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카카오뱅크에 1,000억 투자 1조 원 차익 실현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을 준비하던 카카오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국민은행, 텐센트, 한국투자금융지주, 이베이코리아, 예스24, 넷마블 등 11개 투자사와 함께 자본금 3,000억 원을 댔다. 우정사업본부가 첫 출자금을 낸 건 이 중 120억 원이었다. 이후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기 전까지 투자 시리즈마다 참여해 6년간 총 1,0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장기 보유하던 카카오뱅크 보유지분을 6년 만에 정리한 때는 2021년 9월 1일 장 마감 직후였다. 보유지분 3.23% 중 2.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처분했다. 처분 물량은 1,368만 383주로 종가의 할인율 9.9%가 적용된 주당 8만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블록딜로 총 1조 944억 원의 뭉칫돈을 손에 쥐게 됐다. 최종 수익률은 약 1095%에 달한다. 이는 우정사업본부 역사상 최고 운용 수익률로 알려졌다.
성과보수 따로 없어… 우본 “고객 자산 관리 잘할 것”
우정사업본부가 카카오뱅크 주식을 대량으로 정리한 건 자산배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오르면서 우정사업본부 대체투자 보유 비중이 내부 포트폴리오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예금 등으로 약 80조 원을 운용하는데, 대부분의 자금은 안전한 채권으로 굴리고 6조 원 정도를 대체투자(비상장 주식, 부동산 등) 용도로 운용한다”면서 “대체투자 자산이던 카카오뱅크가 상장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자산 배분 한도를 벗어났기에 매도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뱅크 투자는 예금사업단 대체투자팀에서 주도했다. 대체투자팀은 카카오뱅크를 발굴하고 초기 투자부터 이어진 투자의 결정을 내려 투자금을 집행했다. 사모펀드 운용사(PE)나 벤처캐피털 등 민간 금융회사처럼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려도 이에 따른 성과보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국가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고객들의 자산을 잘 관리해서 우체국 예금 가입자들에게 이자로 돌려주고, 적자인 우편 사업 부문에도 일부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IP
블록딜[block deal]
증권시장에서 기관 또는 큰손들의 대량매매를 뜻하는 단어이다. 시장에 주식이 대량으로 나오면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쳐 팔고자 하는 가격에 팔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따라서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매도자가 사전에 자신의 매도 물량을 인수할 수 있는 매수자를 구해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 시작 전이나 장이 끝난 후에 시간 외 매매로 전일종가나(장 시작 전) 당일 종가(장 마감 후)에 주식을 넘기는 매매를 말한다.
출처 :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참고. 매일경제·조선일보·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