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지난 1년 동안 국민 모두가 많은 어려움을 감내한 결과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IMF 경제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빅딜, 구조 조정 등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개혁 드라이브는 공공 부문, 민간 부문의 모든 분야에 누적되어온 비효율적 요소를 걷어내고 조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재구축하여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시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정사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0년까지 4,048명의 인력 감축, 1999년까지 111개의 우체국 통폐합이 단행되고 별정우체국 직원도 근무 상한 연령 단축 및 집배원 포함 464 명의 인력이 감축되는 등 경영 혁신을 위한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바로 경영합리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을 높여 우정 사업의 만성적인 적자를 개선하고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며 대외적으로도 경쟁력을 갖는 가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업무 구조로 평가 받고 있는 우편물 소통 체제를 효율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접근 방법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우편집배 분야의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접근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대별해 볼 수 있다.
현 소통 구조의 일대 혁신과 탄력적 인력 운용으로 경영 개선을 도모하는 구조적 측면과, 우편 처리 프로세스의 자동화 · 기계화 · 전산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적 측면, 수취함 설치, 등기우편물 배달 방법 개선 등 배달 환경 개선과 관련된 제도적 측면이 있다.
본고에서는 구조, 기술, 제도의 세 가지 측면에서 금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업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구조적 측면에서의 효율성 제고
구조적으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편물 소통 체계상의 문제점 해결이 우선되어야 하며 동시에 정부인력 감축계획과 연계하여 인력의 탄력적 운용이 뒤 따라야 한다.
현재의 우편물 소통 체계는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소통 단계의 경우 도시 우체국 군·읍 단위 우체국→면 단위 우체국으로 다단계화되어 있어 최대 8~10개의 구분 단계, 15~20개의 운송 단계를 거쳐 소통되므로 시간, 비용, 인력의 낭비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우편물 파손 및 오 구분이 증가하여 안전성, 신뢰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없다.
전국 1,424개 배달우체국을 400여개 우체국으로 통합, 집배센터화
따라서 우편물의 수집에서 배달까지 평균 15단계의 다단계 처리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하여 전국 22개 주요 거점도 시에 우편집중국을 건설하고 현행 철도 운송 위주의 운송체계를 대전교환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육로운송망으로 개편하며 이와 연계하여 현재 전국 1,424개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구분 ·배달하고 있는 것을 400여개 우체국으로 통합, 집배센터화하여 처리 단계를 4~5단계로 축소하는 종합적인 우편 소통 시스템을 2001년까지 3년 동안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소규모 배달우체국을 집배센터로 대형화하여 분할손 제거 및 자동화 여건 조성
배달우체국을 집배센터화하는 우편집배권역의 광역화는 우정사업 조직의 기능별 치국 (우체국 조직을 기능별(집배 · 구분 · 창구) 형태로 개편, 분리 설치하여 전문성 ·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우정사업경영합리화기본계획, pp.29~30) 차원에서도 맥을 같이 하며 행정구역, 관할 인구, 배달물량 등을 감안하여 면단위 배달우체국을 일정 규모 이상의 권역으로 통합, 대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1일 처리물량 20,000통 이상의 배달우체국 대형화는 뒤에 설명될 순로구분 자동화의 경제성 제고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며 집배광역화가 되면 지역간·관서간 1인당 집배부하량을 평준화하여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 수 있고 연간 566억원의 비용과 최소 1,247명의 인력 증원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배달 출국시간도 집배원별로 평균 45분이 빨라지게 된다. 순로구분 자동화가 되면 평균 2시간 정도의 추가 단축도 가능하게 된다.
운송·구분작업 단계가 줄어들게 되어 우편물 파손 및 오구분이 감소하고 구분 · 발착업무가 우편집중국에 수용되므로 기존 우체국 작업 공간 부족 문제도 해소되며 순로 구분 자동화 기계를 설치할 수 있는 여건 (기존 면단위 우체국은 물량이 적어(2,000통 내외) 경제성이 없고, 공간도 부족하여 기계 설치가 어려우나 집배센터화로 처리물량 대형화 시 자동화 가능)도 갖추게 되어 전체적으로 경제성 · 안전성·신뢰성을 대폭 향상 시킬 수 있게 된다.
