을 이용해보자(문의 : 1397 또는 1600-5500). 최저생계비를 초과하는 소득으로 몇 년간 성실히 채무를 상환하게 되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채무를 탕감받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