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핵심 기능과 스마트 컨트랙트
블록체인의 목적은 간단히 말해 '소유물의 권리와 거래 이력을 기록하고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블록체인의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목적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를 구현하는 독특한 기술적 방식에 있다. 블록체인이 바로 'P2P(Peer to Peer)'시스템의 형태로 구현된다는 점이다.
중앙 서버를 필요로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P2P에서는 통제하는 중앙 서버가 없으며 시스템에 참여하는 각각의 컴퓨터들이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형태로 전체 시스템이 작동된다. 통제 담당 중앙서버가 없다는 것을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또는 분산화)'라고 하는 이게 바로 업계에서 블록체인에 열광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다. 특히 블록체인은 이러한 탈중앙화 환경을 기반으로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 또는 스마트 계약으로 불리는 일종의 디지털 계약 기능을 지원한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여러 산업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일반적인 계약서의 역할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하게 되면 컴퓨터 프로그램 형태로 프로그래밍된 계약 조건에 따라,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계약 수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자동화된 특성을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는 계약 조건을 강제하는 제대로 준수되었는지 확이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 신뢰성, 추적성과 응용 서비스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츄어는 블록체인의 세 가지 주요 이점으로 투명성(Transparency), 신뢰성(Trust), 추적성(Traceability)을 꼽았다. 또한 우편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거래 관리 및 운영 시스템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우정사업본부와 국가기록원이 눈길을 끈다. 우정사업보누가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전자우편사서함 시스템'을 이용해 발송기관이 고지서, 안내장 등 전자우편을 전송하면 수신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우편물을 수령할 수 있다. 이는 우편물 관련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어 모바일 고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공공기록물을 관리하는 국가기록원도 '신뢰기반 기록플랫품'을 구축했다. 전자기록물이 폭증하고, 기술적 한계로 진본성과 무결성 보장의 업무가 지연되면서 앞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얼마나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계획도 갖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 역시 블록체인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인 아마존을 비롯하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도 클릭 몇 번만으로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세일즈포스 블록체인을 이용해 차량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여, 차량 수리 및 소유주 변동 등의 이력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한다. 국내 e커머스 사례도 있다. 한컴그룹 계열사인 한컴위드의 블록체인 기반 퀵서비스 모바일앱 '말랑말랑 아니벌써'는 모든 거래를 스마트 컨트랙트로 체결한다. 퀵서비스 기사와 사용자 간 체결된 계약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여 해킹이나 데이터 위변조를 막는다.
모든 비즈니스에 블록체인이 적합 한 것은 아니다
유의할 점은 블록체인이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경우에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클라우드만 이용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독자적인 서버와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
만일 어떤 비즈니스 모델에 투명성, 신뢰성, 추적성이 극단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면 그런 비즈니스 모델에는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블록체인이 적합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