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친절봉사 최우수관서 청주우체국
가끔 교양있는 사람을 만나면 철저하게 절제된 세련미로 인해 풋풋한 인정을 느낄 수 없을 때가 있다. 다시 만나지 않아도 좋을 사람 쯤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처음 본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기대어도 좋을 성 싶은 훈훈함을 느끼곤 한다.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친분을 유지하고픈 욕심도 생긴다.
친절하다는 것은 사람의 됨됨이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되는 일은 더더욱 아니며, 마음 속에서 우러나 베푸는 친절이야말로 받는 이로부터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청주우체국 직원들에게는 그런 훈훈함이 배어 있다. 공중전화를 걸려고 들어온 사람이나, 110 원짜리 우표를 사러온 사람이나, 일단 우체국 문을 밀치고 들어온 사람들에게 언제나 환한 미소로 일어서서 그들을 맞는다 ‘어서 오십시오.’라는 낭랑한 목소리와 더불어 한가할 때는 찾아주는 손님이 반가워 일어서서 손님을 맞으며, 바쁠 때면 앉을 겨를이 없어 일어선 채 손님을 맞는다. 누구에게나 친절하며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손님의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인다. 여느 관공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관심한 표정과 느릿한 동작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자연스러이 이루어지는 청주우체국 직원들의 이러한 친절은 각 개개인의 사람 됨됨이에다 개개인의 의식 개혁을 통한 노력의 결과로 친절봉사최우수관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천년대를 앞두고 이제는 우체국도 정말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의 안일한 방식으로 손님을 맞는 것은 이제 옛말입니다. 편지를 부치려면 아쉬워서 찾아 오겠지 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아직까지 존재할 리는 만무하겠지만 더러는 그와 같은 사고방식이 우체국을 멀리 하게끔 만듭니다. 앞으로는 직원들 개개인이 의식 개혁을 통해 밝고 친절한 청주우체국을 만들어 봅시다."

이말은 박헌용 국장(54세)이 지난 1992년 10월에 청주우체국으로 부임하면서 취임식에서 강조한 사항이다.
이날 식장에 모인 직원들은 '새로 관서장이 바뀌면 으레 강조하는 사항이지'라며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식으로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박국장은 달랐다. 으레 얘기하는 취임사가 아닌 실천을 목표로 강조한 사항 이었다. 박국장은 우체국의 발전은 바로 찾아오는 손님이 많을 때 가능한 것이므로 한 사람의 손님이라도 더 끌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된다며 친절봉사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빅국장이 총지휘관이 되고 각 부서의 과장들 이참모가 되어 우체국 직원들에게 '친절'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우체국의 얼굴인 창구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제일의 친절응대법 교육」을 실시했다.
아침 8시 30분부터 50분까지 20분 동안 창구 전직원이 일어나 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라고 큰소리로 인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 교육은 인사연습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면서 또한 적극적인 친절 응대로 고객들로부터 '참 싹싹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창구에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 어떤 창구에서 무슨 업무를 취급하든지 친절하게 인사하며 업무를 진행토록 하는 교육이다.
이 교육은 3단계로 구분되어 첫단계에서는 '어서 오세요.' 또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즉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 다음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등의 3단계 인사를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버릇처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사는 손님과 자신의 업무에 대한 관심이 친절봉사에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열번 얘기하는 것보다 눈으로 한번 보는 것이 효과가 더 크리라는 생각에서 시중 금융기관이나 백화점도 견학시켰다.
"처음에는 일어서서 인사하고 미소를 짓는 일이 참 쑥스러웠어요. 그러나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색하다는 느낌은 사그라지고 그러한 동작이 차츰 몸에 배게되었어요."라고 하는 K양의 말은 이러한 교육의효과를 대변해 준다.
박국장이 강조한 '친절'이라는 새바람은 우체국 곳곳에 자리잡아가면서 고객들에게는 훈훈한 바람을 주게 되었다.

실용적으로 꾸며진 우체국
"시중의 은행을 우체국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내부적인 색깔을 비롯해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 우체국에는 많습니다. 가장 먼저는 관공서라는 딱딱한 느낌을 제거하고 함께 호흡하며 함께 곁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하죠."
박국장은 체신사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직원들의 서비스 자세와 창구의 환경에 달려있다며 차츰 직원들의 의식이 전환되자 다음으로 ‘청사의 대수선’을 시작했다.
청주우체국은 1905년 청주출장소로 문을 열어 1948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되었으며, 1973년에 현 청사를 갖게 되는 등 89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청주시의 행정과 상권 및 경제권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하루 평균 3천여명이 드나드는 대규모 관서이다. 하지만 청주우체국은 충청청 관내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건물이어서 공중실과 현업실이 협소하여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빅국장은 청주우체국을 제일 가는 직장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공휴일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진두지휘에 나섰다.
