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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는 세계 각국으로 전달되어져 우표 발행국의 역사와 문화뿐만이 아니라 정치·경제·국민성 등 '총체적인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외교사절'이 되기도 한다.

글. 이혜옥 우표디자인실 실장

21세기를 맞는 우표 디자인 전략
1999.02

프린트버튼

우표는 국가 이미지 제고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통신의 발달과 정보 인프라 구축으로 인하여 전화, 팩스, E-메일, 초고속망을 이용한 화상통신, 장소에 제한이 없는 위성통신 등이 미래의 주통신 수단이 되고 있는 요즈음 우편의 이용도는 현격히 낮아져 우표는 미래에도 존재할 것인가 하는 논란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우정성들은 우표 발행을 감소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인 발행을 하고 있다. 이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우표의 기능에도 많은 변화가 왔음을 의미한다. 

한 나라의 우표는 우편물의 요금납부증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자국민들에게는 문화적 긍지와 정서적 동질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국가 상징물의 한 형태'이다. 또한 세계 각국으로 전달 되어져 우표 발행국의 역사와 문화뿐만이 아니라 정치·경제·국민성 등 '총체적인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외교사절'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스포츠 세계의 승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 활약이 국가 이미지와 연결되어 알게 모르게 국가 경쟁력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는 상품을 직접 들고가 파는 직설적인 마케팅 이전에 우선 자국의 문화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는데 많은 예산과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으로써 생산국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쌓여 결정적으로 제품의 구매도를 높인다. 이러한 예에 비추어 볼 때 우표는 국가 이미지 제고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우표는 국내외의 우표 수집가들에게 판매가 되어 수장되는 수집품으로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성'도 갖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수집인구를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넓히기 위해 다양한 우취 프로그램으로 그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우표 한 장의 디자인과 품질의 향상을 꾀함은 궁극적으로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우정사업 경영합리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우표디자이너와 디자인실 이야기 

우표디자이너들은 일년에 두어 번 생일을 맞는다. 한번은 어머니께서 육신을 낳아 주셔서 기쁜 날이고, 또 한 날은 전국의 우표 수집가들과 만나는 우표전시회 기간이다. 

우표전시장내의 우취인들이 출품한 작품들 중에는 뭇사람들의 사연에 붙여져 배달되었던 본인의 우표를 만날 수 있어 더욱 흥미롭고, 행여나 그 반응이 어떨까 긴장도 된다. 

그 날 만큼은 디자이너들의 주가(? )가 조금 올라간다. 왜냐하면, 본인이 디자인한 우표에 직접 사인하는 행사를 하는데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우표 애호가들은 물론이고, 정해진 시간외에도 가는 곳마다 우표 붙은 봉투를 내밀어 팔이 뻐근할 정도로 사인을 하곤 한다. 

유명 탤런트도 아니고 몸값 비싼 프로 스포츠선수도 아닌 너무나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좀 쑥스럽지만, 우표를 통해 작고 소리 없는 것에 가치를 두는 소박한 마음들과 만나는 시간이고, 디자이너로서의 서비스 연장이라고도 생각하여 즐거이 응하려 한다.


우표디자이너와 디자인실 소개 

1999년 1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우표디자인만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들은 모두 7명이다. 입사 3년차부터 18년차인 본인 실장까지 포함하여 디자이너 6명과 사진디자이너 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젊고 탄탄한 실력파들로 인해 우표 또한 빠르게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우표디자이너들은 우정국 우표실에 소속 되어 있으며, 현 청사에서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배려로 13층의 넓직한 공간에 우표디자인실을 두고 있어 근무 여건은 전에 비하여 상당히 좋아진 편이다.


주요 업무 

· 우표류 디자인(우표 · 엽서 · 초일봉투 등) 및 디자인 관련 자료 조사 연구와 홍보물 제작

· 우표 발행 

· 우표 안내카드 

· 우편일부인 

· 우편엽서류 

· 우표책, 첩 

· 홍보책자 

· 홍보 포스터

· 연하장 및 연하 엽서

· 기타 정보통신부 각과의 홍보물 

· 우표 및 제반 홍보인쇄물의 상질화를 위한 필름출력기 등 장비 가동 운용 

우표 발행, 우편엽서 등 매년 발행되는 전체 업무의 80% 정도는 자체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하고 있고, 우표의 다양화를 위해 외부 작가에게도 작품을 의뢰한다. 이때 내부 디자이너는 우표 디자인의 적성에 맞게 필요에 따라 부분적인 수정 및 우표화 작업을 하고, 실제 우표가 나오기까지 인쇄 교정 등 총체적인 디자인 관리를 하고 있다.


