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금융과 IT가 융합된 금융서비스 또는 산업의 변화를 통칭하는 말이다. 1905년부터 시작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우체국금융 역시 기술을 접목하여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4월 6~7일 이틀간 진행된 ‘2018 KP 핀테크 해커톤’에서 미래 세대 금융의 다채로운 혁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은 생소한 단어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일정 장소와 시간 내에 소프트웨어 시제품을 개발하는 대회를 일컫는다. 세계 최대 SNS 업체인 페이스북에서 밤새 간식을 제공하며 전 직원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해커톤을 개최하면서부터 생긴 용어라고 한다. ‘우체국금융 관련 소프트웨어 및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해커톤은 디지털 세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체국금융이 변화를 모색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개최한 첫 해커톤에 전국에서 총 76개팀, 264명이 모였다. 전국적으로 15만 계좌를 운영하고 있는 우체국금융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예선을 거쳐 25개팀, 92명이 본선에 진출하였고 대학생과 스타트업 재직자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도 예선을 통과하는 등 다양한 구성의 팀들이 새롭고 독특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경쟁을 펼쳤다.
우정사업본부 금융기술기획과 진봉준 과장은 개회사에서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참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아이템도 기대하고 있다”며 밤을 지새워 개발에 열중할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참가자들은 힘찬 함성과 박수로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자신이 기획하고 준비한 기량을 무박 2일 동안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최대한 선보여야 하는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집중하였다. 각 팀에게 도움을 전하고 질문을 던져 더욱 창의적인 개발을 이끌어낼 3인의 멘토단도 소개되었다. 이정하 멘토(탐네트 대표)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참신함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차별성을 토대로 상용화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많이 개발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치열한 경쟁심보다는 더 나은 금융을 함께 만들고 싶은 참가자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10시까지 팀별 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던 각 팀은 야식으로 치킨을 함께 먹으며 어울림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튿날 아침까지 꼬박 이어진 팀별 활동은 오전 11시가 돼서야 발표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총 1,000만 원(대상 5백만 원, 최우수상 3백만 원, 우수상 2팀 각 1백만 원)의 상금이 책정된 이번 대회는 핀테크지원센터, 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업체 등이 참여한 심사위원단의 4시간여에 걸친 프레젠테이션 평가 끝에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포스터즈’팀이 대상을 받았다. ‘포스터즈’는 고객이 직접 카드를 만들고 혜택을 설계하여 간편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카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팀장 김시온 씨는 “그동안은 개발 기기와 프로그램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 해커톤을 계기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금융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상은 카드 리더 OCR 기술을 활용한 셀프 간편 결제 시스템을 우체국 간편 송금 서비스인 Post Pay에 접목한 ‘페이콕’팀이 수상했다. 이 밖에 가계부와 AI 자산관리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재정 솔루션을 제안한 ‘오원트’팀과 우표 콘셉트를 활용한 웨어러블 NFC 결제 솔루션을 시연한 ‘D-minor'팀은 우수상을 받았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금융 해커톤을 통해 우체국이 한층 젊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수상자뿐만 아니라 참가한 모든 팀의 좋은 아이디어를 언제든지 적극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참가자들의 잠들지 않는 아이디어와 식지 않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해커톤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열릴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주최하는 해커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우정 서비스의 산실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