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 우표 재사용 막기 위해 만들어져
관광인을 소인하는 모습
우표 소인은 우편요금의 지불, 우편물의 접수 및 통과를 증명하기 위해 찍은 도장이다. 더 나아가 소인은 우체국에서 접수된 우편물의 우표 따위에 도장을 찍는 행위를 말한다. 우표의 재사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소인은 다른 말로 ‘말소인’이라고도 부른다. 소인은 우표의 재사용을 막는 기능 외에 우편물의 접수 일자를 알리는 ‘문서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접수국명, 접수 일자, 접수국 기호가 적힌 이유도 그 때문이다.날짜도장은 기념우편날짜도장과 관광우편날짜도장으로 구분된다. 기념날짜도장은 게 우표 발행, 전시회 또는 행사 개최 기념으로 발행되며, 사용국과 사용기간이 제한적이다. 보통 발행일로부터 약 2주간 사용되지만,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이변 없이 발행되는 기념우편날짜도장은 주로 대통령 취임이나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 대회 개최 시 사용된다. 모두 한정 기간으로 사용되다 보니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희소가치가 꽤 높다.
한편, 기념우편날짜도장 및 관광우편날짜도장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명칭, 사용기간, 사용관서, 사용내용 변경 등을 사용 개시일 이전에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있다.
우체국 주변 명소가 그려진 관광우편날짜도장
대천해수욕장 일출 전경
관광우편날짜도장(이하 관광인)은 사용되는 우체국 이름과 날짜 외에도 해당 우체국 주변의 명소나 고적, 문화재, 특산물 등의 그림이 담겨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관광인은 1958년 5월 20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집가 중 일부는 1954년 8월 1일, 대천우체국 대천해수욕장임시출장소에서 사용한 소인을 최초 관광인으로 보기도 한다. 대천해수욕장 소인은 첫 발행 후 다양한 디자인 변화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참고로 관광인은 디자인이 바뀌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사용가능하다.
경주, 가장 많은 관광인을 보유한 도시
경주 동궁과 월지의 설경
1958년 8월, 16개국에서 운영 중이던 관광인 사용 관서는 2023년 11월 7일 기준 432개국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491개의 관광인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많은 관광인을 보유한 총괄국은 경주우체국이다. 14개 관광인을 보유한 경주우체국은 불국사우체국을 필두로 경주보문우체국, 경주내남우체국 등 총 22개의 관할국을 이끌고 있다. 각 관할우체국은 첨성대를 비롯해 동궁과 월지, 불국사전경, 양남주상절리군 등 거점 지역에 맞는 다양한 관광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우표 소인은 지역의 특색과 시대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특별한 매개체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우표 소인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건 그 가치가 단연 독보적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