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사업의 대행기관
재단법인 우정사업진흥회는 체신부에서 전담하고 있던 우편물의 운송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1980년 8월 26일 재단법인 체신복지회라는 이름으로 탄생되었다. 그러나 신설되자마자 한꺼 번에 전국의 우편물 운송을 담당하기는 어려웠으므로, 1981년 3월에 수도권 지역의 우편물 운송 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2년 7월에는 부산권 지역을, 1983년 7월에는 대구권 지역을 담당하여 그 영역을 넓혀 왔다.
이처럼 우편물의 운송업무만을 전담하던 체신 복지회는 1986년 3월에 서울시내의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우편물 방문접수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87년 7월부터 체신복지회의 사업 영역이 갑자기 확대되었다. 산하단체의 기능을 전면적으로 재정립하는 체신부의 방침에 따라, 각 산하단체의 우편사업과 관련되는 업무가 체신 복지회에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즉, 그 동안 체성회에서 담당하고 있던 편지쓰기 장려사업과, 체신장려회에서 담당하고 있던 어린이우체국에 대한 지원, 우편물 포장사업, 그리고 광고사업 등이 체신복지회로 이관된 것이다. 이렇게 체신 복지회가 우편사업의 선장 · 발전을 도모하는 단체로 확대 개편됨에 따라 그 명칭도 우정사업진흥회로 바뀌었다.
체신복지회는 당초에 체신공무원의 자녀에게 학자금 및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하여 탄생되었다. 그런데 체신장학사업은 재 단법인 체성회에서 전담하고, 우편사업에 관련된 사업은 우정사업진흥회에서 담당하게 됨에 따라 그 설립 목적이 ‘편지쓰기 장려와 어린이우체국 지원 등 우정사업 진흥에 기여함’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 회는 편지 쓰기 장려사업, 어린이우체국 육성지원사업 등의 목적사업과 우편물 운송사업, 우편물 방문접수사업, 우편물 포장사업, 광고사업 등의 수익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정사업진흥회는 1994년 1월에 또 한 차례 변신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동 회의 설립 목적이 다시 ‘우편문화 창달 및 우정사업 연구 개발 등 우정사업 진흥에 기여함’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목적사업 중 편지쓰기 장려사업과 어린이우체국 육성지원사업은 폐지하고, 우정사업에 관한 조사연구 개발 및 개발의 지원, 우편문화의 창달 및 보급을 추가했다. 또한 수익 사업 중에서는 간행물 발간사업을 폐지하고 우편물 집배사업을 추가했다.
신속 · 안전한 우편물 운송에 주력
우정사업진흥회의 수익사업에서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우편물 운송사업이다. 우편물 운송사업이란 각 우체국에 접수된 우편물을 철도역 · 공항 · 고속버스 · 시외버스 등에 연결시켜 주거나, 우체국 상호간에 운송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시 시내운송과 시외운송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시내운송의 경우, 각 우체국에서 수집된 우편물을 철도역까지 운반해 주는「철도편」, 공항까지 연결시켜 주는「항공편」, 고속버스나 시외버스까지 운송해 주는「위탁편」, 서울시내의 우체국과 우체국간을 연결시켜 주는「전송편」, 서울우편집중국에서 각 우체국의 우편물을 교환 하여 운송해 주는「교환편」, 무집배우체국에서 접수된 우편물을 중심국으로 운반해 주는「수집 편」등으로 세분된다.「직영편」이라 불리우는 시 외운송은 서울 · 부산 · 대구 · 광주 · 대전 · 전주 등의 대도시 우체국에서 인접한 중소도시의 우체국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체신부의 고유업무이던 우편물 운송은, 시내운송의 경우 각 우체국의 차량에 의해, 시외운송의 경우 철도나 항공, 또는 체신부의 직영차량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그 가운데 일부 지역의 시내운송과, 체신부의 직영차량에 의한 시외 운송을 우정사업진흥회에서 대행하게 된 것이다.
현재 동 회는 서울 · 부산 · 대구 · 광주 · 대전 ·전주 · 수원 · 마산 · 진주 · 울산 · 청주 · 순천 · 이리 등 대도시 및 거점도시의 시내운송과 이들 도시에서 인접한 전국 84개 주요 도시지역에 이르는 시외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우정 사업진흥회는 우편물량은 많으면서 교통이 복잡한 핵심 지역의 우편물 운송을 맡고 있다. 앞으로 다른 지역의 우편물량이 늘어나고 또 부분적으로 철도운송이 폐지됨에 따라 동 회의 취급지역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우편물 운송업무를 위해 우정사업진흥회는 서울우편집중국에 위치한 본사에 운송본부 (그밖의 기구로는 관리본부 · 영업본부 · 경영개발 본부가 있음)를 두고 있으며, 서울 · 부산 · 대구 · 광주 · 대전 · 전주 등에 6개 지사를, 수원 · 마산 · 진주 · 울산 · 청주 · 순천 · 이리 등에 7개 관리소를 설치해 각기 그 권역의 운송업무를 전담케 하고 있다.
