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달려가는 바퀴, 핸드사이클
단풍이 곱게 물든 11월 초, 세종시 우정사업본부에서 이승미 주무관을 만났다. 지난 10월 말,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핸드사이클 개인도로 60km 종목에서 금메달을, 20km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이밖에 혼성릴레이와 단체전에도 팀으로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을 두루 석권했다. 대회를 불과 며칠 앞둔 훈련에서 어깨 부상이라는 큰 짐을 지고도 이승미 주무관을 비롯해 그녀가 속한 연맹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사이클부문 종합 2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취미가 이승미 주무관의 인생을 바꿨다. 핸드사이클에 입문한 지 1년 만인 2011년 국가대표선수로 발탁. 국내외에서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때 처음으로 여자 핸드사이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어요.” 선수로서 뜻 깊었던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게임에서 이승미 주무관은 동료들 덕분에 은메달까지 수상했다며 메달 포상금을 전액 기부했다.
나를 지탱하는 바퀴, 우정가족
일과 선수생활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견뎌내는 것일까. “매일 운동할 때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을까’해요. 실전 경기보다 훈련이 더 힘들어요. 훈련은 끝이 없지만, 경기에서는 결승점이 있잖아요. 그래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더 힘을 낼 수 있어요.”
이승미 주무관은 선수 생활에 대해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우정가족들이 있어서 공무원과 국가대표라는 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고 했다. 훈련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 그 자리를 채워주는 동료들의 배려는 그녀를 더욱 빨리 달릴 수 있게 한다.
“5년 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 본부에서 대표팀에 선물로 주신 단복을 입고 출전했어요. 전국체전 때는 선수단에 간식을 보내주시고 현수막도 준비해주셨죠. 사이클 경기장에 ‘이승미 주무관의 위대한 도전을 응원합니다 우정사업본부 직원일동’라는 문구를 새긴 커다란 현수막을 걸어주셨는데 그 현수막을 보고 저를 모르는 관람객들도 와서 인사와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본부장님과 우정가족들에게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후회 하지 않는 꿈을 위해 할 수 있는 매 순간 열정을 다한다는 이승미 주무관. 그녀를 지탱한 두 바퀴는 앞으로도 계속 더 멀리, 더 빠르게 굴러갈 것이다.
이승미 주무관은
2009년 핸드사이클 시작
2011년 국가대표 선발
2013년 스페인 UCI(장애인 도로사이클) 월드컵 대회 동메달(아시아인 최초 메달리스트)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은메달 수상, 단편 다큐 <바이크 레이디>의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