집배광역화정책은 구조 조정 및 우정사업 경영 혁신과 서비스의 개선 측면에서 불가피 하다. 그러나 통합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위해서 각 지역별로 여건을 최대한 분석, 반영하여야 한다. 따라서 도서 지역과 원거리 지역은 앞으로 통합 여건 조성시까지 현재처럼 단독 집배국으로 유지하고 주행거리연장에 따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배달용 차량을 확보, 투입키로 하였으며 시한성 우편물 등 관내우편물에 대하여는 각 관서 별로 해결이 가능한 만큼 현지 실정에 맞는 배달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토록 하였다. 통합되는 별정우체국 집배원에 대하여는 통합 이후에도 현재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 별정우체국의 통합 시기는 일반국에 준하되 시행상의 문제점 도출을 감안하여 3개월의 통합 유예기간을 두기로 하였다. 다만 운송노선상 집배센터와 일반국 사이에 별정국이 위치하는 경우에는 유예기간을 적용 하지 않고 동일한 시기에 통합을 한다.
집배인력 운용의 탄력성 및 효율성 제고
정부 부문의 구조 조정과 우정사업 경영합리화 기반 조성을 위한 인력 감축이 작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2000년까지 총 인력 34,804명의 12% 수준인 4,048명을 감축하는 정부인력 감축계획에 따라 금년도에는 집배 인력 200명을 포함한 1,473명의 우편인력이 감축된다.
이미 지난해에 정규직 집배원 퇴직에 따라 상시 위탁 집배원을 채용하여 업무의 계속성을 유지하였듯이 올해에도 결위직 집배인력에 대한 민간 위탁이 확대된다.
우편업무의 경쟁력 강화와 경영 혁신을 위한 민간 위탁은 일종의 외주관리 경영전략으로서 프로세스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인건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으로 사업 수지를 개선 하는 민간 경영기법의 도입을 의미한다.
그러나 작년 상반기 이후 상시 위탁 집배원을 운영해 본 결과 인건비 절감의 효과는 거둘 수 있었지만 정규직의 업무 부담 증가 등 배달 서비스의 질적 측면에서는 일부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하였다. 집배업무의 경우 특별한 사명감과 많은 경험을 요하는 비교적 전문성을 띠는 분야인만큼 채용 시 자질 검증, 채용 후 사전교육, 복리후생 및 복무관리 절차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하고 외주관리 경험이 부족한 점 등을 원인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금년도에는 이 같은 관점에서 비정규직 집배원에 대한 근본적인 운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우선 상시 위탁직이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 관계 부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국민연금제도, 시간 외근무시 보상 문제, 이륜차 보급 및 유지관리비 문제, 상시 출장비 현실화 등을 중점 과제로 삼아 조기 실현을 목표로 추진하고, 이와 병행하여 계약시 자질 검증이 가능토록 채용제도를 심도 있게 검토,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적 측면에서의 효율성 제고
우편물량이 증가되고 대형화 · 중량화되어 종래의 수작업 체계에 의한 노동집약적 업무처리 방식은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
우편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소통 대응력을 확보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영합리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대국민 서비스와 신뢰성 증대를 위해 우편물 처리의 자동화 · 기계화 · 전산화 중장기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2001년까지 총 1조 752억원의 투자비로 전국 22개 주요 거점도시에 우편집중국 건설을 완료하여 발송·도착구분작업의 자동화율을 최대화하고, 그 결과 3,181명의 발착 작업 인력 및 운송비용 절감을 통해 연간 약 1,500억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며 발착업무가 집중국으로 수용되므로 기존 우체국의 작업 공간 부족 문제가 크게 해소될 것이다.
순로구분 자동화 추진
집배원의 업무 처리 과정을 보면 도시 지역의 경우 배달순로 구분작업에 평균 3~4시간을 투입하고 있어 배달시간이 지연되고 과중한 업무 부담을 주고 있다.
전적으로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배달순로별 우편물 구분작업을 자동화하여 집배원의 옥내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부담도 경감시킬 수 있도록 2002년 시행 목표로 1998년부터 한글문자 고속인식기술 등 관련 기술의 국내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배달순로 구분작업이 자동화되면 옥내 작업시간이 평균 2~3시간 단축되어 집배원의 업무 부담이 대폭 경감될 것이며 여유시간을 자기 계발 또는 마케팅활동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경제적 효과로 환산하면 순로구분 자동화가 완성되는 2006년도를 기준으로 2,500여명의 인력 증원 억제 효과를 유발하여 연간 9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기술개발과 함께 순로구분 자동화의 선결 과제로서 전국의 모든 배달주소(약 2,200만 개소)와 집배원별 배달순로에 대하여 데이타베이스가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각 집배구별로 주소를 순로에 따라 미리 작성, 정리해야 한다.
