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요가, 국선도…. 웰빙 열풍과 맞물려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운동일 것이다. 이런 운동은 과거에는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대의학에서도 병의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활용할 정도가 됐다.
실제 의학자들은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몸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감정이 격해지거나 위협적 상황이 되면 몸의 교감신경계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근육이 긴장하고 심장 박동 수가 증가한다. 이를 의학적으로 '스트레스반응'이라 부른다.
반면 이때 심신을 느슨하게 하면 심박 수가 줄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불안감도 사라진다. 이를 '이완반응' 이라 부른다.
이완반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게 요가스트레칭과 명상, 복식 호흡, 이미지훈련 등이다. 자신에게 맞는 한두 가지를 선택해 의식적이고 지속적으로 훈련을 하면 건강 증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중 복식호흡과 명상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복식호흡과 명상
우리는 보통 가슴호흡을 한다. 그러나 이 경우 호흡이 낮고 빨라지며 불규칙해지는 단점이 있다. 슬프거나 화날 때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역시 가슴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복식호흡을 하면 횡격막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면서 많은 양의 공기를 폐 깊숙한 곳까지 들일 수 있다. 1분에 15~20회 정도 숨을 쉬되, 배꼽 아래쪽에 의도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초보자의 훈련법. 먼저 눈을 감고 바로 눕는다. 왼손을 배꼽 바로 밑 단전 지점에 놓고 오른손은 가슴에 올려놓는다. 숨을 들이쉴 때는 왼 손이 먼저 올라가고 이어 오른 손이 올라가야 한다. 이 손의 움직임에 집중하도록 한다. 복식호흡이 몸에 익으려면 오랜 수련이 필요하다.
명상은 단순하다. 단어나 기도문을 반복하면서 정신을 집중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항상 분주하다. 이 생각, 저 생각이 마구 떠오르거나 반대로 걱정되는 한 가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생각을 통제 못해 낙담하면서 명상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이럴 때는 복식호흡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명상을 하려면 먼저 근육의 긴장을 풀고 바른 자세로 앉는다. 그러나 이 자세가 불편하면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생각 했을 때 편한 자세가 가장 좋다.
이렇게 훈련하라
일단 조용하고 마음이 끌리며 안정감이 있는 장소를 고른다. 전화벨소리나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이완반응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도록 한다. 꽃이 만발해 있거나 평화로운 상상을 유발하는 그림을 주변에 두면 좋다.
준비가 끝났으면 3단계로 수련을 하도록 한다. 조급해 하지 말고 한 단계를 끝낸 뒤 다음 단계로 천천히 이행하도록 한다.
1단계는 초급자를 위한 것이다. 먼저 단어, 문구, 이미지, 기도문, 호흡법 중 집중할 대상을 정한다. 이어 편하게 앉아 눈을 감고 생각을 비우려 노력한다. 매일 1, 2회 실시하되 각각 5~10분을 유지한다.
1단계를 충분히 끝냈다면 2단계(중급단계)로 넘어가자. 이때 역시 초급단계와 마찬가지로 집중할 대상을 골라 몰두한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어도 무시하려 노력한다. 2단계에서는 숨을 내쉴 때 짧은 단어, 가령 '음~' '파하~' 등을 반복한다. 매일 1, 2회 실시하되 각각 10~15분을 유지한다.
3단계는 고급단계다. 이때부터는 의도적으로 근육을 이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면 '잘 될 거야' 라며 받아 들인다. 나머지는 2단계와 같다. 매일 1, 2회 실시하되 각각 10~20 분을 유지한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건강 비결은 국선도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세계가 공인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1인자다. 황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오전 4시에 출근했고 오후 11시에 귀가했다.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그런 명성을 얻은 것이다.
그의 건강 비결은 국선도다. 1988년 처음 시작한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오전 5시 20분경 수련을 한다. 일반인으로서는 가장 어렵다는 '진기단법' 단계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호흡이다. 심신이 힘들 때 자주 하는 명상에서도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숨은 급하게 몰아쉬지 말고 고르게 쉬어야 한다. 그의 명상호흡법을 들어보자.
'정좌합니다. 눈을 감고 내가 어머니 뱃속에 있다고 상상합니다.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십니다. 이때 코는 단전 부위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단전을 통해 들어온 공기는 배, 가슴을 거쳐 정수리까지 이르렀습니다. 자, 이제 숨을 내쉽니다. 정수리에 머물렸던 공기는 심신의 모든 찌꺼기를 수거하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갑니다.'
화를 삭일 때도 그는 단전호흡을 한다. 먼저 자신을 시기하고 분노케 했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축복을 기원한다. 이어 고마운 사람, 가족, 주변 사람을 차례로 떠올리며 기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몸 속 오장육부의 위치와 모양을 떠올리며 안녕을 기원한다. 이 작업을 끝내면 마음이 편안해진단다.
그는 정심(正心·바른 마음), 정시(正視·바른 시각), 정각(正覺·바른 생각), 정도 (正道·바른 길), 정행(正行·바른 행동) 등 국선도의 5대 기본 정신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의 몸 또한 5대 정신처럼 정신과 육체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을 때 건강해질 수 있단다.
그는 자신에게 매우 엄격하다. 88년 매일 단전호흡을 할 것, 매주 지압을 받을 것, 매달 불공을 드릴 것 등 세 가지를 자신과 약속했다. 지금까지 이를 어긴 적이 없다. 심지어 해외 출장 도중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잠시 귀국한 적도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