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우체국
"고객에게 다가가는 우체국이 되겠습니다!"
(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최정순 국장)
고객 위주의 시설 개선
2000년에 고객만족경영 우수국의 영예를 안은 춘천우체국은 고객만족도만큼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랑스러움도 잠시, 2001년부터는 내리 강원체신청 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를 극복해 자존심을 회복코자 끊임없는 열성을 기울여 금년 4월 고객만족경영평가에서 우수국의 영예를 되찾았다.
우선 내부 고객의 기를 살리는 것이 첩경이라 여겨 컨테이너로된 초라한 여직원 휴게실을 신축하고 냉장고·에어컨 등 각종 편의용품을 갖췄으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노래방 기기와 테니스 장을 설치했다. 아울러 부모의 기일을 맞은 직원에게 제주(祭酒)를 증정하는 한편, 직원은 물론 배우자의 생일에도 축하카드를 발송했으며, 직원들의 신문고 역할을 하는 「의견수렴함」을 설치했다.·
사진 위부터
· 「배용준」·「교황 선종」·「독도」 나만의우표 발매 등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을 자랑하는 마케팅실
· "고객의 행복을 위해 땀 흘리겠습니다."(춘천우체국 보험관리사들)
· 쾌적한 시설과 친절한 업무 처리로 높은 영업 실적을 거두고 있는 춘천후평동우체국 김주하 국장과 직원들
또한 동호회 모임을 세심하게 지원했는데, 현재 축구·테니스·마라톤·수석·낚시 분야 10여개의 동호회가 결성돼 화목한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렇듯 왕성한 동아리 활동은 강원청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 그리고 춘천시 기관 대항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다가가는 우체국'이 됨으로써 높아만 가는 서비스 욕구를 만족시키고자 고객의 의견 듣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 뒤 효자동우체국을 비롯해 모든 시내 관서를 개축 혹은 리모델링하여 복잡하고 어수선하던 우체국을 깔끔하고 쾌적한 우체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여성 고객을 위해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했으며, 방화문의 문턱과 불필요한 방열기를 없애는 대신 서비스안내표지판 등을 확충하는 등 고객 위주의 시설 개선을 한 것이다.
· 〈봄봄〉 〈동백꽃〉의 작가 김유정 생가가 있는 실례마을에 조성된 「김유정문학촌」에는 연중 학생과 문학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항상 미래를 생각하는 우체국
춘천우체국은 작년에 부임한 최정순 총괄국장의 첫 당부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한다'는 다짐으로 고객만족(CS) 교육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우체국의 아침은 활기찬 율동과 함께 시작된다. 장윤정의 〈어머나〉, 거북이의 〈빙고〉 등 신나는 음악에 맞춰 직원과 고객이 함께 보람찬 하루를 열어간다. 특히 서비스강사와 리더를 5명(창구 3, 집배 2)으로 늘려 이들을 중심으로 〈고객사랑소식지〉도 매주 발행하여 강원청 모든 총괄국에 배포하고 있다.
또한 집배원들에게 내근 직원들이 출국 전에는 따뜻한 커피나 시원한 요구르트를, 귀국 후에는 삶은 계란 등을 건네며 도타운 가족애를 확인한다. 지난 중복에는 얼음생수를 준비해 집배원들에게 전달하여 불볕더위를 이기게 했다. 이 날 얼음생수는 우체국 앞에서 펼쳐지는 풍물시장 노점상들에게도 권해져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나아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연중 벌이고 있다. 기타 및 현악4중주에 의한 「작은 음악회」, 직장인과 고객을 위한 메이크업 무료 강좌, 저명 서예가 초청 가훈 및 좌우명 써주기를 실시 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우체국을 만들기 위해 봉사 모임인 「해바라기회」를 비롯해 축구회 등이 장애우 시설과 불우이웃을 수시로 찾아가 격려하며 희망을 나누고도 있다.
"근래 우리는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자 고심하고 있습니다. 집배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안전사고 요인을 사전에 제거코자 시행한 「집배경영마일리지제도」는 우정사업본부의 업무개선 사례로 채택돼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고, 집배 평준화를 통한 집배 서비스 수준 향상, 수취함 오투함률 감소 방안도 업무개선 및 혁신과제로 채택돼 꾸준히 추진하고 있지요." (최정순 국장)
이와 함께 8, 9급 직원들로 총괄국팀·관내국팀 등 2개의 「Junior Board」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우체국의 사업· 조직·인력 등 전 부문에 대한 혁신을 이끌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주니어 보드에서 도출된 의견은 해당 업무에 적극 반영된다.
사진 왼쪽부터
· 송대규 노조 지부장 등이 이 고장 특산품인 찰옥수수를 우체국택배 상자에 담고 있다.
