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dream, 그냥 좋아서 춤추는 강원래
어릴 때의 꿈은 특별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꿈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별한 애정이 있는 분야가 없었다. 공부를 잘 하지 못했으니 우등생도 아니었고. 말을 잘 들은 것도 아니니 모범생도 아니었고. 생각해보면 성격도 별로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단지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시작한 춤이 적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형들 따라 놀러 다니던 롤러장에서부터 꿈은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즐겨보던 TV 채널은 AFKN.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AFKN에서만 마이클잭슨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마이클잭슨이 춤추는 모습을 처음보았을 때의 충격.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춤이 직업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춤이 좋아서 춤을 추었을 뿐이다. 주위의 시선이 좋았고 춤을 출 때만큼은 최고였다.
살아오면서 그렇게 열심히 한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당시 춤을 출 수 있는 곳은 나이트클럽 밖에 없었다. 그래서 춤꾼들이 모인다는 온갖 나이트클럽을 전전했다. 1989년 겨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댄스경연대회가 열렸다.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모인 대회에서 토끼춤으로 1등을 했다. 춤을 추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다.
클럽 댄스대회 1등이 뭐 그리 기뻤을까? 그때 그 대회의 2등이 이주노와 양현석이었다. 춤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무궁한 가능성은 그렇게 키워졌다. 그리고 지금은 여유로이 그 시절의 추억을 주제로 한 뮤지컬을 구상하고 있다.
멀티플 hope, 관객에게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 현진영과 와와로 방송 데뷔를 했을 당시의 나이가 22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원래의 근본이라 생각하는 그룹 클론으로 가수 데뷔를 했을 때가 28세. 비교적 늦은 나이의 가수 데뷔였다. 춤은 잘 추지만 노래는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론은‘쿵따리 샤바라’로 전국을 강타했다. 강한 남자들의 발랄한 파워댄스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나라 밖에서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사에 신나는 음악 그리고 재미있는 댄스까지.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가수는 쇼를 하는 사람이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의상과 컨셉은 모두 재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입는 옷과 무대매너로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앨범을 낼 때마다 컨셉을 바꾸는 것이고, 4집 초련을 발표했을 때는 형광봉을 돌리고 삐삐머리 가발을 착용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컨셉이다. 어색하다고? 재밌어야지. 특이해야지. 그래야 볼거리가 생기지. 남들과 같은 생각과 연출이라면 관객에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겠는가.
성격만큼이나 특이한 안목이 있었기에 연예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바르게 한길로 살아오지 않았다고 인정한다. 남과는 달랐으니까. 하지만 그 다양한 가능성이 무대 위의 강원래를 있게 만들었다.
유즈풀 wish, 여전히 일하는 성공한 청년
사람들은 묻는다. 그 사고 이후 달라진 게 있냐고. 불편한 점이 있지 않느냐고. 맞다. 불편한 게 있다. 바로 그 질문들이다. 이미 다르게 보고 있는 그 시선. 그게 싫다. 그게 제일 불편한 점이다.
한창 피해보상금문제가 이슈화했을 때 사람들은 그 액수에 놀랐다.
하지만 실제론 그 금액을 다 받지 못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많은 부분을 받지 못했다. 일을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책정한 금액이었는데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참지 못했다. 일하고 싶은 욕구를.
그러나 잠깐 쉬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그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깟 보험금 안 받고 일하는 게 더 나았다. 나이도 젊은데 다쳤다고 못할 게 뭐 있겠는가.
장애인이 되면 가장 어려워지는 게 바로 고용의 문제다.
그런데 강원래는 일하고 있다. 라디오에서‘강원래의 노래선물’을 진행하고, TV에서‘사랑의 가족’을 진행하고, 또 대학에서‘춤과 대중예술’을 강의하고, 꿍따리 유랑단과 함께 공연을 다닌다. 그래서“노래해주세요”“함께 일해요”하는 소리가 가장 힘이 된다.
꿍따리 유랑단은 범죄자와 소년원생들을 위해 공연을 한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다. 단원들은 존재만으로도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멀쩡하던 사람이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못살 거 같지만 이렇게 살고 있다.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로든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에 나오면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질 것이다. 남들의 편견은 어쩌지 못한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편견은 극복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강원래의 2009년 소망은 올해도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면 하는 것이다.
그의 소망은 그의 열정만큼이나 빛나고 환하다. 할 것이다. 해야만 하고. 정말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