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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근 주무관
(장흥우체국)
오늘 빗속에서 참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개인적 용무로 보성에 들른 다음, 회사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바삐 지나가기 시작했고, 저도 비를 피하기 위해 걸음을 빨리했습니다. 그런데 팔순은 족히 넘으신 듯한 할머니 한 분께서 20kg은 되어 보이는 무거운 상자에 담긴 감자를 옮기려고 애를 쓰고 계셨습니다. 우산도 없이 비에 다 젖어서 말입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그때 저는 그냥 지나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배원 아저씨가 가던 길을 멈추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 바람에 저도 가던 길을 멈추고 무엇을 하시는지 지켜보게 되었지요. 한참 이야기를 나누시고 나서 집배원님께서는 감자 박스를 오토바이에 실으셨습니다. 아마 옮겨드리려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오토바이에서 비옷을 꺼낸 다음, 할머니께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집배원의 업무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들 하는데 오늘 참 고마운 분을 뵈어 저까지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빗속이라 어떤 분인지는 자세히 보지 못하고 오토바이 번호판만 겨우 보았네요.
제가 글을 올리는 바람에 혹시나 집배원님께서 부담스러워하시면 어쩌나 조금 걱정이 됩니다만, 어르신 한 분께도 친절하신 그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려 꼭 ‘칭찬합니다’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집배원님! 당신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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