그곳에서 취급하는 우편자루 수는 하루 평균 11만 5,400여개인데, 그 많은 우편물을 철도나 항공, 교환 또는 배달 시각에 맞춰 신속하게 운송하기 위해 하루 평균 785회를 운행하였다. 수 도국 수는 1,064국이며, 하루 평균의 운송거리는 3만 1,833km에 달하고 있다.
운송차량으로는 8톤 트럭 3대, 4.5톤 트럭 145 대, 2.5톤 트럭 76대 등 총 22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운전직 459명, 운송직 305명, 정비직 10명, 사무직 65명 등 총 839명이다. 모두 875명에 이르는 우정사업진흥회의 직원 중 96%에 해당하는 인원이 우편물 운송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우편물 운송업무를 위탁받은 대가로 우정사업 진흥회는 정보통신부로부터 소정의 위탁 수수료를 지급받고 있다. 우편법시행규칙 제6조 제2항에서는 “우편물 운송업무의 위탁수수료는 우편물의 공공성 · 안전성 및 정시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원가를 참작하여 산정 · 지급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우정사업진흥회의 각 지사는 매달 관할 체신청으로부터 운송일정 · 운송시간 · 운송거리 등이 제시된 우편물운송요구서를 받아 우편물을 운송해 주고, 동 회의 우편물위탁운송요금표에 의하여 계산한 위탁수수료를 청구해 지급받는다. 우편물위탁운송요금은 한국산업경제연구원이 도출해낸 산정방식에 의거하는데, 실제 운송에 소요되는 원가에 공공성 · 안전성 · 정시성 등 우편물 운송의 특수성을 감안한 비용이 합산되고 있다.
이 위탁수수료는 1994년에 154억 8,2000만원, 1995년에 208억 1,7000만원이며, 금년에는 276억 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10년전인 1986년에는 26억 7,000만원이었다.
과거에 체신부가 우편물 운송업무를 산하단체에 위탁한 이유는 관기업이 갖게 되는 경직성, 즉, 인원이나 차량 확보 등에 있어서의 경직성을 탈피하여 기동성있게 대처하자는 것이었다. 또 그 사업을 이관할 당시에는 인원과 장비를 줄여 절감 효과를 거두었던 것도 사실이다. 각 우체국에서는 분산관리를 하는데 비해, 우정사업진흥회에서는 집중관리를 하기 때문에 그러한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엇다. 또한 우편물의 신속한 운송으로 우편물의 배달시간을 단축한, 눈에 띄지 않는 공로도 세웠다.
그러나 요즈음 우편물 운송사업이 안고 있는 몇가지의 애로사항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 첫째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도심 및 고속도로의 교통 상황이다. 운송차량이 거리의 교통 체중에 막혀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제 시각에 철도우편이나 항공우편과 연결되지 않는다. 때문에 우편차량은 엠뷸런스나 패트롤카처럼 긴급차량으로 지정받았으나, 실제로는 그러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심야 운송에 따른 금무상의 어려움과 인건비의 과다한 소요도 애로사항으로 드러나고 있다.
선진 우편 서비스의 창출
우정사업진흥회에서 취급하고 있는 또 하나의 수익사업은 우편물 방문접수사업이다. 우편물방문접수제도란 우편물을 발송하기를 원하는 이용자의 사무실이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접수한 다음 그 우편물을 우체국에 넘겨 주는 것이다.
취급 대상은 소포우편물 · 등기우편물 · 특급우편물 · 우편자루배달우편물 및 기타 다량우편물 등이며, 그밖에 몇가지의 부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즉, 정기계약자에 대해서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방문해 우편물을 접수하고, 접수된 국내 우편물에 대해서는 무료로 배달 사실을 발송인에게 통보해 준다. 또한 발송인이 원할 경우 현장에서 우편물을 직접 포장한 후 접수하고, 정기계약자가 원할 경우 사서함 우편물을 사무실까지 배달해 준다.