우표 디자인의 제작 과정

우표디자이너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우표 디자인이 좋다.”라는 말을 듣는 것인데,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목표치를 정리해 본다.


대목표

1. 우표 발행의 선진화 - 국가 이미지의 제고, 상품성의 제고 

2. 우표 품질의 선진화 - 국가 이미지의 제고, 상품성의 제고 

3. 우취문화의 선진화 - 우취인구의 저변 확대


소목표

1. 좋은 디자인, 즉, '굿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2. 일관된 '우표 디자인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3.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진 총체적인 이미지가 '한국 우표의 아이덴티티(Identity)'라고 할 수 있다.


우표의 굿 디자인 전략 

우표에 있어 굿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디자인 전략은 단편적이기보다는 우표의 기능 이 요구하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조건을 얼마만큼이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 총체적인 접근을 필요로 할 것이다. 

1. 그 동안 발행된 우리나라의 우표를 파악하여야 한다.(디자인에 있어 연속성이나 차별화할 때 이는 필수이다.) 

2. 가능한 한 많은 나라의 우표를 전체적인 눈으로 본다.(그 나라의 발행정책 또는 아이덴티티가 보인다.)

3. 디자인하려는 우표의 기본적인 컨셉에 충실하여야 한다. 

4. 디자인하려는 우표의 주요 테마나 부분적인 요소들에 있어 우표수집가들의 요구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검토 한다.

5. 그 동안 발행된 우표들과 얼마나 차별화가 되고 있고 그 작가만의 신선감은 있는지 검토한다. 

6. 세계 각국의 우표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우표만의 정체성은 갖추고 있는지 검토한다.

7. 작성된 디자인이 인쇄의 제공정에서 재현이 잘될 수 있게 원고로 준비가 되었는지 검토한다. 

8. 작성된 원고와 가장 적합한 인쇄 프로세스를 선택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우표 디자인의 소재 결정 

· 기념우표류

국가적 중요 행사를 기념하는 기념우표는 주제와 무관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잡느냐가 주요 관건이다. 또한 가능한 우표수집가들의 원하는 테마와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 보통우표 

액면의 전통에 따라 저액권에는 친근한 우리의 동식물 · 곤충 등이 소재가 되고, 고액권으로 올라가면서 역사적 인물, 국보 등이 소개되고 있다. 보통우표는 대개 그 크기가 가장 작아 너무 큰 소재의 재현이나 다색조색상의 재현이 필요한 소재는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시리즈 우표류

일반인들과 우취가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자랑할 만한 자연(동물·식물 · 곤충 등), 우리의 고유문화 등과 세계적으로 우표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소재, 즉, 토피칼(Topical) 소재를 찾아 연속적으로 또는 단발적으로 발행한다. 시리즈 우표류의 디자인은 그 시리즈 처음부터 끝까지의 디자인 방법에 있어 일관성 및 그 흐름이 조화롭게 진행되는 점이 중요하다.


디자이너의 선정 

디자인해야 할 주제가 정해지고, 대략적인 디자인 기획이 나오면(여기까지는 아트 디렉터의 역할) 그 방향에 따라 적합한 디자이너 또는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조각가, 요판조각가 등이 단독으로 또는 2~3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디자인을 하게 된다. 선진국에서는 타이포그래퍼라도 참여하곤 하는데 이들은 디자인된 그림 또는 일러스트, 사진 등과 함께 우표에 들어가는 문자 요소, 즉, 국호·액면·명칭 등의 문자 디자인과 배치를 맡은 분야이다. 이 또한 한 전문 분야로 인정하여 참여했던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우표 제작 디자이너로서 우표 홍보물이나 우표 등에 이름이 명기된다. 현재 우리나라 우표의 제작은 우표디자인실에서 전체적인 디자인 방향 및 내부 디자이너들의 각자의 적성에 맞게 분담하여 디자인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물의 성격에 따라 외부의 한국화가, 서양화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요판조각가, 조각가 등 다양한 외부 전문 분야의 작가들을 참여시킴으로써 기존의 한국 우표의 이미지에 참신성 · 창의성 등을 조화시켜 우리나라 우표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방법

작은 지면에 들어가 효과를 발휘하고자 하려면 아무리 명작이라고 해도 너무 큰 그림이나 복잡한 디자인은 축소하였을 때 효과가 좋지 못하다. 따라서 우표원도로 채택되었어도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수정이나 삭제도 과감히 해야 될 때가 있다. 

