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김석명 씨의 고민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거나 대립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날 저녁엔 꼭 울컥합니다. 그 당시에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그렇게 화나지 않았는데 생각할수록 열이 받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황이 종료됐기 때문에 다시 돌이킬 수도 없어 혼자서 삭히느라 스트레스가 많이 쌓입니다. 매일 이렇게 뒷북치는 것도 힘듭니다. 성격 때문인 건지, 반응이 너무 느린 건지, 아님 부정적인 것만 남아서 그러는 건지. 어떻게 하면 혼자 억울해 할 상황을 없앨 수 있을까요?
전문가의 해결책
상담글을 올려주신 김석명 님은 막상 다툼이 벌어졌을 때는 그럭저럭 넘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한 느낌과 생각들이 늘어나는 성향이시네요. 이런 경우는 화가 났을 때 그것을 적절하게 해소하거나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더 나아가 그것이 쌓이고 쌓여 분울(억울함이 쌓여서 기운이 막힘)된 상태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가 누적되면 소위 말하는 울화병으로 이어집니다.
우선, 분노라는 감정은 왜 일어나는지, 화와 분노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화가 풀리지 않을 때 당혹스럽고 부담스러워하며 살아왔겠지만, 앞으로는 내면의 불인 화와 분노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다루면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해 보십시오.
무엇이 나를 분노하게 하는가?
첫째, 나에게 벌어진 상황이 예상에서 벗어나 달갑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상대에게 존중받고, 돈을 벌거나 모으려고 하고,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이 어긋나고 좌절할 때 화를 느끼게 됩니다.
둘째, 달갑지 않은 상황이 의도적으로 일어났다고 여겨질 때 분노를 느낍니다. 지나갈 때 누군가 발을 밟았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런데 그 행동이 실수라고 생각하는지 또는 의도적으로 골탕 먹이려고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지에 따라 반응은 달라집니다.
셋째, 어떤 일이 자신의 가치 기준과 어긋날 때 화가 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행동이 받아들일 만한지, 정상적인 것인지, 혹은 문제가 될 만한 것인지 판단하는 가치기준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넷째, 화를 내면 통제가 가능하다거나 피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화를 표출합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보다는 약한 사람에게 더욱 쉽게 화를 표현합니다.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사소하게 불만과 짜증을 느끼는 요인들을 없애거나 줄여주세요. 자주 고장 나는 기기들은 새것으로 바꾼다든지,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사소한 불만이 있으면 시간을 내서 대화를 시도한다든지 하는 등 작은 노력을 기울여 큰 불길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둘째, 분노를 느끼면서 폭발하고 싶은 순간, 상황이 끝났는데도 화가 가라앉지 않을 때는 무엇이 지금 나를 화나고 분노하게 하는 것일까? 분노에 빠져 있는 것은 이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질문을 던져보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보십시오.
셋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달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연락이 없어 의도적으로 답변을 안 한다고 생각되어 화가 난다면, 잠시 상대방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오늘 하루 일과가 너무 많아서 컴퓨터를 켤 시간도 없고 아침에 일찍 나오느라 핸드폰을 들고 나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넷째,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시간을 주라는 것입니다. 회의시간에 대화를 하다가 같은 팀 동료가 실수를 지적해서 화가 났다면, 동료가 하는 행동에 대한 감정을 말하고 어떠한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말할 기회를 주십시오.
다섯째, 사람을 탓하는 대신 벌어진 사실과 행동에 집중해야 합니다. 출근시간에 늦게 들어온 부하직원이 버스를 핑계대고 있다면, “버스 탓하지 말고 일찍 일어나면 되지. 놀러 다녀요?”라는 말보다 “지금 좀 화가 나네요. 지난번에 지각할 때도 버스 때문에 늦었다고 했죠? 나는 함께 일하는 직원을 신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행동과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 감정을 분명하게 전달하면서도 원활하게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여섯째, 자기 통제가 어려울 때는 자리를 피하십시오. 다만 자리를 피할 때는 이유를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지금은 너무 화가 나서 말을 계속할 수가 없네요. 나중에 다시 말하죠.”
일곱째, 긍정적인 분노의 표현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은 상대방과의 관계가 깨질까봐 두려워합니다. 또 이미지 관리나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화를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적절하게 자신의 불만을 표현할 때 상대방은 새로운 관심과 변화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닥터 YOU의 해결책
신준철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상대방의 이야기에 정신을 집중해서 끝까지 경청하고 내 이야기를 할 때는 곧바로 반응하지 말고 3초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한 후 말해보세요. 이렇게 습관을 기른다면 남과 대립할 상황이 줄어들뿐더러 타인을 이해하는 성격이 형성될 것입니다.
김영근 대구시 서구 내당1동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상대를 용서하세요. 용서할 때는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속상했는지 조목조목 대면서 용서하세요. 그리고 자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의 장점을 하루 한가지씩 찾아서 칭찬해주십시오. 그럼 상대방과 나 자신까지 변화할 겁니다.
서정륭 대구 달서구 두류3동
말다툼 같은 문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잊어버리는 것이 건강에 제일 좋습니다. 고희에 접어든 제 나이에는 참는 것이 혈압도 오르지 않고 좋더라고요.
함께 해결해요 (이주현 씨의 고민)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도 체력이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낍니다. 특히, 술이 제일 문제입니다. 간 수치가 꽤나 높게 나왔는데도 술을 끊을 수가 없습니다. 끊으리라 강하게 마음도 먹어봤지만 오래 가지 못합니다. 당장 술자리가 있으면 마시고 싶고 또 주말 저녁은 정말 고문입니다. 어떤 자극도 그때뿐입니다. 끊지는 못하더라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자연스럽게 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닥터 You〉는 여러분 모두가 의사가 되어 노하우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고민을 보내준 이주현 씨에게 여러분의 다양한 경험과 해결책을 엽서를 통해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