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 대포통장 8,894개 적발
지난 2000년 초반, 대만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이며 그 중심에는 여전히 대포통장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일평균 200여 건의 대포통장 발생, 대포통장과 관련한 피싱사기와 대출사기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 130명 발생, 평균 피해금액도 500여 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두 달 간(3월 16일~5월 15일) 전국 경찰서에서 대포통장을 비롯한 3대 대포물건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적발된 대포통장은 8,894개로, 신한, 국민, 우리은행 등 주요은행에서 발생한 건수가 전체의 33.7%를 차지하고, 농협은행이 12.7%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체 금융회사 중 농협에 이어 두 번째로 발생건수가 높았던 우체국은 이번 발표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전국 우체국에서 대포통장 피해 근절을 위해 벌인 노력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우체국을 이용하는 많은 선량한 고객님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가두 캠페인과 각종 홍보활동, 그리고 강화된 통장개설 절차에 따른 민원까지 우체국 직원들의 노고 역시 상당했다.
변화하는 니즈에 따른 대책 필요
최근 핀테크(Fintech)가 부각되면서, 이에 따른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 쉽고 빠른 금융거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대포통장과의 전쟁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 것이라 예상된다. 대면거래로도 근절하기 어려운 대포통장 발생을 비대면거래를 통하여 확인하고 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우체국금융은 국가기관으로서 시중은행이 기피하는 서비스를 전국방방곡곡 시행하고 있다. 현재 우체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체크 및 현금카드 15일 지연 발급과, 강화된 통장 개설 절차는 시중은행의 입장에선 쉽게 시도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수익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공적인 목적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체국이 아니고선 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중론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러한 노력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 금융사기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최근 대포통장의 트렌드는 신규 발급 통장이 아닌, 기존 정상 거래 통장이나 장기간 미사용 계좌를 중심으로 불법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근절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을 구한 맥아더 장군은 “기습이야 말로 전쟁에서 가장 긴요한 승리 요인”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지난 6개월 동안 우체국 계좌를 악용한 신규 대포통장 발생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물론 그 속에는 누구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카드 지연 발급과 통장 개설 절차 강화 등 강력한 전략이 숨어 있었다. 사기범이 기승을 부리고, 대포통장 피해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우체국의 대포통장 근절 대책도 보다 강력하고 은밀하게 시행될 것이다. 사기범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습적인 방법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