집배원별 우편번호 부여로 업무 부담 경감 및 작업시간 단축
이와 병행하여 집배원별로 우편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집배원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고 작업시간도 단축될 수 있도록 「현업관서 집배구 조정 및 집배원 별 우편번호 부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행 체계는 하나의 우편번호에 둘 이상의 집배구가 많아 우편물이 도착하면 순로구분에 앞서 집배원 별 구분작업을 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도입하여 집배정밀도를 컴퓨터지도(digital map)화 또한 집배 관련 각종 보고서 및 통계업무 등 집배실 행정업무를 대폭 정비하고 꼭 필요한 것만 유지하되 전국 표준 양식으로 전산화하여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자료관리의 정확성 및 유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리정보시스템(GIS)을 도입하여 현재 각 관서별로 작성, 활용하고 있는 그림지도 (image map)형 집배정밀도를 컴퓨터지도(digital map)화하여 우편물 배달관리의 과학화는 물론 마케팅 차원의 고객관리 시스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달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용을 하고 적용 범위와 경제성을 분석하여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도적 측면에서의 효율성 제고
수취함 달아주기 운동을 전개하여 우편물 배달 환경 개선
집배업무의 비효율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수취함이다. 수취함이 아예 없거나 규격이 맞지 않아 대형화되는 우편물 투함 등 배달업무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결국 업무시간이 늘어나고 민원의 소지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설치기준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및 3층 이상 고층건물은 수취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우편법 제37조의 2). 그러나 의무규정을 이행하지 않을 때 이를 제재할 실효성 있는 수단이 없으며 단독주택은 그나마도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수취함을 보급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실적이 미흡하고 기준도 불비 하여 집배원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우편 수취함 정비를 위해 장·단기전략을 수립, 추진할 계획인데 우선 산동네 등 서민거주지역을 대상으로 수취함 달아주기 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하여 올해 안에 전량 보급을 목표로 추진하고, 아파트 등 고층건물은 자체 정비 및 교체를 지속적인 권장, 계도 방법으로 배달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민 정서를 감안하되 단독주택에도 수취함 설치를 의무화하고 고층건물은 신축 시 준공검사와 연계하여 수취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법적 보완을 할 계획이다.
「우편물 배달 콜 서비스제」 등 빈집 등기우편물 배달제도 개선
맞벌이 가구 증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직업의 전문화 등 현대인의 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주간에 집을 비우게 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 이용자는 만족스런 배달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우체국도 등기취급우편물의 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최 근의 통계에 따르면 3가구당 한 집꼴 (28.2%)로 주간의 빈집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빈집 앞 등기우편물 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에 몇 가지 제도를 신설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지난 1월부터「등기우편물 콜 서비스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등기우편물 콜 서비스제」란 우편물을 보낼 때 겉봉투의 수취인 주소란에 수취인과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함께 적어 보내도록 창구에서 접수할 때 권장 또는 안내를 하고, 수취인 부재로 배달할 수 없을 때 집배원이 우체국에서 전화로 수취인과 연락을 취하여 배달 처리를 하면 최소한 두 번째 방문 시에는 배달이 되며 그 결과 반송에 따른 비용과 민원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 제도는 도착통지서에 의한 고객의 전화를 기다려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체국에서 전화를 걸어 처리해 주는 적극적 서비스 차원에서 시행하게 된 만큼 창구 접수 직원과 집배원의 각별한 자세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고 일반 이용자에게도 널리 알려져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이와 함께 1998년 하반기부터 시행중인 APT의 경비원을 대리수령인으로 하는 「등기우편물 대리수령인 일괄 배달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조기 정착시킬 계획이고, 최근 일부 관서에서 시험 운용하고 있는 야간 배달제」, 「휴일배달제를 신중하게 검토하여 6대도시 대단위 아파트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용해 볼 계획이다.
최근 1년여 사이에 우정 역사 115년을 통틀어 일대 혁명적이라 할 만큼 많은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숨고를 여유 없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한다면 오히려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수년 후 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올 한 해에도 정규직 인력 감축에 따른 대체인력 확충 및 운용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 되나 머리를 맞대고 연구와 고민을 한다면 집배업무의 안정적 수행으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수집 및 배달 과정의 프로세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업무 부담 경감과 더불어 생산성을 높여 경영합리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