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우체국 민경무 주무관

집배원에서 이륜차 정비 전문가로
대전둔산우체국 지하 주차장에 줄지어 선 빨간색 우체국 이륜차 사이로 한 사람이 보인다. 익숙한 손길로 오토바이를 점검하는 29년 차 집배원 민경무 주무관이다. 그는 우편배달 업무뿐만 아니라, 우체국 이륜차정비센터까지 운영하며 동료들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전유성우체국에서 근무할 당시 우편배달을 하다가 오토바이가 고장 났는데 알아보니 수리하는 데만 세 시간 넘게 걸린다는 거예요. 그때가 1월이었는데 워낙 날씨가 춥고 초조한 마음에 제가 직접 장비를 사서 오토바이를 수리했죠.”
군 복무 시절 수송부대에서 배운 차량 정비 기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민경무 주무관의 이륜차 정비 기술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그렇게 이륜차 수리를 부탁하는 동료가 하나둘 늘었다.

이륜차정비센터를 운영 중인 민경무 주무관

“처음에는 동료들의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주는 정도로 이륜차를 수리했는데 정기적으로 이륜차를 정비하면 더 많은 집배원이 안전하게 우편물을 배달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충청지방우정청에 신청해 교육비를 지원받았죠. 이후 한 달에 걸쳐 전문 기술업체에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이륜차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배달과 정비, 두 가지 길을 달린다
보통 우편배달 업무는 오전 9시에 시작하지만, 민경무 주무관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하루를 시작한다. 전날 수리한 이륜차 목록을 정리하고 당일 정비할 차량 수를 계획하기 위해서다. 이륜차정비센터 업무를 꼼꼼하게 마무리한 뒤에는 우편물이 가득 담긴 가방을 멘 집배원으로 변신해 빨간 우체국 오토바이에 올라타 담당 구역인 관공서로 향한다.
우편배달 시간에도 민경무 주무관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린다. 대부분 배달 오토바이가 고장 나 난처한 상황에 놓인 동료들의 출장 수리 요청 전화다.
“우편배달 중에도 타이어 펑크나 시동이 켜지지 않는다는연락이 오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오토바이를 수리해요.만약 오토바이 정비 업무로 우편배달을 마치지 못하면 집배실에 연락해 상황을 공유합니다. 그럼, 우편물 배달을 마친 동료가 저를 대신해 남은 우편물을 배달하고, 저는 현장으로 출동해 오토바이를 수리하죠.”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우편배달을 마친 오토바이들이 하나둘 정비소 앞에 들어선다. 민경무 주무관은 동료들과 짧은대화를 나눈 뒤 작업 장갑을 끼고 오토바이 시동을 걸어 엔진 소리를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살피며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다.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
집배원의 발이 되어주는 우체국 이륜차는 운행 방식과 배달 환경에 따라 고장 유형과 빈도가 달라진다. 민경무 주무관은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이륜차 정비를 시행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담당하는 집배원의 오토바이는 상대적으로 잔고장이 적지만, 주택가의 경우 잦은 정차와 출발로 잔고장이 많아요. 특히, 가파른 도로와 비탈길을 주로 오가는 집배원의 오토바이는 부속품이나 엔진 등에 더 부담이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지역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출장 수리를 나갑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루 100km 이상 이동하는 장거리 집배원들의 오토바이는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민경무 주무관은 동료들의 오토바이를 수시로 점검하며, 필요에 따라 부품이나 오일, 타이어 등을 교체하고 엔진 수리 작업을 한다.
현재 대전둔산우체국에서 관리하는 이륜차는 117대로 하루에도 2~3건 이상의 고장 신고가 접수된다. 신고 접수가 몰리는 시간은 출국 전후 10분 이내다. 이를 일찌감치 파악한 민경무 주무관은 해당 시간을 고려해 정비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 덕분에 대전둔산우체국의 배달 오토바이 관련 안전사고 발생률은 0%로 나타났다.

집배실에서의 민경무 주무관 모습
모두의 안전을 책임지는 따뜻한 기술
이륜차 정비와 우편배달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민경무 주무관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기계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이륜차정비센터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힘들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이륜차 정비를 시작하고 보람을 느낀 순간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내의 출산을 코앞에 두고 오토바이가 고장 나 발을 동동 구르던 집배원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워낙 긴급한 상황이라 그분의 오토바이를 가장 먼저 수리해 드렸는데요. 며칠 뒤 저를 찾아와 제 덕에 무사히 우편배달을 마치고, 아기가 태어나는 걸 볼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코끝이 찡하더군요.”

대전둔산우체국의 안전과 신뢰를 지키는 민경무 주무관
몇 해 전 그는 추운 겨울에도 집배원들이 따뜻하고 안전하게 우편물을 배달할 수 있도록 이륜차 117대에 직접 열선 그립을 시공하고, 다른 총괄국에서도 집배원들이 직접 열선 그립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교육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이러한 민경무 주무관의 노력은 대전둔산우체국의 안전사고 예방과 집배원들의 근무 시간 단축을 이끌었으며, 2022년에는 약 10억 원에 달하는 수리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 공로를 인정받은 민경무 주무관은 ‘2022 우수공무원 정부포상’ 후보자로도 선정됐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이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거예요. 대전둔산우체국 국장님을 비롯해 과장님, 동료 집배원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제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충청지방우정청 관계자 여러분께도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소식을 싣고 달리는 집배원의 길, 그 시작과 끝을 지켜주는 민경무 주무관은 대전둔산우체국의 안전과 신뢰를 나타내는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