· 6·25 전쟁 당시 한국을 도운 이디오피아 참전용사와 그 가족을 지원코자 춘천우체국이 창구에 마련한 「이디오피아산 커피 무료 시음 코너」
사진 왼쪽부터
· 직원의 득남 축하 파티
· 최신의 위생적인 설비를 갖추고 독특한 맛을 살린 「춘천 꼬꼬닭갈비」를 우체국쇼핑을 통해 공급하고 있는 중앙식품
가능성이 있으면 무엇이든 한다
춘천은 한강의 상류 지역으로서 수도권의 상수원 보호구역이자 매장문화재 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변변한 공단조차 없는 등 사업 환경이 미흡한 도시이다. 그렇다고 여건 탓만을 할 수는 없었다.
먼저 전국 최대 규모인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용품을 우체국택배로 유치키로 했다. 전량 민간 택배사로 나가던 2만 5천여 건의 물량 중 5천여 건을 춘천우체국에서 확보했다. 금년에는 작년에 과시한 서비스 수준을 바탕으로 1만여 건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강원일보마라톤, 호반마라톤, 강촌야간마라톤 등이 지역의 모든 마라톤대회 용품을 처리하는 데도 마케팅실은 이골이 났다.
춘천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무대로 일본 내 '한류'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명동거리에 〈겨울연가〉 조형물이 세워졌으며, 남이섬 등 곳곳의 드라마 촬영지에는 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이 넘쳐났다. 이런 현상에 주목해 〈겨울연가〉를 주제로 한 「나만의우표」를 제작키로 계획을 세우고 초상권 문제 등을 협의했으나, 내·외부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약 8개월에 걸친 '7전 8기'의 열정적인 도전으로 전지 3만매를 판매하는 개가를 올려 1억 8천만 원의 세입을 올렸다. 이 같은 탁월한 마케팅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교황선종기념」 나만의우표도 개발해 2천매를 조기 매진 시켰다.
또한 춘천시가 이디오피아산 커피를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이디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를 돕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전국적인 유통망을 지닌 우체국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라 설득해 우체국택배로 유치함으로써 작년에 5천여 건, 금년 7월말 현재 2천여 건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고장 명물인 막국수, 잣, 뽕잎차(환) 등을 우체국쇼핑 상품화하여 전국에 공급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돕고 있다. 그러나 명품 먹거리인 닭갈비, 만두(꿩· 김치)는 유통 방법상의 문제로 상품화하지 못하다가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감자떡 등 기존의 특화상품을 개발한 의욕으로 새로운 세입원을 발굴코자 오늘도 춘천시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한편, 우체국금융 전문가들의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우체국 위치가 불리해 고객 유치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나, 전문지식과 타고난 친화력으로 우체국예금·보험을 책임지는 베테랑들이 금융마케팅실(실장 채능수, 팀장 한명순, 최남묵)에 포진해 있다. 이들은 금융 상식이 부족한 집배원 등이 상품 설명을 요청해 오면 어디든지 달려가 성사시켜 오는 프로 중의 프로이다.
미니 인터뷰
마케팅왕 임근순 씨
춘천우체국 임근순 마케팅실장은 고3 때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 졸업하자마자 체신부에 발을 들여놓아 올해로 31년째를 넘어서고 있다. 그 사이 「아태우정연수소」도 세 차례나 다녀오며 우정 전문인으로서의 소양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우정 관련 행사나 우표전시회 등에 늘 참가해 숨겨온 실력을 보탰다. 이러한 활약으로 우정사업본부장·정보통신부장관·국무 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안 떨어지려는 꼬마들을 시댁이나 친정에 맡겨두고 늦은 밤까지 직장에서 일해야 했던 젊은 시절엔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국제회의 등에 나가 우리와 해외의 우정을 연결하고, 한국 우정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작은 역할이나마 감당했을 땐 무척이나 보람이 컸죠."
임근순 씨의 쉼 없는 자기계발 노력과 '내 몫 다하기'의 투철한 직업의식은 어디서든 빛을 발했다. 침체돼 있던 마케팅 역량을 다시 불 지펴 일으켜 세움으로써 춘천우체국이 강원청 총괄국 가운데 경영 수지 1위국이 되는 데 앞장선 것이다.
마케팅 전담반 및 경영혁신팀 운영, 마라톤대회 용품과 이디오피아산 커피의 우체국택배 유치, 막국수·닭갈비 등의 우체국쇼핑 상품화, 「배용준」·「교황 선종」·「독도」 나만의우표 발매 등 임 실장의 마케팅 활동은 거침이 없으면서도 매우 독창적이어서, 마침내 강원청으로부터 2005 상반기 마케팅왕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를 살린 마케팅 전략들이 주효한 것 같아요. 또 스포츠나 스타에 착안한 감성 마케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몰아오기도 했고요. 민간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요즘 우체국 직원들의 수고가 참으로 클텐데, 그럴수록 서로 기쁨은 나누고 애로는 덜어주려는 살가운 동료애를 잃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