국민에 대한 편의 제공이라는 차원에서 개발된 이 제도는 서울의 종로구와 중구를 대상으로 1986년 3월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다. 우체국 창구업무의 연장이라 할 이 제도는 각 우체국에서 산발적으로 취급하는 대신 우편업무의 대행기 관인 우정사업진흥회로 하여금 전담케 했다. 시 범 실시 후 이 제도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예상 외로 호의적이고 또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동년 1Q월부터 서울시내 전역을 대상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우정사업진흥회는 이용자로부터 우편요금외에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데, 작년의 경우 2억 7,500만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 사업을 위해 동 회는 7대의 차량과 7명의 접수요원으로 매일 서울시내 전역을 누비며 하루 평균 2만 9,600통의 우편물을 처리하고 있다.
우정사업진흥회는 수익 사업으로 우편물의 포장 사업도 벌이고 있다. 포장사업이란 우체국의 공중실에 포장센터를 차려 놓고 소포우편물을 발송하는 이용자에게 포장을 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용자에게 규격화된 상자를 판매하기도 한다. 이용자에 대한 편익 제공 방안으로 실시된 이 사업은 1980년 6월 체신장려회에서 시작했는데, 체신부 산하단체의 기능 재조정에 따라 1987년 7월 우정 사업진흥회로 이관되었다.
현재 동 회에서 포장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중앙 · 광화문 · 서울마포 · 여의도 · 서울강남 · 서울서초 · 서울국제 · 영등포 · 부산 · 대구 · 대전 등 11개 우체국. 포장을 해주는 대가로 이용자로부터 포장요금을 받는데, 소포의 규격에따라 1,800원에서 4,500원까지 다양하다. 이 사업의 연도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1994년에는 6억 4,200만원, 1995년에는 7억 4,700만원이었다.
체신장려회로부터 이관받은 또 하나의 수익사업은 광고사업이다. 광고사업은 우표류 표지판이나 우편엽서에 기업체의 광고를 게재해 주는 대가로 광고료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것인데, 그 광고모집 업무를 우정사업진흥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광고우편엽서의 경우 광고주가 부담하는 광고료는 1매당 10원인데, 그 중 75%는 정보통신부에서 엽서 제작비로 대체하고, 나머지 25%는 동 회의 수입으로 하여, 또 그 가운데의 40%를 광고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광고사업의 경우 1994년에는 3,230만원, 1995년에는 3,205만원의 매출 실적을 보였다.
우편문화의 창달에 기여
수익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으로 우정사업 진흥회는 우정사업의 발전과 우편문화의 창달에 기여코자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는 한국산업개발연구원 · 한국산업경제 연구원 · 항공대학교 등의 우정사업에 관한 연구에 1억원을 지원했다. 이 지원금으로 「체신공사화에 대비한 조직문화 재정립 방안」, 「우체국 네트워크를 이용한 물류서비스 시행 방안」「국제우편요금의 합리적 조정 방안」, 「우편물 자체 항공운송망 도입에 관한 연구」등의 과제가 수행될 수 있었다.
또한 우정 사업진흥회는 매년 전국주부편지쓰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작년의 제10회 대회 때는 총 2,417편이 웅모되어 이 중 206편이 입상했다.
이와 같은 각종 사업의 시행과 함께 우정사업 진흥회는 안으로는 금년을「교통사고 - 운송사고 없는 해」로 정하고, 안전운전교육 및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경영 합리화를 위해 인건비의 절감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운송사업의 전산 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정사업진흥회는 정보통신부의 고유업무인 우편사업 중 일부 업무를 대행하고 있고, 또 우편사업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각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우편사업이 신장됨에 따라 그 업무 영역도 갈수록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동 회가 운영하고 있는 여러 수익사업 가운데 우편물 운송사업을 제외한 여타의 사업은 아직 그 규모가 적을 뿐만 아니라 채산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현안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정사업진흥회는 다른 산하단체들과는 달리 물류업을 하는 회사니만큼 역동적인 면도 있지만, 그에 따른 고충도 많습니다. 운송에 종사하는 800여명의 직원들과 노사 일체감을 이루는 문제 등이 바로 그러한 예입니다. 원래 우편사업 자체가 그렇지만, 우편물 운송사업 역시 수지 채산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살림도 팍팍한 편 이구요. 그래서 원가 절감에 상하 직원 모두가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결국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죠.”
李鎭* 상무이사의 말이듯, 지금 우정사업진흥 회에도 끊임없이 경영 혁신을 이루면서 새로운 창의력으로 조직의 활로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