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추억이 담긴 쉼터, 바람곶우체국

1976년 첫 개국한 바람곶우체국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편을 찾는 이가 줄어들어 폐국하기까지 실제로 운영했던 우체국이다. 문을 닫고도 5년간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온 바람곶우체국 건물은 2017년 손용석 대표의 눈에 띄어 여행자를 위한 플랫폼이 되었다.바다가 훤히 보이는 바람곶우체국에 들어서면 1960년대 우체국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우체국 한쪽에 자리한 느린우체통 사서함과 엽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 사회 속 기다림의 미학을 되새기는 오브제로 작용한다.
이밖에도 바람곶우체국은 공연과 체험, 식당 등의 여행자를 위한 휴게 공간은 물론 여행자들의 물품 보관이나 쉼터 역할을 자처한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우체국의 또 다른 기능과도 꼭 닮아있다.인근 주민들 또한 홀로 앉아 책을 보고 갈 정도로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는 이곳. 바람곶우체국은 어른들에게는 빛바랜 추억을 떠올리는 공간으로, 아이들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포토스팟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람곶우체국
위치 -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로 4길 23, 1층
운영시간 - 수~월요일 11:00~18:00(매주 화요일 정기 휴무)
※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올해 4월부터 재개장 예정
문의 - 055-681-7891


오래돼서 더 좋은 것, 모카우체국(2018.5.15.~7.8.)
‘국민 커피’로 여겨지는 맥심 모카 골드는 커피 믹스 시장계의 부동의 1위 브랜드다. 그러나 소위 MZ세대로 일컫는 2030 세대는 아메리카노로 커피를 시작해 조금 낯설고도 올드한 브랜드로 여겨지곤 했다. 맥심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뉴트로 컨셉의 모카골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2018년 전주 한옥마을에 문을 연 ‘모카우체국’이다. 모카우체국은 오픈 일 전부터 사람들의 SNS 피드를 자주 오르내리더니 방문객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자칫 ‘올드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커피믹스 제품에 ‘오래돼서 더 좋은 것’을 상징하는 우체국의 아날로그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인 전략이 통한 것이다.

모카우체국에 방문한 여행자들은 손편지로 아날로그의 소중함과 신선함을 맛보고, 영상 편지로 디지털이 전해주는 생생함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여행자에게 바쁜 생활로 잊고 살았던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그 사람을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그렇게 약 2달간 12,000여 건의 ‘모카우체국’ 해시태그(#), 17,000여 건 접수된 편지와 엽서 등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모카우체국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남기며 2018년 7월 8일, 문을 닫았다.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찰나의 공간, 콜린스 포스털 서비스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을 지향하는 퍼스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콜린스가 강남구 한복판에 우체국을 연상시키는 팝업 스토어를 마련했다. 마음을 위로하는 인센스로 유명해진 이 브랜드는 바쁜 삶 속에서도 사람들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떠올린 아이템이 그리운 편지를 전달하는 우체국이었고, 옛 우체국 감성이 그리웠던 콜린스는 ‘포스털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이곳에는 편지와 전달에 관한 즐거운 경험을 전하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손으로 만져지는 전달의 경험’이 가득한 포스털 서비스는 한켠에자리한 주황색 우체통, 편지를 쓸 수 있는 라이팅존(Writing Zone), 우편물보관함이 떠오르는 인센스 픽업 캐비넷 등이 있어 마치 오래된 우체국을 보는 것 같다.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꾹꾹 눌러 담아 편지를 쓰는 일은 바쁜 삶 속에서도현재 내 감정에 집중하는 순간을 만들어 준다. 다양한 인센스 시향 키트가놓인 메인테이블에는 내게 어울리는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을 선사한다.

바람곶우체국, 모카우체국, 콜린스 팝업 스토어. 이 3곳은 우체국이라는 요소를 모두 다르게 해석해 특색있는 공간을 구현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하나 같이 의자에 앉아 엽서를 적고, 자신이 겪었던 우체국 또는 그 시절 이야기를 자연스레 공유한다. 오랜 세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온 우체국일지라도 고유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공간은 소중한 사람이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 혹은 빛바랜 기억이 담긴 쉼터로서 작용하고 있다.
콜린스 팝업 스토어
위치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426, 일상비일상의틈 byU+ 2층
운영시간 - 화~일요일 11:00~21:00(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문의 - 1522-8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