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차 만국우편연합(UPU) 총회를 마치고
「나이로비우편전략」채택
1989년 워싱턴 UPU 총회 이후 UPU는 총회마다 우정 분야 정부 및 운영기관 최고위급이 회합하여 세계 우정이 다음 총회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일반정책토론을개최한다. 일반정책토론 결과는 세계우편전략 채택으로 귀결된다. 이번 정책토론의 주제는「글로벌 경제 핵심 요소로서의 우편」이었다. 우정사업본부장은 발표를 통해 환경 분야에서 우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UPU와 UN환경기구 간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의하였으며, 우편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여야함을 강조하였다. 이번 회의를 통해 UPU는「나이로비 우편전략」을 채택했다.
제24차 UPU 총회장 전경
총회 하이라이트, 이사국 선거
총회 참가국의 초미의 관심사는 우편운영이사회(POC)와 관리이사회(CA) 이사국 선거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40개 이사국선거에 POC 64개국, CA 49개국이 각각 입후보하였다. 한국의경우 CA 연임제한 규정으로 이번 총회에서는 POC에만 입후보하였다. 화려한 오찬ㆍ만찬, 각종 홍보물 배부, 선물 공세 등총회 개회부터 선거 직전까지 회원국들이 전개하는 선거운동은 총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우정사업본부 또한 수석대표 초청 오찬을 개최하고 회의장과 다른 국가연회장을 돌면서 우정사업본부의 지난 4년간 UPU 활동을 알리고 한국에 대한 지지 요청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은 총 64개 후보국 중 14위로 POC에 당선되었다. 이번 당선은 4회 연속 당선이라는 기록을 만들었고, 한국의 국가 지명도,지난 총회 POC 선거 결과 그리고 그동안의 UPU 활동 등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성적으로 POC 이사국에 진입한 것으로 자평한다.
UPU 조약개정 및 총회 주요 결정
UPU 총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191개 전 회원국이 회합하여 국제우편에 관한 조약을 개정하고 다음 총회까지 UPU가 추진해야 할 주요 사업과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UPU 조약에 포함된 우정청(postal administration) 개념을 조문별 검토를 거쳐 정부기관 및 규제자의 의미인 경우 회원국(member country)으로, 우편사업운영자를 의미하는 경우 지정사업자(designated operator)로 개정하였다. 또한 국제우편 정산료 제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 정산료 지급 목적으로 UPU 회원국을 5개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새로 우편선진국에 포함되어지급해야 하는 정산료가 상당히 인상되는 아랍 산유국의 반발이 있기는 했으나 현재의 우편개도국에 유리한 정산 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루어냈다. 한국은 2011년까지 우편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여 국가 간 정산에서 유리한 입장을 유지할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우편선진국에 편입되므로이에 대한 추가 부담액을 파악하고 재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작업을 해야 한다. 이외 다음 총회까지 UPU가 추진할 주요 정책에 대한 결정이 있었다.
한국대표단의 활동 성과
총회 기간 중 한국대표단은 회의 참석뿐만 아니라 수석대표초청 오찬 개최, 한국 우정 홍보, 주요 국가 우정 CEO 면담 등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총회 기간 중 한국-홍콩 우정 간전자상거래와 특급우편(EMS) 서비스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총회 기간 중 개최된 EMS 총회에서는 EMS서비스 우수 우정을 선정하여 시상하였다. 우정사업본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EMS 서비스품질 최우수 우정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수상으로 우정사업본부는 EMS 마케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EMS 품질인증 수상식에는 우편사업단장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대표단이 이루어낸 가장 값진 성과는 UPU 우편운영이사회(POC) 이사국 4선 진출이다.
일반정책토론에 참석하여 친환경 우편에 관한 발표를 하는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
UPU 총회이후…
이제 우정사업본부는 총회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를 서둘러야한다. 치열한 논의를 통해 마련된 새로운 조약, 정산 규정, 우편운영 규칙을 국내에 시행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참여할 예정인우편기술, 전자상거래 분야 POC 프로젝트 활동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이번 POC 선거에서 보여준 한국 우정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인지도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우정은UPU에 전문가를 진출시키고, POC 활동을 강화해갈 것이다. 또한 아ㆍ태우편연합(APPU)과 범아프리카우편연합(PAPU) 등 저개발국이 집중된 UPU 산하 지역우편연합 활동 참여를 통해 세계 우편 발전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한국 우정에 대한 이미지메이킹 작업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끝맺기에 앞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 제네바의 아침을 여는 우정사업본부장과 우편사업단장의 모습이다. 제네바의 여명을 가르며 레만호를 질주하는 두 분의 실루엣을 통해 우리는 우정사업본부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필자에게는 잊지 못할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더 준비된 모습으로 다음 총회에 참석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