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이란 덧붙일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뺄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이루어진다.”
<어린 왕자>의 작가로 유명한 생텍쥐페리가 <인간의 대지>에서 한 말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한 해의 완성을 이루어야 할 연말에 해야 할 일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빼기의 전략을 알아보자.
디지털 다이어트
휴식의 시간에서 제일 먼저 제거해야 할 디지털 기기는 단연코 스마트폰일 것이다.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다. 하지만 현대인은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었다. 한시도 손에 없으면 불안하다. 아침에 깨어나서 잠들 때까지,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부작용도 많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할 수 없고 일상생활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깨와 목이 아프고 눈이 침침해진다.
연말 휴식의 시간을 가질 때는 스마트폰은 서랍에 넣어두고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보자. 꼭 필요한 경우라면 하루에 최대 1시간 정도로 사용 시간을 제한해보자. 유튜브 채널에 빠져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 다른 사람의 SNS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던 시간, 휴대폰 게임을 하면서 말초적인 자극을 즐기던 시간, 쇼핑앱에서 이것저것 주문하며 쓴 돈까지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남는 시간엔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어 놓았던 일에 투자하자. 일고 싶었던 책을 펼치고 가족이나 애완동물과 느긋한 산책을 가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손편지를 쓰는 것도 좋다.
제거 식이요법
제거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만이 아니다. 몸의 건강을 해치는 나쁜 식습관도 제거해야 한다. 금요일 저녁, 일주일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주문한 야식과 주말 저녁 친구들과 기울인 술잔으로 몸은 자꾸만 최고 몸무게를 경신하고 있지 않은가. 이때 필요한 것이 제거 식이요법이다. 더앤케이의원의 정양수 원장은 제거 식이요법 전문가다. 그는 누구나 자신의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3주 동안 식이요법을 통해 몸속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면 자연치유력을 회복해 몸의 변화가 일어난다. 제거 식이요법을 할 때는 하루 중 12시간은 공복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하루 세끼 중 두 끼는 걸쭉한 죽 상태의 유동식을 먹고 한 끼는 고형식을 먹는다. 유동식을 먹으면 간이 소화에 쓰는 에너지를 절약해 몸속에 쌓인 독소를 해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식은 무첨가 두유에 삶은 고구마나 단호박, 사과나 당근, 견과류 등을 갈아 만들면 맛도 좋고 먹기도 쉽다. 또 하루 7시간 수면시간을 지키고 명상이나 산책과 같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흰쌀과 밀가루, 햄과 통조림, 날생선, 커피, 청량음료, 화학조미료 등은 식단에서 제거해보자.
살림 비우기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빼기의 전략은 ‘살림 비우기’다. <도망가자 깨끗한 집으로>의 저자 신우리는 우울증 직전의 아들 둘 엄마였다. 불현듯 찾아온 산후우울증으로 밤마다 최저가 쇼핑에 몰두하여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짐 더미에서 속에서 살았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쌓인 짐들을 하나둘 비우기 시작했고 비울수록 더 웃고 더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었다. 저자는 하루에 한 곳씩 완벽하게 비우라고 조언한다. 비우는 것보다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비운 물건은 중고판매나 나눔, 기증과 기부로 선순환시키는 것이 좋다. 한 해를 마감하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과감하게 비워보자. 살을 빼고 입겠다고 고이 간직해온 옷,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 다시 읽지 않는 책, 잡다한 서류와 고지서 등등은 다 처분하자. 버리기 아까운 물건은 아름다운 가게나 굿윌스토어와 같은 곳에 기부하는 것도 좋다. 기부 물건이 많으면 직접 수거하러 오고 기부 물품에 대해서는 기부금 영수증도 발행한다.
2022년이 밝아온다. 비우기 전략을 통해서 낡은 옷을 훌훌 벗고 새로운 몸과 마음, 그리고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자. 휴식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는 것들을 비우고 필요한 것들로 채우는 의식이 쉼이 될 수 있다. 집을 떠나 근사한 곳에서 머물며 특별한 시간을 보내야만 훌륭한 휴식인 것은 아니다. 익숙한 곳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휴식일 수 있다.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당신,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을 거다. 그러니 또 한 번 기운 내서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