디자인 기법이나 재료 등은 수채화물감이나 아크릴컬러 · 포스터컬러 등 순수 정밀 기법이나 회화적인 방법 등을 이용하고 있으며, 요즈음 사진이나 컴퓨터 그래픽에서 보완이 되므로 거의 소재의 제한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단, 선택한 인쇄방법에 맞추어 디자인방법이 선택되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요판 우표를 위한 인물을 디자인할 때 전통적인 사진방법의 요판은 디자이너가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으나 캐리커처식이나 선의 흐름이 독특함을 요구할 때 그에 맞는 디자인과 배경 색상 등을 선택하여야 한다. 

총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무후무한 독창성일 것이다. 

현 우리나라 우표 디자인의 수준 

과거 10여년 전까지는 회의, 대회, 공공복지 등의 테마가 자주 등장하여 디자인의 소재가 정치·사회성이 강하였다면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동식물 · 민속·미술 등의 문화를 소개하는 테마가 비교적 많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의 표현으로 기념 우표류에서 과거에는 직설적인 마크나 형상으로 직접적 전달을 호소하였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 기법을 구사하여 감성적인 전달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쇄에 있어서는 과거의 단색조 평판인쇄 및 그라비어인쇄 도입 시기로부터 현재까지의 우표를 보면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세계 각국의 인쇄는 그 나라의 경제와 정확히 비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만큼 우리의 우표인쇄도 경제 발전에 힘입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랑 받는 우표를 위한 바람 


우표 발행에서 우표 마케팅으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세계 각국의 우정 분야는 빠른 산업화 · 정보화로 인하여 예외 없이 우편물량 감소, 우취수집 인구의 감소 현상을 겪고 있어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예로, 경제대국인 미국에서는 어린이 우취 인구는 1952년에 250만명이었으나 45년간 점차 감소되어 1994년엔 15만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한다. 그래서 1997년부터 2년간 미국 우정성에서는 어린이 우취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190만명의 회원을 성공적으로 확보하였다는 뉴스를 접하였다. 

우표 발행에 있어 종주국임을 자랑하며 권위를 내세우던 영국 우정성도 그 방향을 선회하여 우표와 그 제품을 이용하여 다양한 우취 제품(맥시멈카드 · 초일봉투 · 일부인 등) 외에도 그 우표가 들어 있는 티셔츠, 넥타이, 손수건, 머그컵 또는 열쇠고리 등을 제작해 우체국에 예쁘게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 

미국·영국뿐 아니라 캐나다·호주 등 각 국의 우정성들은 국내 · 국외의 일반 수집가(Collector)와 전문 수집가(Philatelist) 등을 대상으로 우표의 기존 기능에 머물지 않고, 일반인들이 갈망하는 꿈과 기호를 좇아 그에 부합된 디자인으로, 즉, 팬시(Fancy) 상품으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우표 발행과 보급을 하고 있다.


다양한 인쇄방식의 개발 

또한 세계 각국은 다양한 인쇄 기법을 우표에 적용시켜 위조 방지와 우표수집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화폐처럼 숨겨진 이미지를 넣는 시크릿 인쇄방식이나, 낮과 밤에 다르게 이미지가 보이도록 하는 울트라 바이올렛잉크 인쇄방식, 홀로그램 인쇄, 플랙소 인쇄(즉석복권처럼 긁으면 숨겨진 이미지가 나옴), 스티커 우표 등 기존의 우표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새로운 방식의 우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우표 제작은 전통적인 인쇄 방식도 그 단계를 높여 질적 개선이 이루어져야겠지만, 우표 인쇄의 영역도 보다 더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함이 요구된다. 

그밖에 우표용지, 잉크의 상질화, 우표 천공의 다양화 등 우표산업화에 있어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궁극적으로는 우표의 산업화 

이와 같은 세계 각국의 흐름을 볼 때 우표는 더 이상 유가증권의 개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부가가치를 높이는 상품으로서 '우표의 산업화'를 위해 종래의 소극적인 발행과 보급의 과정에서 적극적인 제품 개발의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며 이를 다시 순환시켜야 한다고 생각된다. 

즉, 지금의 우표 발행과 보급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마케팅과 연구개발이 병행되어야 하며 디자인과 생산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조가 이루어질 때 효과적인 우표의 산업화가 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우표 발행을 담당하는 정보통신부의 모든 직원들을 포함하여, 인쇄처인 조폐 공사의 담당부서원들, 종이 생산자, 잉크제조자 등등 우표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우표인들이 가슴에 열정을 갖고 우표의 발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을 때, 그 산출물인 우리나라의 우표는 국민들과 전 세계 우취인들에게 사랑 받는 우표로 남을 것이다. 

또한 우표인들이 함께 곱씹어 생각해 보고 싶은 이야기는 일류 제품 출현은 단발성이 될 수 있지만, 세계적인 일류 제작자의 양성은 현재와 미래를 총체적으로 한 단계 더 위로 끌어 올려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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