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경영이란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두들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돈도 많이 벌고 지배자가 되며 강자가 된다'고 한다. 지식이 조직의 부와 경쟁력 창출의 핵심 원천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 예측가들조차도 기업과 국가의 성패는 지식의 창출과 이의 적절한 활용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지식 경영 이론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이제 지식이 없는 국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대체 「지식」이 뭐고 또 「지식 경영」은 어떤 것이길래 이렇게들 난리인가.
지식 경영에 대한 이해에 앞서 먼저 우리는 「지식」과 「정보」의 차이부터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간단히 말해 지식은 많은 정보들이 일정 시간을 두고 축적돼 나름대로 체계화되고 한층 더 농축된 상태를 말한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지식을 '일하는 방법과 기존 틀의 개선 또는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 즉, 지식은 획득된 정보가 가공, 재구성, 축적, 판단 등의 과정을 거쳐 행동으로 옮겨지고 유용한 가치 창출로 이어질 때 진정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집으로 갈 때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40분밖에 안 걸리는 대신에 도로 사용료로 1,000원을 내야하고, 국도를 이용할 경우 60분이 소요되지만 도로 이용료는 없다고 가정하자. 또 국도는 일반적으로 출·퇴근 시간에는 상당히 혼잡하다는 정보도 있다. 이러한 정보들을 보다 가치 있는 형태로 가공해 보면 일찍 또는 늦게 퇴근할 때는 국도를 이용하지만 교통이 혼잡 할 만한 시간에는 1,000원을 부담하더라도 고속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지식은 판단, 경험, 규칙에 의해 정보를 가공하여 보다 가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킨 것으로서 주요 의사 결정시에 곧바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노나카 교수는 조직내의 지식을 암묵지(Tacit Knowledge)와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구분하고 있다. 암묵지란 학습과 체험을 통해 개인에게 습득돼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의 지식'을 말하고, 형식지는 암묵지가 문서나 매뉴얼처럼 외부로 표출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결국 지식 경영에서 말하는 지식은 구성원 개개인이 가치를 창출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학문적 지식, 실용적 지식, 현장 경험 지식 등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지식 개념을 토대로 지식 경영을 정의하면 '표현되지 않은 무형의 지식을 포함해 조직체가 보유한 모든 가용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제품 개발 및 시장 대응력을 높여 나가는 새로운 경영 방침' 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의 창출과 공유
돌이켜보면 지식 탐구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과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시대에서부터 시작된 케케묵은 얘기다. 하지만 과거부터 최근의 조직 학습에 이르기까지 지식에 대한 인간의 주된 관심은 지식 창출 분야에만 집중돼 왔다. 지식의 공유나 전파, 그리고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온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지식의 진정한 가치는 정보의 축적 관리 차원을 넘어 물리적으로 떨어진 조직 구성원들 간의 지식 융합(Fusion) 및 공유와 상호 전달을 통해 창출될 수 있다. 보다 원활한 지식의 전달과 공유는 오늘날의 인터넷, 네트워크, 그룹웨어 등과 같은 각종 정보기술 인프라의 놀라운 발전에 힘입어 충분히 가능하게 됐다.
첨단기술로 정보나 지식에 접근하는 정보 네트워킹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지식 창출과 공유의 핵심 요소는 바로 인적 네트워킹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공유하는 네트워킹이야말로 정보시대 지식인의 기본적인 소양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지식 창출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경영자, 특히 정보통신 분야 CEO들의 학창 시절을 보면 지식 창출에도 나름의 노하우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CNET의 창업자 할시 마이너는 10대를 보낸 버지니아의 소도시에서 또래 친구들을 고용해 페인트칠 회사를 운영했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대학 기숙사에서 컴퓨터 부품을 조립해 친구들에게 팔았다.
그리고 AOL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은 10세 때 형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레모네이드를 파는 회사를 설립했고 11살이 되자 잡화상을 열었다. 스무 살 무렵엔 미용체인 「프록터&갬블」에서 손님들 머리를 감기거나 피자헛에서 피자 토핑을 얹는 일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연구했다.
