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분장우편국이 체신청의 모체
일제는 통감부(統監府) 산하에 통신관리국을 설치하고 조선땅에 일본식 우편제도를 그대로 이식했다. 그때 통신관리국에서 직접 맡지 않아도 될 단순한 관리업무를 전국의 주요 우체국에 위임했는데, 이를 소위‘관리사무분장우편국제도’라 불렀다. 1906년 1월 이 제도가 실시되면서 경성우편국을 비롯한 부산∙인천∙원산∙군산∙목포∙평양∙의주 등 8개 우체국이 관리사무분장우편국으로 지정되었다.
이처럼 큰 우체국이 감독기관이 되어 관내에 있는 작은 우체국을 관리하게 됐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체신청의 모체가 된다. 그 당시 경성우편국은 서울과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충청남도 및 황해도 일부를 관할했는데, 그것이 바로 서울체신청의 출발점이 된다. 인천과 부평∙강화 그리고 황해도 일부의 관리는 인천우편국이 맡았다. 또 부산우편국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 거문도를 관할구역으로 삼았는데, 그것이 부산체신청의 효시였다.
한일합병으로 조선총독부가 들어서면서 9개로 늘어났던 관리사무분장우편국이 경성∙부산∙평양∙원산 등 4개 우편국으로 축소되었다. 그들 4개 우편국이 전국을 4등분해 관장했는데, 1914년에 확정된 관할지역을 보면, 경성우편국이 경기도와 충청남북도∙전라북도∙강원도 및 황해도의 일부였고, 부산우편국이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 평양우편국이 평안남북도와 황해도 일부, 원산우편국이 함경남북도와 강원도 일부였다.
1930년대로 접어들면서 관리사무분장우편국의 기능이 한층 강화되었다. 1934년 일제는 관리사무분장우편국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그 명칭을「체신분장국」으로 바꾸고, 그 밑에 감독과∙보험감독과∙공사과∙회계과를 두고 일반 우체국과 확실히 구분했다. 그때부터 체신분장국은 오늘날의 체신청과 유사한 조직과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그 뒤 1940년 체신분장국의 명칭이「지방체신국」으로 바뀌면서 관할 구역에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경성지방체신국은 경기도와 충청남북도∙강원도∙전라북도를 관할했고, 부산지방체신국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 평양지방체신국은 평안남북도와 황해도, 그리고 원산지방체신국은 함경남북도를 관할했다.
해방이 되고 남북 분단이 굳어짐에 따라 지방체신국도 분할되지 않을 수 없었다. 38선 이북에 남아 있는 평양지방체신국과 원산지방체신국은 체신부 관할에서 떨어져 나가고 서울지방체신국과 부산지방체신국만 남게 되었다.
지방체신국의 명칭에도 변화가 있었다. 1946년 4월 미군정청체신국이 체신부로 승격하면서 지방체신국을「체신국」으로 그 명칭을 바꿨다. 따라서 경성지방체신국이「경성체신국」으로 불리다 다시 일본식으로 부르던 체신관서의 명칭을 한국식으로 바꿈에 따라「서울체신국」이라 부르게 되었다.
우정총국(현재의 체신기념관)
1970년대 접어들면서 도마다 체신청 생겨
1949년 6월 제2대 체신부장관으로 취임한 장기영은「체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방관서의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그 해 8월 지방체신관서설치법을 공포했는데, 그때 지방체신국의 명칭이「체신청」으로 바뀌었다. 그해 11월에는 지방체신관서설치법을 개정해 대전체신청과 광주체신청을 신설하고 체신청에 총무과∙우정과∙전무과∙보험과∙회계과를 두었다. 그리하여 이듬해 1월 16일에 대전체신청, 1월 18일에 광주체신청이 개청되었다. 그때부터 서울체신청은 서울과 경기도∙강원도, 부산체신청은 경상남북도, 대전체신청은 충청남북도, 광주체신청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하게 되었다.
6∙25전쟁은 체신청의 관할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부산으로 피난하고 체신부 역시 부산체신청 청사로 옮기게 되자 발족한 지 8개월밖에 안된 대전체신청이 폐지되고 그 업무는 서울체신청으로 넘겨졌다. 그 뒤 정부가 서울로 되돌아오고 서울체신청 역시 서울로 환원함에 따라 1952년 12월 대전체신청이 부활했다.
그 뒤 체신청의 관할 영역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968년 11월 정부는 서울체신청 관할이던 경기도와 강원도를 떼어내 중부체신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서울체신청은 서울특별시만을 관할하게 되었다. 이어 1970년 11월에는 대구체신청이, 1971년 4월에는 전주체신청이 신설되었고, 1972년 6월에는 중부체신청이 수원체신청과 원주체신청으로 분리되면서 충청북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 도에 하나씩 체신청이 설치되었다.
1979년에는 체신청의 명칭이 바뀌었다. 대전체신청을 충청체신청, 광주체신청을 전남체신청, 수원체신청을 경기체신청,대구체신청을 경북체신청, 전주체신청을 전북체신청, 원주체신청을 강원체신청으로 그 이름을 바꿨다.
1981년 1월 한국통신(KT)이 설립되고 전기통신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체신청의 기능과 업무량이 대폭 축소되었다. 체신부는 체신청을 완전히 폐지하거나 그 숫자를 절반 가량 줄이는 방안 등을 놓고 총무처와 협의한 끝에 체신청의 규모를 축소시키는 한편, 경기체신청을 폐지해 서울체신청에 통합시키고, 각 체신청에 직영 우체국을 두는 것으로 결말을 내렸다.
한편 1990년 12월에는 제주우체국을 제주체신청으로 승격시켰다.
<정보통신 역사 기행> 출간
이 책은 ‘편지에서 인터넷까지’ ‘IT 강국 한국의’라는 부제가 붙은 우리나라 정보통신 125년사이다. 역사적 사실을 테마나 시대별로 나열해 놓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정보통신 125년 역사에서 주요 사실과 인물 중 33편을 골라 이면사 중심으로 기술했기에 새롭고도 흥미 있는 사실이 많이 담겨있다. 또한 정보통신부 125년사의 축소판임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된 배경 등이 심도 있게 정리돼 있다. 정보통신 역사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에게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될 것이며,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 종사하면서 세계가 부러워할만큼 눈부시게 발전하는 한국의 IT 성장에 일익을 담당하면서도 별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것 이다. 저자는 30년 가까이 월간 <정보와 통신> 편집장으로 일했던 작가 이기열 씨이다.
도서 문의 : 018-355-8808/02-332-5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