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버튼
유태상 주무관
(원주우체국)
벌써 개월 수가 꽤 지났기에 정확히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외할머니댁에 갔던 저희 아이는 사촌들과 킥보드를 타고 놀러 나갔다가 뒤처지는 바람에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겁이 많이 났는지 바지에 쉬야까지 한 채로 혼자 엉엉 울고 있던 아이를 발견해주신 건 유태상 집배원님이셨습니다. 아직 세 돌이 되지 않은 데다 울고 있어서 의사소통도 힘드셨을 텐데 집배원님께는 저희 아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르고 달래주셨습니다. 일하시느라 바쁘신 와중에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사촌들을 찾아 나서 만나게 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슈퍼에 들러 초코우유도 하나씩 사주며 외할머니께 인수인계까지 시켜주셨다고 해요. 그때 저는 일을 하고 있던 중이라 퇴근 후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또 감동했습니다. 어머니께 그분 존함 좀 알아봐 달라 당부한 끝에 지금에야 알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도 유태상님 같은 분이 계심이 정말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아니어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이 감사함을 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도 아직 어리지만 도움을 주셨던 유태상 집배원님을 고마운 분이라 기억하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에게 따뜻함을 보여주신 유태상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