이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배운 형식지와 현장 경험을 통해 터득한 암묵지를 결합시켰고 그러한 지식 창조의 프로세스가 훗날 실리콘밸리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낸 밑거름이 된 것이다. 조직 업무를 통해 나름의 노하우를 쌓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은 지식사회 구성원의 기본 소양인 셈이다.
이를 전제로 다시 조직 내 지식 경영의 문제로 돌아와 보자. 기업·국가 등 대부분의 조직들이 현재 안고 있는 큰 고민거리들을 대략 정리해 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문제로 귀착된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왜 시간과 비용이 줄지 않는가',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도 왜 품질에 차이가 나는가', '교육과 학습으로 전수되지 않는 것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업무 표준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자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결과물도 제각각 이다. 더욱이 힘들게 만든 결과물은 각자 책상 서랍이나 PC 속에 처박혀 그냥 사라져 버리기 일쑤다. 결국, 참조할 만한 자료도 없고 의견을 구할 사람도 없으니 매번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고 생산성도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무 수행을 통해 축적되는 각종 유·무형의 정보 및 지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상호 공유가 필요하다. 첨단 정보기술의 조합을 통해 조직 내에 축적되는 각종 지식과 노하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지식경영 시스템이 21세기 조직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식 경영의 성공 요인
그렇다면 효율적인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 조건들이 필요할까?
효율적인 지식 경영 구현을 위해서는 조직 내에 떠돌고 있는 지식을 빠짐없이 포착해 축적하고 이를 원활히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잘 구조화된 프로세스, 즉 정보기술적인 요소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조직 경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기술들이 그렇지만 지식 경영의 핵심적인 성공 요소도 다름 아닌 「사람」이다.
현실적으로 지식 경영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들이 직접 지식 공유를 통한 효과를 인식하고 그 결과가 곧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몇 년 혹은 몇 십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식 경영은 첨단 시스템만을 앞서 구축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으며 구성원에 대한 다양한 동기 부여 프로그램의 반복과 강화를 통해 지식의 공유가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조직문화부터 먼저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국내 최초의 지식관리 최고임원(CKO)인 LGEDS 시스템 오해진 사장도 “새로운 지식 경영 기법의 지속적인 도입과 함께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 이를 실천하는 직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며 생각의 속도만큼 빠르게 지식이 오가는 조직에서는 보유한 지식의 양과 질에 따라 소득의 고하도 결정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철도청의 경우만 보더라도 구성원들이 지식을 제안할 경우 해당 부서장이 지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사전에 검토한 후 정식 지식으로 승인, 시스템에 등록시키며 이때 제안자의 지식 통장에는 마일리지를 누적시켜 승진 및 상여금 부여 등 인사관리에 혜택을 주도록 돼있다.
민간기업인 LGEDS시스템도 현재 구축해 놓은 사내 지식관리 시스템인 「지식 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보를 올릴 경우는 물론이고 모르는 업무 내용을 물어만 봐도 나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식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사내 지식공유 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이 제도는 분기 별로 최고 50만원까지 보상을 받으며 연말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가족 수만큼의 뷔페 티켓이 부여 되고 2년 연속 수상시 100% 보너스 또는 부부 동반 미주·유럽 왕복항공료가 지급된다.
쌍용정보통신 역시 지식 마일리지 개념을 도입, 일정 수준 이상의 마일리지를 획득한 사우를 대상으로 지식의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이러한 누계 마일리지 점수를 인사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쌍용은 영업력 증대와 신규 사업 수행에 결정적 단서가 되는 고급 정보에 대해서는 지식증서를 발행, 제공자의 정보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수행하게 될 경우정보소유자에게 사업 참여 우선권을 제공하거나 일정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따라서 얼마나 획기적인 정보 시스템을 먼저 도입 하느냐는 지식 경영의 전체적인 성공 요인을 놓고 볼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조직의 제도와 문화를 생각해 전략을 수립한 후 그에 맞는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지금 21세기는 지식사회로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다가오는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을 효율적으로 축적하고 활용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 경영을 구현하는 일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