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할 수 없었던 독거 어르신들
집배원 힘 합쳐 본격적인 봉사활동
용인송전우체국 봉사단 단체사진
이경직 단장(왼쪽)과 이만우 집배실장(오른쪽)
용인송전우체국의 관할 구역인 송전읍, 남사읍 지역은 정겨운 시골 풍경이 주를 이루고 자식들을 도심으로 떠나보낸 고령층이 많이 거주한다. 이경직 단장을 비롯한 집배원들은 지역주민을 자주 대면하는 직업 특성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집배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 소외계층을 도와주던 이들은 2008년 추석을 기점으로 봉사단을 만들었다.
로터리 작업을 하는 이경직 단장 모습
“이곳은 농촌 지역이라 고령 인구가 대부분이고 생활이 어려운 분들도 많습니다. 일하다가도 문득문득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나면 배달할 우편물이 없어도 지나가다 한번씩 들러요. 어느 순간 이것만 해서 안 되겠다 싶어 아예 봉사단체를 만들었습니다. 힘을 합치면 더 많은분이 도움받을 수 있으니까요.”
텃밭 관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용인송전우체국 봉사단원들
봉사단은 독거노인 6가구 생필품 지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의기투합한 집배원 6명은 매월첫째 주 토요일에 송전읍에 위치한 지체 장애우 시설 생수사랑회에서 10년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추석과 설에 남사읍 1가구, 이동읍 2가구에 생필품과 약소한 생활비를 전달한다. 과거에는 명절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을 5년 동안 돕기도 했다.
“봉사단의 장점은 생수 사랑회에서 요구하는 일들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땐 시골출신 집배원들이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재다능한 집배원들이기에 풀을 베는 일부터 텃밭 관리, 파종, 생필품지원 등 여러 방면으로 구슬땀을 흘려가며 도와요. (웃음) 로터리 조성, 예초 작업, 마늘·감자 심기 등 못 하는일이 없지요.”
다재다능한 용인송전우체국 봉사단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특권”
이집 저집 살뜰히 살피는 집배원들
봉사단 총무로서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이만우 집배실장은 지난해 지역의 한 언론사로부터 봉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봉사란 ‘나누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른 우체국 봉사단보다 비교적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아쉬울 때도 많지만, 그럴 때마다 발 벗고 나서주는 조력자들이 있기에 큰 힘이 된다.
“금전이나 시간, 마음 등 내가 가진 것을 나눌 때 효과는 배가 되더군요. 마음을 나눴더니 제 마음이 부자가 됐어요. 봉사단이 소수 인원이라 우리 힘만으로는 어려울 때가 많은데 우정노조 용인 지부장님께서도 사비를 보태많은 지원을 해주셨고 우체국도 도움을 주셨죠. 고마운마음을 전합니다.”
봉사단이 강조하는 활동 정신은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이경직 단장은 집배 업무를 통해 배달 지역을 두루 살펴보고 독거 어르신 가정을 수시로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옛날 어르신 말씀 중에 집배원들은 어느 집의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다 안다는 말이 있어요. 요즘은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은 바로 파악하죠. 그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는 것, 집배원만의 매력입니다. 주어진 업무로 선한 영향력을 퍼트릴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직업이 있을까요?” 봉사단은 배달 구역 내 일손 돕기, 이웃 지원, 장애인 시설 생필품 전달 등 10여 년간의 꾸준한 활동으로 지난해 ‘제6회 우체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처음 시작할 당시의 마음을 기억하며 묵묵히 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거창한 활동 계획은 없어요. 돋보이려고 하는 활동도 전혀 아니죠. 용인송전우체국 봉사단은 앞으로도 주위에 어려운 분들을 꾸준히 도우면서 살아갈 겁니다.”
용인송전우체국 봉사단 이경직 단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남한테 베푸는 것, 그것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단 단원 모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를 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초심 잃지 않고 활동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도 독거 어르신들 연락도 꾸준하게 하고 싶습니다. <우체국과 사람들> 독자분들도 봉사를 통해 사랑을 전하고 진심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삶이 풍요로워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