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어느새 6년, 오직 전화 기능만 사용하는 지금까지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친구들이나 등산팀원들에게 나만 문자도 카카오톡도 보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딸아이의 잔소리를 듣는 걸 감내하면서 하나하나 배웠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신문을 보거나 정보 검색하는 기능을 배우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남편과 아이들만 쓰던 컴퓨터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컴퓨터를 켜고 끄는 법, 마우스 사용법 등 기본적인 사용법조차 어렵게 느껴졌고, 수많은 기능과 영어가 난무한 용어에 혼란스러웠다. 가족들에게 마구잡이식으로 배우는 것에도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집 근처 컴퓨터 학원에 과감히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완전 컴맹이고, 나이도 60대인데 컴퓨터를 배울 수 있을까요?”
“아 네, 그럼요. 완전 기초부터 배우는 강좌가 있어요. 마우스를 잡고 더블클릭하기, 인터넷 검색하기 등 완전 초보들을 위한 수업이죠.”
첫 수업을 하는 날, 수강생 다섯 명 중 최고 연장자로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이면 선생님과 나름 어린 4~50대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음료수라는 뇌물을 주며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고,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공부했다. 집에 와서도 혹시나 배운 것을 잊을까 싶어 식사 준비와 청소도 뒤로하고 컴퓨터 앞에서 배운 것을 무한 반복하여 연습했다.나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등산 일정도 홈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고, 좋아하는 나훈아, 조용필 오빠의 무대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또 얼마 전에 학원에서 개설한 이메일로 이렇게 우체국에 나의 이야기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앞으로 100세 시대! 지금부터 35년 정도는 컴퓨터를 더 사용할 수 있으리라. 컴맹을 어느 정도 탈출할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이지만, 나는 내가 배울 수 있는 데까지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 들리는 말에는 시험도 있다는데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앞으로 컴퓨터와 함께 펼쳐질 내 인생의 2막이 진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