작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공중실을 종전의 75 평에서 94평으로 확장하고 협소했던 각종 작업장도 확장 • 개수하고 내부시설을 각각의 용도에 잘 맞춰 개조 혹은 정비하였다. 그때 박국장은 직원들이 우체국을 자신들의 가정처럼 정을 붙여 알뜰하게 가꾸면서 동시에 일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못을 한개 박더라도 액자를 하나 걸더라도 어디 한구석을 손보더라도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보니 우체국의 모든 기물들은 반듯하고도 또 윤기를 머금고 있다. 구색을 맞추느라 멀뚱히 놓인 물건은 하나도 없으며, 전부 실용성을 고려한 물건들만 놓여 있다.
창문에는 우중충한 회색빛 커튼 대신에 건물 내부를 환하게 비치는 하얀색 선실크 커튼을 설치하고, 또 벽에는 지방화시대를 맞이하여 청주의 상징인 ‘가로수 터널’ 의 4계절 사진을 걸어 놓는 등 창구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사용하여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기둥을 활용하여 만든 필연대 위에는 인주 • 휴지 • 계산기 • 돋보기 안경을 비치하고 있으며, 앉아서 우표도 붙이고 우편번호도 찾아볼 수 있게 편리한 고객우편작업대를 만들어 고객이 창구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한편 청주우체국은 정보통신이용대를 설치하여 고객들에게 무료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우체국이 주민들의 생활과 예나 지금이나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디는 점과 체신부가 정보화사회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훌륭한 한가지 예이다.
또한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고객과 당무자가 계수판을 함께 볼 수 있는 지폐계산기, 예금창구 고객대기순번시스템을 설치하여 기다림 없이 고객들에게 신속한 업무처리를 기하고 있다.
"우체국을 주민들이 안방처럼 부담없이 드나들어야 우리 사업도 잘 되는게 아닐까요."
고객들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박국장은 직원들에 대한 복지시설에도 세심한 신경을 기울인다.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를 들면 대중탕 수준으로 구내목욕탕을 설치하여 24시간 근무자와 집배원들의 피로를 씻어주고 있다. 그외 남녀 직원 휴게실을 마련해 TV • 냉장고 • 옷장 • 소파 등을 비치해 두고 있어 이곳에서 직원들은 풀어진 심신을 잠시 가다듬기도 하고, 한 솥밥 식구로서의 우의를 다지며 누구네의 애경사와 교육이나 취미 생활 및 친목활동 등에 관한 갖가지 공지사항을 전해 듣기도 한다.
이처럼 박국장이 시설이며 환경의 미화에 신경을 쓴 것은 시설이 좋아야 교육의 효과가 있으며, 환경이 좋아야 일할 기분이 나서 친절할 수 있다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외관상으로 보아 청주우체국은 평범한 우체국이다. 청시는 수수하고 창구도 실용적으로 꾸며 졌을 뿐 결코 화려하지 않다. 이용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지 않고 직원들이 일하기에 편리하게끔 꾸며져 있다. 그러나 청주우체국에서 느낄 수 있는 남다른 분위기는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쓴 환경미화적인 요소와 손님을 맞는 직원의 자세와 직원 상호간 협조심 바로 그것이다. 그들의 표현대로 우체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직원이 똘똘 뭉쳐 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고객과 직원 상호간에 가족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비결을 정확히 꼬집어 내기는 어렵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직원들의 의식 개혁을 통한 친절봉사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은 틀림없다.
"관서장이 어떤 바람이나 목표를 가지고 기존 체제를 일시에 바꾸려면 직원들로부터 저항이 옵니다. 또 청주우체국에 와서 보니까 예전의 친절봉사최우수관서답게 어떤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크게 없었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자발적 •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신념만 불어넣어 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었죠."
관서장이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지시일변도로 나가면 직원들은 피동적으로 움직일 뿐 자율성이나 합리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국장은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여 각자가 각 분야에서 개선점이 무엇인가를 찾아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올해로 체신인 생활 34년째를 맞는 박국장은 지난해 9월의 친절봉사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창구요원이 친절하다"가 90%, "집배원이 친절하다"가 95%, 전반적인 창구의 환경이 "비교적 양호하다"가 86%로 나타나 고객들은 항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1994년을 '친절봉사 정착의 해'로 잡아 주민들에게 더욱더 사랑받는 우체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사실 지난해에 같은 충청청 관내인 서대전우체국이 친절봉사 최우수관서로 뽑혔고, 1984년에 우리국도 뽑힌 적이 있어 별 기대는 안했습니다. 단지 마음 속의 친절보다는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친절봉사로 청주시민들에게 좀더 편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우체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을 뿐입니다. 앞으로 전직원의 힘을 다시금 모아 친절봉사최우수관서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